어질어질...
오늘은 이거 하나만 하고 잠들지도 모르고; 상황 좋아지면 더 하는거구영;
단게 필요해;ㅅ; 초코라던가 과자라던가..
제 4막 Double CORE Tempest (3)
극장 앞에 붙은 공지에, 당일 밤의 관객이 몰려들어 큰 소동이 일어나고 있었다.
"본공연의 미노우라 긴노스케 역은, 다와라모토 마사야가 건강상의 이유로 인해, 갑작스레 출연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로 인해, 대역을 맡은 구루미야 와타루가 연기하는 것으로 결정 되었습니다. 이 점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구, 구루미야 와타루?! 구루미야라는 건…그 오귀스트 후보인?!]
[이봐, 엄청난 일이 되어 버렸다구! 주연의 대역에 구루미야 와타루라니! 저 오귀스트 후보 두 사람이, 고, 공연하는거라고! 가, 가, 같은 무대에 선다고!!]
눈 깜짝할 사이에 소동은 번져, 종국에는 매스컴의 귀에까지 들어가게 되었다.
[뭐라구요! 구루미야 와타루가 『외딴섬의 악마』에 출연?! 그거 진짜예요!]
츄구지 사쿠라에게 전한 것은 오쿠다 가즈키요다. 아라타를 경유하여 정보가 입수 되었다. 갑작스럽게 쏟아져 내린 중대 뉴스에 깜짝 놀란 것은 사쿠라였다. 순식간에 일을 끝내놓고 [야기(八木)군!]이라며 동료를 돌아보았다.
[뭘 어떻게 해서든 오늘 티켓은 손에 넣어야 해! 암표상 행세를 해서라도!]
한편 극장으로 달려간 오쿠다는, 아라타가 입수한 프레스(보도석)용 입석티켓을 받았다. 짐작도 하지 못했지만 실현된 구루미야 와타루 VS 가즈라가와 케이의 공연무대에, 급히 이야기를 듣고 온 연극관계자들이나 매스컴이 일제히 모여들어, 극장 앞은 시끌벅적 해 졌다.
[설마 그 구루미야 와타루가 여기에 그렇게까지 출연하려고 할 줄이야….]
대략적인 상황을 아라타에게 들은 오쿠다는 아직도 믿기지 않는 기분이다. 그것도 이런 상황을 초래한 근본은 케이의 <공연자 죽이기>라고 생각하면 복잡해 진다.
[상황이 어떻든, 이건 오귀스트 대결의 큰 전기(轉機)가 될 겁니다. 같은 공연의 같은 무대에 서면, 싫어도 실력의 정도가 확실해지니까요.]
[승부의 행방이 보일 거라는 건가.]
자칫 잘못했다간 이걸로 끝날지도 모릅니다, 라고 아라타도 걱정스레 중얼거렸다.
[어찌되든간에, 내일 마지막 공연(千秋楽)때엔 오쓰자카 유타가 복귀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이번뿐인 원나잇 플레이. 두 번 다시 볼 수 없는 경연이 되겠죠.]
전무후무한, 단 한 번의 공연. 두 번째는 없는 단 한번의 직접대결이다.
[좋아. 그렇지 않으면야 재미가 없지. 연극이란건 원래 딱 한 번의 축적이야. 이 눈으로 똑똑히 봐 주지. 최초이자 최후의 대결이란걸 말야.]
개연 시간은 시시각각 가까워진다.
메이크 업을 끝내고 무대 의상으로 갈아입은 케이는 거울 속의 자신과 마주보고 있다. 도란(Dohran : 제조 회사 명에서 따온, 무대나 영화, TV의 촬영시에 배우가 화장에 사용하는 유성의 흰 파우더)의 달콤한 향이 배역에 몰입하기 위한 도입제라도 되는 듯, 기분은 모로토에 가까워진다.
(구루미야 와타루---….)
--- 네가 아니면 안돼, 케이.
히비키가 교토에서 갖고 돌아온 대답은 케이를 암흑에서 구하고, 선택받지 못했던 슬픔을 환상으로 만들어 버렸지만, 그것이 연기자로써의 자신감으로 바로 이어졌냐고 한다면, 결코 그렇지는 않다. 와타루는 완벽한 체현자이긴 하지만 선택받지는 못했다. 자신은 표현력으로는 그에게 미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선택받은 거다. 그 뿐이다.
나는 연기로 이긴것도 아니야. 케이는 또 다시 자신을 채찍질 했다.
(구루미야 군과 같은 무대 위에 서는 건 역시 지금도 무서워….)
뉴욕에서 본 『메두사』부터 쭉 와타루에게 느껴왔던 열등감은, 완전히 극복된 것이 아니었다. 자신은 그보다 아래라고 생각하고 있는 탓인지, 와타루를 앞에 두면 저도 모르게 한 발 뒤로 물러나 버리고 마는 습성도 여전히 고쳐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 무대는, 두려워도, 물러나면 거기서 끝이다.)
과연 끝까지 버틸수 있을것인가. 버티면서 언제나 처럼 「나의 모로토」를 연기해 낼 수 있을것인가.
케이는 마음을 다잡기 위해, 넥타이를 매었다. 언제보다도 마음을 강하게 먹기 위해.
(어느쪽이 뛰어난 지, 그런 건 처음부터 알고 있어. 괜한 눈속임 따위를 해봤자 헛수고다. 내게 할 수 있는 것은, 언제나의 기분으로 모로토를 연기하는 것. 그 뿐이다.)
드디어 개장이 시작되었다. 객석에 들어오는 관객들의 술렁임이 조금씩 수위가 올라가듯, 커지는 것을 스피커에서부터 느낄 수 있다.
