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가 참 인상적인 5막입니다. 스캐너가 제정신이면 스캔해서 올리고 싶네요. 무슨 하이바라 악의 축 같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 5막 Stagejacking (1)
1막의 종료와 동시에, 케이는 벽을 짚듯 하고 자신의 대기실로 돌아갔다.
엄청난 소모였다. 격한 운동을 한 이후처럼, 어깨로 숨을 몰아쉬며 화장대에 엎드렸다. 연달아 연극 다섯개를 한 후 같은 이 소모량은 보통 일이 아니다.
(구루미야 와타루…. 역시 그는 보통 배우가 아냐.)
연기하기 어렵다는 것이 아니다. 호흡을 읽고 연기하는 거라고 한다면, 이 정도로 최적의 파트너는 없을 정도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뿐만은 아니었다.
배우중에는 때때로 「짖궂은 공연자」가 있어, 일부러 연기라는 공을 잡기 어려운 곳으로 던지는 자가 있다. 이 쪽은 자연스럽지 못한 태세로 그것을 잡아서는 되던지지 않으면 안되기에, 소모가 심해진다(무엇보다도 상대에게는 자각이 없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와타루의 경우는 그것도 아니다.
와타루에게는 「정해진 양식」이라는 것이 없다. 단순히 「고정관념에서 오는 연기의 틀」이라는 의미가 아니다. 사람이 누구나 인격형성의 때, 여러가지 계기로 몸에 기억되는 「버릇」이라는 것에, 그의 연기는 이미 구애받지 않고, 유연함과 자유로움을 손에 넣은 육체에서 태어나는 표현은, 천변만화(千變萬化)에 탄력이 풍부하고, 게다가 케이가 알고 있는 한, 누구보다도 리얼하다.
지금까지의 자신의 연기로는, 와타루의 리얼함에 쫓아갈 수 없다. 버티기 위해서는, 와타루의 연기에서 리얼리티의 상승을 직감적으로 훔쳐내, 순식간에 자신의 체내에서 재구성해 되돌리지 않으면 안된다. 그를 위해, 케이는 언제나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소모를 요구당하고 있었다.
물론 본인에게는 이런 설명이 불가능하다. 케이는 무의식적으로, 감성도 육체도 총동원되어 이런 것을 해내고 있었던 것이다.
(아직 한 막이 남아있어…. 여기서는 다시 전환점이다.)
어깨를 크게 오르내리며, 몽롱하게 거울을 본다. …두렵기만 한 것은 구루미야 와타루다.
(「미노우라」를 향한 감정이 범람해서 멈추질 않아….)
이렇게나 괴로웠던 건가, 모로토 미치오. 충분히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래서는 전혀 모자랐던 것이었다. 와타루의 연기에서 배웠다. 「모로토」가 얼마나 「미노우라」를 위해 고민하고 괴로워 하고 있었는가. 지금이 되어서야, 그것도 겨우 한시간 반만에 깨달을 줄이야.
(괴로워, 「미노우라」…! 「나」는 「너」의 일을 이렇게나 사랑하고 있었던 건가?!)
케이가 거울 앞에서 괴로워 하고 있을 때. 구루미야 와타루 또한, 대기실의 벽에 기대어 온몸이 식은땀에 젖어 있었다. 간담이 서늘해 졌다는 건 아마 이런 거겠지.
(이게 가즈라가와 케이인가….)
케이의 두려움은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상상을 훨씬 웃돌았다. 그는, 이 자신이 하이바라의 아래에서 1년 걸려 도달한 장소에, 단 하루만에 도달해 버리려 하고 있었다. 이 무슨 엄청난 재능인가. 엄청난 흡수력이다.
(마물 정도가 아냐. 괴물이다.)
하이바라는 분명 알고 있었을 것이었다. 스스로가 손을 쓰지 않더라도, 케이는 자력으로 여기까지 왔을 것이라는 걸. 그래, 와타루와 부딪치게 할 수 있을 정도로 그는 흡수한 힘을 높여가고 있었다.
*
막간(幕間)의 홀(foyer)은, 축제처럼 북적이고 있었다. 객석 밖으로 목소리를 높이며 왔다갔다 거리는 관객들은, 긴장감에서 해방되자마자, 흥분한 채로 떠들기 시작했기 때문에, 정말이지 엄청난 소란이었다. 상대가 하는 말을 듣는 건지 아닌건지, 모두가 열에 들떠있는 듯 이야기 하고 있었다.
히비키는 하이바라의 권유를 받아들여, 카페 스페이스로 향했다. 목이 칼칼했지만, 그래도 마실것을 넘길 상황이 아닌 히비키를 흘끔 바라보고, 하이바라는 아이스 커피를 한 손에 든 채 벽에 기대어 서 있었다.
[어떻게 된 거지. 케이의 <공연자 죽이기>가 되돌려 진다는 건.]
표정을 굳히고 있는 히비키의 질문에, 하이바라는 직접 대답해 주지는 않았다.
