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하려면 하루에 두 개 이상은......
머리 식힐 겸 모 게임 하다가 정말 배아플 정도로 웃어서 기분은 조금 업.
...&& 나캇치 사랑해...ㅠㅜ
제 4막 Double CORE Tempest (2)
석양이 지는 이케부쿠로의 거리에는 여름 끝자락의 바람이 불고 있다.
수족관 앞의 옥상정원에 히비키를 데리고 온 하이바라는 잠시 펜스 너머로 석양이 지는 서쪽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붉은 빛이 바람에 흔들리는 검은 머리카락을 물들이는 모습은 어딘가 장엄해 가까이 다가가기 어렵다. 고고한 뒷모습은 태양의 그물을 잡고 있는 것 같아 히비키에게 경이로움을 느끼게 했다. 태양의 마부(아폴론)의 등뒤를 보고 있는 기분이다.
[와타나베를 화나게 했던 모양이더군.]
돌아보지도 않고 「마부」는 불시에 입을 열었다.
[그녀석은 겉보기엔 온화한 신사인 척 하고 있지만, 속은 뜨거운 피를 가진 전형적인 큐슈 남자다. 잘도 거기까지 화나게 했군.]
케이와 구루미야는 후지사키의 스페어인가, 라고 폭언을 던졌다. 아니, 히비키는 폭언이라 생각지 않았지만, 와타나베는 그렇게 받아들였다. 「주제 넘은 충고」탓에 와타나베의 증오는 정점에 다다라 있는 모양이다.
[와타나베에게 뭐라고 했지.]
[지금은 그거에 대해 얘기할 때가 아니야. 대체 뭘 꾸미고 있는 겁니까. 이런 일 까지 해서. 이번에는 고오리야마 군지에게 찔릴겁니다.]
[훗, 고오리야마인가. 그 자의 무대를 재현하는 것은 불쾌하기 그지 없는 작업이었다. 되풀이하면 되풀이할수록 공포가 밀려들었다. 두드러기가 날 정도로.]
[그렇게나 불쾌한 경험을 하면서까지 이 무대를 구할 의리가 당신에게 있다곤 생각지 않아. 대체 뭐가 목적인겁니까.]
[내게 경어를 쓸 필요는 없다. 네 경어는 어색해서 오히려 실례다. 소설가라면 마음 가는대로 말해라. 요란하게 꾸민 말로는 날 움직일 수 없을거다.]
정곡을 찔려 움찔 하고 움츠러 든 히비키를 하이바라가 겨우 돌아보았다. 여전히 엷은 미소를 띄운 채였다.
[와타루가 바랐으니까다.]
[에.]
[가즈라가와와 같은 무대에 서는 것을 바라고 있었다. 그래서 이루어 주었다. 별로 누군가 곤란해 하고 있는 자를 도운 적은 없다.]
역시 그랬던거다. 두 사람이 같은 무대에 서기 위해 이건 절호의 찬스였다. 그랬기에 하이바라는 혐오로 가득한 연출을 재현하는 등의 번거로운 일까지 행했던 것이었다.
[구루미야를 위해? 그것 뿐만이 아니겠지. 이건 당신이 원한 일이기도 할 터.]
[물론. '그것'의 성장을 위해서는 언젠가는 거쳐야 할 길이었다..]
['그것'이라고? 그건 어느쪽이지. 구루미야인가? 그렇지 않으면 케이인가!]
하이바라는 여전히 눈을 내리깐 채 웃고 있다.
[<트리스탄>가속기라는 걸 알고 있나.]
[뭐?]
[츠쿠바의 고 에너지 물리학 연구소에 있는 거대가속기의 이름이다. 직경 3킬로의 거대한 링 안에, 전자와 양전자를 각각 300억 전자볼트까지 가속시켜 역방향으로 회전시켜, 정면충돌시키는 것으로 소립자의 상대작용을 보는거라고 하더군. 두개가 부딪치는 순간 극도로 높은 에너지가 발생한다. 두개의 빔을 충돌시키는 것에서, 바그너의 악곡으로도 쓰인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이름을 따와 명명했다고 하더군. ---- 오늘밤의 무대는 바로 그것이다. 하나의 거대가속기.]
어두운 기쁨을 드러낸 하이바라의 눈빛에, 히비키는 오싹해 졌다.
[구루미야와 가즈라가와, 두 개의 가속된 빔을 충돌시켜 주는거다. 우리들은 거기에서 무엇이 생겨나는지, 연구자처럼 지켜보면 된다.]
(엄청난 남자다….)
확실해 진 하이바라의 진의에 히비키는 놀랄 뿐이었다. 「마물이 눈을 뜬 케이」와 「그를 막으려 맹렬한 기세로 쫓는 와타루」. 확실히 그들은 마치 가속된 전자와 양전자 같다. 정면으로 부딪히는 그 순간을 향해 일을 꾸민 하이바라 자체가 거대가속기라고 히비키는 생각했다. 서로가 애타게 그리는 것 같은 충돌의 순간을 향해 치솟는 두사람은, 마치 격렬히 서로를 원했던 <트리스탄과 이졸데>가 아닌가.
[……젠…장….]
견딜 수 없어져, 히비키는 갑자기 거칠게 양손으로 하이바라를 감싸듯 철망을 잡았다. 카랑, 하는 음을 내며 철망이 힘껏 흔들렸다. <트리스탄과 이졸데>가 미약에 의해 맹렬히 사랑했던 것 처럼, 하이바라도 그렇게 300억의 전압으로 둘을 가속시켜왔다. 자신의 손에는 닿을 수 없는 경지다. 두 사람을 높이 솟아오르게 하는 미약이며 가속기인 하이바라도, 그 팔 안에서 가속하는 케이들도.
맹렬한 소외감에 집어삼켜진 히비키의 팔 안이라는 우리에 둘러싸인 하이바라는, 냉정하게 하늘을 올려다 보고 있다.
[와타나베에게 뭐라고 했지. 그 말은 사실 내게 하고 싶었던 거겠지.]
히비키는 저주하는 듯한 눈을 들어 하이바라를 노려보며
[…말해도 되는건가. 그럴 각오가 되어 있나.]
[듣는 것에 각오가 필요한 말인가. 꽤 크게 나오는군, 크라우데스. 나를 찌를 말을 겨우 찾아냈다는 건가. 좋다.]
하이바라의 전신이 홍련의 화염에 감싸여 있는 듯 보였던 건, 히비키의 착각인가.
[말해봐라, 자.]
타오르는 석양의 붉은 빛을 등지고 하이바라는 대담하게 웃는다.
[뭘 두려워 하지, 자.]
와타나베에게는 할 수 있던 말이 어째서인지 하이바라의 앞에서는 입밖에 나오질 않는다. 팔 안에서 기대하며 기다리는 하이바라에게 살기를 느꼈다. 섣불리 닿았다간 순살(瞬殺)당할 것 같은 공기다.
(하이바라 유게쓰…!)
[나를 핥아라, 크라우데스.]
정신이 들었을 때는 하이바라의 팔이 머리를 끌어안아, 히비키는 그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고 있었다. 눈을 크게 뜨는 히비키의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빗어내리며, 귓가를 범하듯 하이바라가 속삭였다.
[…그렇게 하면 나는 너의 것이다….]
뒷부분 하이바라 대사 + 묘사를 작업하면서 피토했습니다....&&
하이바라 너...&&&&&
그나저나 11시밖에 안됐는데 졸리네영....&& 왜 이러니 나님아.
한파트 더 할랬더니 다음 파트도 호흡이 길어서 일단 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