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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e_other/FF14

[FF14] 패미통 6.0 시나리오 인터뷰

by ashu 2022. 3. 30.

6.0 패치 내용 관련된 인터뷰이기 때문에 효월 몰뇌는 아래 펼치지 말아주세요!!!! 효월은 정말로 퓨어한 뇌로 즐겨주시기를 간절히 간절히 간절히 바라는 바입니다.

 

원문은 여기

https://www.famitsu.com/news/202203/2925574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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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효월의 종언'이 작년 말 발매 되고, 전세계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일단은 그 반향을 접한 지금의 감상을 들려주세요.

 

요시다(이하 요) : 저 자신은 스토리에 관한 반향 이전에, 서버가 대혼잡 상태였던 것이 쇼크가 컸습니다... 구 14부터 '신생 에오르제아'로 새로 만드는 걸 기획하고, 거기서부터 이어진 이야기의 큰 단락이 끝을 맞는다는 점에서, 개발팀 전원이 극한까지 작업해서, 느낌이 좋은 결과물을 만들었다고 생각했습니다만, 그걸 앞두고 대혼잡 상태로 제대로 즐겨주시지 못한다는 건 상당히 타격이 컸네요.... 서버를 늘리려고 해도, 세계적인 반도체 부족때문에 시간이 걸려서 어찌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꽤 힘들었습니다.

 

- '효월의 종언' 서비스 개시부터 한동안은 서버가 대혼잡 상태였죠. 역으로 말하자면 그 정도로 많이 분위기가 들 떠있었다는 걸 보여줬다고 생각하는데요. 이 외에도 다른 신경쓰이는 부분이 있었나요?

 

요: 그 외엔 시나리오나 전투, 직업 조정 등 각 요소별로 의견을 주셨던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이건 긴 운영기간 중에, 팬 페스티벌 등에서 '개발자 패널'이라는 형태로, 팀 별로 스탭들이 출연했던 것도 큰 요인이었다고 생각합니다만, 어디까지나 14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건 스탭 전원이니까요. '효월의 종언'에서는 갖은 섹션의 사람들이 벽을 넘어서 하나의 이야기를 완성시키기 위해 사력을 다했습니다.

그러니까 이야기에 대해서 '시나리오 팀'이라고 하는 하나의 틀만으로 다루어 지는 건, 다른 섹션이 가엾다고 느꼈습니다. 이 부분은 이후의 팬페스나 이벤트 등, 개발팀을 보여주는 방식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구나, 하고. 그러니까 이번에는 그 부분과 서버 혼잡의 두가지가 좀 마음에 걸리네요.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2년 전쯤으로 돌아가서 서버만이라도 사 두고 싶은데, 하고.(웃음)

 

- 서버에 관해서는 바로 어떻게 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지만, 지금은 좀 진정된 인상입니다.

 

요: 그 이후 정월쯤에, 일본을 포함하여 플레이어의 라이브 스트리밍을 추적해 보았습니다만, '(이 쪽의 마음이) 제대로 전달되었구나'라고 느꼈습니다. 그러니까, 제 경우는 좀 늦게 반응이 온 느낌이었죠. 어쨌거나 지금은 한숨 돌렸다는 기분이 제일 강합니다.

 

오다(이하 오): 저도 안심했다는 게 제일 첫 감상이네요. 개발 종반에는 마지막 마무리에 정신이 없었어서. 발매일 연기가 있었다곤 해도, 발매 되었다는 것에 대한 안심과 달성감이 있었습니다.

시나리오의 감상에 관해서는 서비스 시작 직후엔 플레이어 여러분이 스포일러를 하지 않게 신경써 주셨습니다만, 지금에 와서는 여러분의 의견을 알아볼 수 있게 되었구나, 하는 느낌이네요. 메인 시나리오 뿐 아니라, 서브 퀘스트 감수도 했기 때문에, 그것들의 어디가 좋고 어디가 나쁜지를 곱씹고 있는 중입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메타스코어 점수가 좋았던 게 크네요.

 

요: 메타 스코어는 서버가 혼잡했던 부분이 마이너스가 되었던 게 마음에 걸리네요... 내용은 좋았다고 평가해 주셨기에, 대혼잡이 없었더라면 점수가 좀 더 올랐으려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이게 기록으로 남는게 아쉽죠.