[……. 무대 배우의 연기가 "역할이 살아있는" 레벨까지 도달하기까지는, 연기자 들이 "영감"이라고 습관처럼 부르는 특수한 감각이 주어지지 않으면 안된다.]
[에.]
[하지만 그 "영감"이라는 건 제멋대로여서, 매번 찾아온다고는 할 수 없다. 그걸 매회 확실하게 얻기 위해 접근법을 모색했던 것이, 스타니슬랍스키(Stanislavskiy)다.]
갑자기 시작된 하이바라의 강의에, 히비키는 눈을 가볍게 빛냈다.
[스타니슬랍스키 시스템?]
[그래. 배우가 스스로의 의지로 "영감"을 불러 일으키는 방법. 그것을 이후에 리 스트라스버그(Lee-strasberg)의 손에 의해 "메소드(method)"로써 확립되고, 현대연극 배우들에게 큰 영향을 주어 왔다. 확실히 "메소드"는 유효한 방법론 중 하나이긴 하지. 그렇기에 "메소드"를 체득하지 않고서는 배우가 아니라고 착각하는 일본인 배우들도 보아 왔다. 하지만, "메소드"는 반드시 동양인에게 필요하다고는 단정할 수 없다. 구미의 배역을 연출하면서 느낀 거지만, 그들에게는 "메소드"가 필요하다. 그것은 서양적 감성이 결여되어 있는 것을 보충하기 위해서 짜여진 것이기에, 우리들 동양인이 그를 감사히 여기는 건 좀 잘못 되어 있어. 어째서인가 하면, 우리들의 선조부터 면면히 전해져 내려온 감성에는, 다른 접근법으로부터, 서양인들이 말하는 "영감"을 손에 넣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아이스 커피를 다 마시고, 하이바라는 유리잔의 얼음을 벨을 울리듯 울렸다.
[가즈라가와는 전형적인 배우다. "영감"을 잡기 위한 힘은 두드러 지지. 하지만, 그것이 양날의 검이 될 경우도 있다. 오늘의 무대에서 깨달았겠지.]
[케이가 와타루에게 눌려버린다고라도?]
하이바라는 곁눈으로 히비키를 보고, 작게 웃었다.
[…과연 어떨까.]
멀찍이서 둘러싸듯 다른 관객들이 이쪽을 주목하고 있다. 하이바라의 동향이 신경쓰이는 거겠지. 하이바라는 잔을 내려놓고, 툭, 하고 히비키의 어깨를 두드렸다.
[난 지금부터 할 일이 있다. 자리는 아무에게나 넘겨줘도 좋아.]
[보고 가지 않을건가.]
[물론 끝까지 볼거다. 하지만 서서 보는 걸로 충분하다.]
라고 말하고는, 하이바라는 사람들의 시선을 피하듯 관계자 출입구 쪽으로 사라져 버렸다. 그러자,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인파를 헤치고 오쿠다가 다가왔다.
[너, 어느새에 그런 사이가 된거냐.]
[와 있었나. 오쿠다.]
라고 한가하게 대답할 일이 아니었다. 시선이 모여들었던 것은 하이바라와 히비키의 투샷이 너무도 사람들의 주목을 끌었기 때문이었다. 하이바라의 손바닥 안에서 놀아나고 있는 친우의 모습을 오쿠다는 알고 있었기에, 초조해서 보고 있을 수 없었다.
[그건 그렇고 엄청난 무대가 되어 버렸군. 한순간도 눈이 떨어지질 않아. 가즈라가와도 걱정하고 있었던 것 치곤 위축되어 있지 않고. 무엇보다도 나는 구루미야 녀석을 다시 봤다구.]
[그건 그렇겠지. 넌 하이바라의….]
[그런 의미가 아냐. 그럴 마음만 먹으면, 구루미야는 가즈라가와가 연기하기 어렵도록 연기할 수도 있었을거다.]
히비키가 의외라는 듯 바라보자, 오쿠다는 싱글거리고 웃으며,
[하지만 녀석은 정면승부를 걸고 있어. 어느쪽도 한 발짝도 물러나지 않아. 이런 연극은 좀처럼 볼 수 있는 게 아니라구. 구로다 마사루의 평판이 기대되는군.]
그 독설 비평가도 와 있는 것 같다. 오쿠다의 흥분과는 대조적으로, 히비키의 표정은 어두웠다.
[왜 그래? 뭔가 걸리는 거라도 있어?]
[아니….]
하이바라가 남긴 말이 신경쓰인다. 히비키의 찌푸린 미간을 잠시 바라보던 오쿠다는, 염려를 털어내 주려는 듯 일부러 밝게 말했다.
[자, 후반전의 개막이다. 확실히 봐 주자고.]
가번역 안하고 작업하다 보면 오타가 늘어서 꼭 올린 다음에 다섯번은 수정하는...&&
하이바라가 갑자기 연극이론 강의를 해서 순간 헐?-_-? 이러며 머리를 잠깐 쥐어 뜯었습니다....&& 하이바라 너 밉다...../담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