와타루의 준비도 끝났다.
(가즈라가와 케이.)
어느새 이렇게 큰 존재가 되어 버렸던 걸까. 처음에 하이바라가 지명했던 때엔 이렇게까지 그가 큰 벽이 되어 막아서리라곤 생각도 하지 못했다. 하이바라와 오랜 기간 함께 있던 자신보다도, 케이 쪽이 쭉 하이바라와 깊은 연으로 맺어져 있는 것 같은 기분이 견딜 수 없이 드는 건 어째서일까.
(나는 가즈라가와 군에게 질투하고 있어….)
한 번 자각해 버리자,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외딴섬의 악마』의 극비 연습에서, 하이바라에게 피를 토할 만큼 굴려지고 있던 중에도, 하이바라의 그림자에서 케이의 존재를 느끼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하이바라의 고고한 마음 속에 들어가 있는 것은 누구인걸까 쭉 생각해 온 와타루다. 가능하다면 자신이 그렇게 되고 싶다고 기도해 왔다. 그래서 힘을 길러야겠다는 일념으로, 힘든 자갈길을 기어올라 왔다.
(하지만 가즈라가와 군은 들어갈 수 있는 건지도 몰라.)
검은 하이넥으로 꼭꼭 감춘 하이바라의 그 가슴 속처럼, 어떤 사람의 출입도 거부하는 마음에.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가즈라가와 군이라면 들어갈 수 있는 건지도 몰라.)
주먹을 꾸욱 쥐었다. 날뛸 것 같은 마음을 꾹 눌러 참으며, 가늘게 눈을 떴다. 질투라고 하는 감정을 나에게 알려준 것은 가즈라가와 케이, 당신이다. 설마, 이렇게 귀찮고도 털어낼 수 없는 감정에 괴로워 하는 날이 이 내게 올 줄이야….
(하이바라 씨….)
와타루는 거울 속의 자신을 강하게 노려보았다. 이제 됐어. 잡념은 여기까지다. 지금부터의 자신은 「미노우라」다. 그래, 이 『외딴섬의 악마』의 주인공. 다음으로 가즈라가와 케이가 나타날 때엔 그는 이미 「가즈라가와 케이」가 아니다. 「모로토 미치오」다. 자신에게 연정과도 같은 것을 품고있는 남자, 자신은 그의 마음을 희미하게 눈치채면서도, 그런 기미와는 다른 방향으로, 비호자로써의 그를 연모하고 있다. …그래, 잡념같은 걸 남길만한 무른 연기로, 그 마물과 맞설수 있을 리가 없다. 마물에게 잡혀먹히고 싶지 않으면 자신이 더욱 순도높은 「미노우라」를 만들어 내는 수 밖에 없다.
객석에서 보는 그와, 무대 위에서 보는 그는 아마도 전혀 인상이 다르겠지. 무대에서 처음으로 그와 만난 때, 자신의 안에서 어떤 것이 솟아날까. 모든 것이 미지다.
슬슬 시간입니다, 라고 무대감독 조수가 불러, 와타루는 등장씬을 위해 「백발의 가발」을 천천히 썼다. 대기실을 나서자, 눈 앞에 하이바라 유게쓰가 기다리고 있었다. 순간 복잡한 표정이 되었던 와타루였지만, 곧 그를 눌러 삼키고, 첫 출진하는 젊은 무사의 눈으로 돌아왔다. 이 사제간에는 많은 말이 필요 없다. 하이바라는 아무것도 말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다녀와라, 라고. 와타루도 고개를 끄덕여 답했다.
하이바라의 뒤에 그림자처럼 렌죠 히비키가 서 있었다. 이 한시간도 안되는 동안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그런 생각 탓인지 어쩐지 약해보이는 얼굴의 히비키를 알아채곤, 와타루가 문득 멈추어 서서 렌죠 선생님, 이라고 말을 걸었다.
[교토에선 감사했습니다. 가즈라가와 군과 저를 비교해 보신 결과는 어땠습니까?]
순식간에 새파랗게 질리는 히비키의 안색을, 와타루는 마음속까지 들여다 보는 듯한 가라앉은 눈동자로 바라보고 있다. 어디까지나 사기(邪氣)없는 말투로,
[오늘 무대에선, 반드시 절 선택하게 해 보일테니까.]
그렇게 말하고는, 본 공연 전의 집중한 배우의 얼굴로 돌아가, 와타루는 무대 대기실로 향했다. … 무서운 소년이다. 히비키는 전율하며 보낼 수 밖에 없었다.
(구루미야 와타루. 역시 그는 전부 다 처음부터 꿰뚫어 보고 있었던 거다.)
[가지, 크라우데스.]
너무도 당연하다는 듯 부르고, 하이바라는 홱 하고 발걸음을 돌려 걷기 시작했다.
[이 경연, 잘 보고 있는게 좋아. --- 나는 연습에서 고오리야마의 연출을 충실히 재현했다고 말했지만, 와타루라고 하는 캡슐에는 "나"를 집어넣어 두었다.]
[뭣…. 뭘 꾸민거지.]
[특별히 아무것도. 떨어뜨린 건 한 방울의 극약이다. 단지 그것 만으로 이 무대는 화학변화를 일으키겠지.]
잘 봐둬라, 라고 객석 입구의 문을 연 하이바라는 역광을 받으며 미소지었다.
[위대한 실험의 시작이다.]
이보다 이 다음이 정말 텀이 기네요...........&&
드디어 외딴섬의 악마 본편 도입인...가 봅니다. 안읽어봐써....&&
이제 가번역 없이도 대충 하고 있습니다.... 익숙해 진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