 

오: 그러고 보니 '신생 에오르제아' 개발 초기에 팀에 합류한 직후에, 기획자 전원이 모인 회의가 있었는데, 그 때 요시다 씨가 '메타스코어 아는 사람 있어?'라고 손을 들어보라고 한 적이 있었습니다. 저는 해외 게임을 좋아 하다 보니, 메타 스코어를 참고로 해서 플레이한 게임을 정할 때 신경 쓰는 타입이었습니다만, 그 땐 지금만큼 메타스코어가 알려져 있지 않아서, 대부분이 손을 들지 못했죠. 앞으로는 유저 스코어의 점수가 높은 게임을 만드는 걸 목표로 하자, 라고, 그렇게 결의한 상태로 시작한 프로젝트기 때문에, 거기서 약 10년이 지난 '효월의 종언' 메타스코어가 좋은 건 뭔가 와닿는 게 있었습니다.

 

요: 특히 유저 점수가 유독 높았던 것이 기뻤죠. 그건 이렇게나 길게 운영 해 왔기 때문에, 라는 부분도 컸다고 생각합니다.

 

- 다른 타이틀과 비교해 보아도, 유저 점수가 두드러지게 높았죠. 이시카와 씨가 본, 발매 후의 반향은 어땠나요?

 

이시카와(이하 이): 발매 후의 스포일러를 어떻게 취급할지가 어렵다는 걸 절감했습니다. 스포일러를 하지 않게끔 신경을 써 주시는 것엔 굉장히 감사하면서도, 모순되게도 '게임을 즐긴 이후의 고찰이나 토론은, 따끈따끈할 때 하는 게 재밌을텐데'하는 생각도 있었습니다. 발매 직후에도 열정적인 감상이나 고찰, 토론을 주고받는 움직임이 국소적으로 있었지만, 스포일러에 신경 써 주셨기에 오히려 넓게 퍼지진 않아서... 개발 팀으로서는 여러분의 뜨거운 감상을 듣고 싶다는 생각도 있고, 굉장히 어려운 부분이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요: 영화도 그렇죠. '가능하면 스포일러는 삼가해 주세요'라고 해 버리면, 긍정적인 목소리는 전혀 들려오지 않고 일부 비판적인 의견을 본 사람들이 '그 정도인가'하고 생각해 버리는 것도 있고.... 여러분 덕에 서비스 규모가 확대되고, 주목도가 높아졌기 때문에 더더욱, 그 부분을 생각하는 방식도 또 바꿔야 할 필요도 있을 거 같고, 고민되는 부분이네요.

 

- 스포일러는 굉장히 신경들을 써 주셨죠. 실제로 플레이 해 보고, 새삼 '사전에 나온 정보는, 꽤나 신경을 썼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공개한 정보엔 중요한 건 하나도 없었다는(웃음).

 

- 아니마도 토벌전 보스라고 생각했더니, ID 보스라던가 같은, 플레이 해 보고 '여기였나!'라고 놀랐던 게 많았죠.

 

이: PV에선 절묘하게 플레이어 한 명만 비추도록 했으니까요. 8인용 토벌전인지 4인용 ID 보스인지 모르게!

 

요: 처음에 구도를 생각했을 땐, 플레이어 4명을 비췄었습니다. 다만, 4명이 도전하는 보스라고 알게 되면 'ID 보스라니, 실망이야....'라는, 스토리와는 동떨어진 선입관을 갖게 되어 버립니다. 실제 개발 코스트도 토벌전급으로 들이고 있으니까요. 다만, PV로 흥을 돋우기 위한 스포일러 회피 요소도 적고, 모험가 한 명만 보이게끔... 하고(웃음).

 

- 그렇게 신경쓴 부분이 절실히 느껴졌습니다. 그 덕에 더욱 모험을 즐길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사전 정보에서는 '효월의 종언'에서 '하이델린&조디아크 편'이 완결 된다고 알려졌습니다만, 애초에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완결내려고 정하고 움직이기 시작한 건 언제부터였나요?

 

이: '칠흑의 반역자'가 발매된 게 2019년, 그 해 말부터는 이미지&스튜디오부에 트레일러의 콘티를 제출했어야 했습니다. 거기서 같은 해 가을과 겨울 사이에, 시나리오 개요를 정하기 위해 합숙을 했습니다. 실은 여기서 문제가... 저희들 안에서도 '익숙함'이 생겨버려서 '시나리오에서 이야기 해야 하는 요소가 남은게 이거이거니까, 그걸 소화하면 되겠지'라는 느낌으로, 시나리오 합숙 자체가 굉장히 깔끔하게 끝이 나버렸어요. 그렇게 정한 요소를 상세하게 녹여내는 게 제가 담당하는 부분인데요, 새삼 내용을 짜다 보니 '지금과 같은 확장팩의 하나라면 이걸로도 괜찮겠지만, '종언'이라고 말할 정도인데 정말 이걸로 괜찮은가?'하고 느꼈습니다. 거기서 아끼지 않고 내놓아야 할 부분이나, 더 고조시킬 요소, 지금까지의 이야기에 관한 회수 등, 요소들을 다시 짜내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단을 한게 마감 이틀 전이었고, 거기서 집중해서 지금의 이야기의 원형을 만들어 낸 기억이 있네요.

 

- 그 시점의 플롯에서, 메티온의 이야기 등도 정해져 있었나요?

 

이: 아직 메티온이라는 이름은 없었지만, 원형인 형태는 정해져 있었습니다. 최종적으로 어떤 형태로 녹여낼지는, 여기 있는 두 분의 의견을 듣고 굳혀갔습니다.

 

요: 합숙 때, 시나리오의 핵이 되는 파츠를 늘어놓은 걸 써내라고 했는데, 그 후에 이시카와 씨에게서 '납득이 되지 않으니까 전부 다시 써서 가져왔습니다.' 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결과적으로, 합숙에서 정했던 것과 이시카와 씨가 가져온 걸 비교해서 '역시 새로 짜낸 쪽이 좋을거 같네'라는 흐름이 되었죠.

 

- '일단 지금까지의 이야기의 피날레를 그리자'라는 건, 2019년 말에 있었던 합숙 시점에서 요시다 씨가 정했던 건가요?

 

요: '홍련의 해방자'를 만들고 있었을 땐, 아직 어떻게 이어갈지를 생각하지 않아서, 연작 드라마를 만드는 것 처럼, 마지막을 엄밀히 정해놓지는 않은 채, 하나하나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할 수 있게 개발해 왔습니다. 다만 '이대로 이야기를 계속 끌고 가는 건 괜찮은가'라는 생각도 있었죠. 거기서, '칠흑의 반역자'를 만들 때, '지금까지의 요소에서 8할 정도를 때려 넣어도 돼'라고 얘기했습니다. 그 시점에서 '끌고 나가더라도, 칠흑 다음의 확장팩 1-2개분 분량일까'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칠흑의 반역자'가 발매된 직후의 여러분의 반응을 보고, '이건 (결말까지) 확장팩 한 개를 더 끼워 넣으면 늘어지겠구나'라고 느꼈습니다. 저도 지금까지 드라마 등에서 '클라이막스가 다가왔는데 1회분 쿠션을 끼워넣은 결과, 거기서 엔진을 다시 건다 한들 제대로 끝이 나질 않는 작품'을 여럿 봤으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14는 더 끌고 가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 7.0까지 이야기가 이어지는 상정이었다면, 어떤 구성을 생각하고 계셨나요?

 

이: 갈레말 제국 관련으로 한 확장팩을 만들자는 상정이었습니다. 거기서야말로 아니마를 보스로 하고, 그 다음 확장팩에서 하이델린이나 조디아크와 결말을 맺는 이미지였습니다.

 

오: 그러니까, 이야기의 흐름 자체는 거기서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이야기는 어느정도 '기대대로 진행되는' 것이, 안도감이나 예상 가능한 즐거움으로 이어지니까요. 한 편으론 '예상외의 전개'라는 즐거움도 있어서, 그 밸런스를 신경써야 합니다.

그 '예상대로'라는 면에 있어선, 하이델린, 조디아크라는 이름이 나온 이상 누구나 '싸우겠네'라고 떠올리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걸 직설적으로 표현할 것인가, 아니면 어느 쪽이 다른 한 쪽을 지배해서 합체한다 등으로 나타나는 예상 외의 전개로 할지, 여러가지로 의견이 있었습니다. 최종적으로는 직설적으로 가는 방향으로 해서, 마지막 보스는 별도로 있는 형태로 만들었습니다. 그 마지막 보스에 관해서도 '종반이 되면 진짜 흑막이 갑자기 나타난다'라는 '갑자기 튀어나온' 감각이 되지 않게 주의하자고 이야기했던 기억이 있네요.

 

요: 합숙 때, 조디아크와 하이델린을 마지막 보스로 하자곤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이 둘은 마지막 보스는 아니라고.

 

- 마지막 보스전에 이르는 종반의 전개는, 플레이 하면서 굉장히 충격을 받았습니다. 우주의 끝으로 간다는 전개는 언제쯤부터 정해져 있었나요?

 

이: 이야기를 생각해 가는데 있어서, 가장 빨리 정해진 키워드가 라그나로크가 발진할 때 알피노가 말했던 '가자, 달보다 더 먼, 하늘의 저 끝으로....!' 였습니다. 거기서 일어난 세세한 에피소드가 정해진 건 2020년에 들어서였습니다만, 종반의 전개는 2019년 말에 개요를 생각했을 때 상정하고 있었습니다.

 

- 세계가 순식간에 넓어진 것 같은 형태였다고 생각합니다만, 어떻게 세계 설정을 구축해 가야겠다고 생각했나요?

 

오: 기본적으로 '우주의 끝'이라는 건 이시카와 씨의 아이디어가 중심잉었고, 이후론 어떻게 해서 '갑자기 튀어나온 세계'가 되지 않게끔 하는가, 라는 것에 신경을 썼습니다. 과거의 오메가나 드래곤 족 등의 에피소드에서, 이미 우주에 관한 요소가 있었으니 이 요소를 확실히 살려야겠다, 라는 얘긴 했네요.

 

이: 오다 씨는 SF가 특기라서, '울티마 툴레 같은 장소를 만들어 두면, 오다 씨가 괜찮은 소소한 소재를 가져와 주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있었습니다. 오다 씨가 있었기에 '안심하고 우주 끝까지 갈 수 있어!'라는 기분이었죠. (웃음)

 

- 이번 '효월의 종언'은 다크 판타지 같은 느낌이나 SF같은 느낌 등, 다양한 요소가 들어가 있어서, 세계의 다양함이 더욱 강해진 기분이었습니다.

 

오: 다크 판타지 요소라고 한다면 '창천의 이슈가르드'나 '칠흑의 반역자' 쪽이 좀 더 강하게 나타나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효월의 종언'에서는 라자한의 색채가 선명했던 만큼, 종말 때의 인상과 차이가 잘 나타나서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요: 색채라고 한다면, 이번에도 필드 환경 설정은 전 지역에서 고생했었죠...

 

오: 울티마 툴레도, 몇 번씩 밝기를 조절했으니까요.

 

요: 울티마 툴레는 특히나 힘들었습니다. 원래대로라면 두 장 정도 칼라 필터를 넣을 수 있었다면 어떻게든 됐을텐데, 지금의 묘사 시스템으로는 쓸 수 있는 패가 부족하다 보니.... 보통이라면 안 할, 중간 거리가 어둡게 가라앉는 광원의 배치를 써서 표현하면서, 최후의 필드 담당자가 지맥에서 뿜어져 나오는 의문의 빛을 더해 주어서, 어떻게든 지금 형태로 만들었습니다.

갈레말드도 쭉 구름이 낀 겨울 하늘이 펼쳐진, 춥고, 어둡고, 어딘가 슬픈 거 같은 분위기를 내기 위해 푸른 하늘을 가능한 쓰지 않게끔 하면서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라자한의 탁 트인 느낌이 좋은게 아닐까 하고. 물론, 라자한도 꽤 고생했지만요...(쓴웃음)

 

- 색채가 풍부한 라자한에, 종말의 재앙이 내려올 때의 차이가 무척 인상에 남았습니다.

 

오: 바나스파티의 하늘을 뒤덮은 괴물의 무리를 표현한 건, 이미지&스튜디오 부의 트레일러를 재현한 겁니다만, 그건 정말 좋았네요.

 

- 이번 '효월의 종언'은 특히나, 여러 팀이 하나가 되어 만들었다는 걸 굉장히 강하게 느낄 수 있엇습니다. 지금까지의 제작 방법에서 변한 부분이 있었나요?

 

요: 딱히 제작 방법을 바꾼건 아닙니다만, 오랫동안 함께 했기에 팀워크가 발휘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개발 중에도, 누군가가 말하지 않아도 아는 '환상의 호흡'같은 게 있었고요.

 

배틀 컨텐츠의 나카가와 같은 경우엔, '시나리오의 내용을 담는 것 뿐 아니라, 그 이상의 해석, 구도의 표현을 만들지 않으면 의미가 없어'라고 하는, 열정적인 타입의 인간이어서요. 개발 스탭중엔 이런 열정적인 사람이 많고, 그걸 받아들이는 쪽인 그래픽 각 섹션의 리더도 그 마음을 인식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14 개발팀은 좀 독특할지도 모르겠네요. 듀나미스가 요동치고 있는 느낌이 듭니다.(웃음)

 

이: '작품을 너무 좋아하는 팀'이죠. '칠흑의 반역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을 때, 팀의 작품에 대한 동기가 더 강해졌던 걸 느꼈습니다.

'효월의 종언' 개발 중, 각 섹션의 입장에서 보면 '너 대체 무슨 얘길 하고 있는거야'라고 펄쩍 뛸만한 발주도 하고 있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실제로는 '작업적으로는 어렵지만, 그 고집은 받아들여 주지'라고 받아들여준 부분이 있었어요. 사양으로 어찌 할 수 없는 부분의 도움을 받기도 하고. 그런 신뢰관계가 강하게 느껴지는 팀이라고 생각합니다.

 

- 각 스탭 여러분의 '해 보자고'같은 분위기가 쌓여서, '효월의 종언'이 만들어 졌단 거네요.

 

오: 예를 들어 ID나 토벌전 등의 컨텐츠를 만들 때, 시나리오 팀에서는 '반드시 표현하고 싶은 건 여기'라던가, '가능하다면 이런 표현을 해 줬으면 한다'라는 개요서를 줍니다. 그에 관해서 컨텐츠 설계 담당자의 발표를 들었을 때 '뇌내 설정'이라는 항목이 늘어나 있어서(웃음).

그 항목에는, 설정이나 시나리오를 본 스탭이 자기 나름대로 해석한 '이 공격을 하는 이유'가 적혀 있는 거예요. 물론, 그게 설정적으로 틀리지 않은가를 이 쪽에서 체크하지만, 이 쪽이 주문한 이상으로 깊게 표현되어 있기도 해서, 결과적으로 아웃풋이 더 좋게 되어 있고. 이런 개발 방법은 문화로써 팀에 뿌리내리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뇌내 설정을 일로 내놓는 걸 부끄러워 하지 말것!'이라는 건 중요하죠.(웃음)

 

- 자기가 생각한, 어떤 의미로 '중이병'같은 걸 공개하는 걸 두려워 하지 말라는.

 

요: 14팀은 전부 그런 부분이 있어요. 배틀 컨텐츠 체크를 할 때도, '제 뇌내에선 이러니까, 이 공격을 하는 거예요'라고 설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그걸 부정하는 게 아니라, 서로 더욱 그걸 부풀려 갑니다. 어떤 의미로, 플레이어 여러분 이상으로 저희들의 '망상력'이 높을지도 몰라요(웃음).

 

- 14 컨텐츠가 깊은 이유를 조금 안 거 같은 느낌이 드네요. 오다 씨는, 다른 분들의 뇌내 설정을 전부 파악한다는 의미론 힘들지 않나요?

 

오: 힘들긴 한데 '그런 해석을 했구나!'라고 놀라는 경우도 있고, 재미있습니다. 길게 서비스를 해왔기 때문에, 같은 스탭이 계속 생각하는 것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 중에서도 신인들이 열심히 해 주고 있고, 두려워 하지 않고 뇌내 설정을 써 내 주는 게 고맙죠.

 

요: '개발 스탭=모두 플레이어'라는 게 큽니다. 새로 들어온 스탭도 9할 이상이 빛의 전사라, 특별히 훈련이나 과거에 관해 공부하지 않아도, 원래 14에 관한 지식으로 알고 있는 상태로 팀에 합류하는 사람이 많으니까요.

 

- 플레이어로서의 감각을 갖고 있다는.

 

요: 그렇죠. 그게 굉장히 강력하다고 생각합니다. 자기들의 게임을 평소에 플레이 해 본다는 건, 당연하게 여겨질지도 모르지만, 요즘 세상에선 꽤 어려운 일이기도 하니까요.

 

이: 플레이어이기 때문에 더더욱, 자기 담당 외에도 '집사 초인종은 가까이 놓아 줬으면 좋겠는데'라고 말하기도 하고(웃음).

 

요: 자주 얘기하곤 하지(웃음).

 

이: 실제로, 올드 샬레이안을 어디까지 편리하게 만들지에 대한 경합도 있었어요. 담당 외의 스탭도 의견을 내기도 하고, 다들 신나게 했죠.

 

- 딱 코로나가 한창일 때 만들어 졌을텐데, 그 와중에도 밀도 높은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했다는 건 대단하네요.

 

요: 실제론 정말 힘들었어요. 연결된 임시 데이터를 파츠 별로 체크하기 시작했을 때, '이렇게까지 상정보다 안맞을 줄이야'하고 느꼈던 게 이번 특징이었죠. 지금까지의 14팀을 계속 봐 왔기 때문에 '이 정도 퀄리티로는 되어 있겠지'하는 상정 라인이 있었는데, 그에 비해 전부 다 아주 조금 아래였어요. 그건 놀고 있다거나, 누가 나쁘다거나가 아니라, 재택 근무에 의한 공동 작업이라 정말로 눈치채지 못하는 것들이라....

 

- 어째서인가요?

 

요: 예를 들자면, 조디아크 토벌전의 맵을 처음 체크 했을 땐, 이미지가 전혀 맞질 않고, 필드에서 올라오는 빛이 녹색이었어요. 비탄의 바다의 필드에서 봤을 때 올라오는 빛이 빨강이라, 빨간 빛이 올라오지 않는 건 이상하다, 왜 여기가 이어지지 않는 걸까 라고 생각하고 아트를 확인해 봤더니, 아트에서는 녹색같은 이미지가 되어 있었어요. 그걸 나중에 담당에게 전했더니 '어쩐지 위화감이 있다고 생각했다'라고. 

이게 왜, 이전엔 일어나지 않았냐면 담당자끼리 같은 층의 가까이에 있어서, '잠깐 와서 봐봐'하고 의견을 교환할 수 있었거든요. 이게 온라인이라면 아무래도 어렵죠.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건 굉장히 커서, 가까이 있으면 흘끗 상태를 보러 가는 것도 가능한데, 온라인이라면 상대가 어떤 상태인지를 알기가 어렵죠. 그 결과, 상대를 신경써서 이야기를 잘 못하게 됩니다.

 

- 온라인이어도 채팅은 가능하지만, 상대가 바빠서 대응해 줄 지 어떨지를 모르니까요.

 

요: 소재의 확인만이라고 해도, 회의용 화면 공유 기능으론 퀄리티 확인이 어렵거나, 녹화해서 그 데이터를 업로드 하는 불편함이 발생하거나 하는 등, 온라인만의 문제가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어쨌거나 아트대로 만들어 보자'하게 되죠. 이런 게 굉장히 많았습니다. 이건 재택 근무인 이상 어쩔 수 없는 것이고, 새로운 개발 스타일로 이행했기 때문에 워크 플로우를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느꼈습니다.

 

이: 요시다 씨를 시작으로 리소스의 발주자인 저나 오다 씨 같은 '완성된 것에 대해 판단하는 사람'에게 태스크가 집중되어 버리는 거죠. 얼굴을 보고 확인하는 게 줄어든 만큼, 여러 부분에서 상담 채팅이 날아와서, 순서대로 대응해 가다 보면 답변이 늦어지게 됩니다. 그러면 '(답변이 없으니까) 일단 해 둘까'라는 상황이 되어 버리죠. 정말로 흐름이 나빴어요. 그 흐름을, 모두가 회사에 있을 때 처럼 만들기 위해선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가가 앞으로의 과제라고 생각했습니다.

 

- 이번엔 어떻게 대응했나요?

 

요: 이걸 눈치 챘을 땐 워크 플로우를 바꿀 틈 같은 건 없었다 보니, 이번은 무리하게 움직여서 '어떻게든 해냈다'라는 느낌입니다. 현장간에서 어떻게도 안되고, 이시카와 씨에게도 물어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면, 저나 오다 씨에게 던져달라고 말한 다음, 그걸 반복해 가는 느낌이었죠. 도중에 채팅을 금지하기도 하고.(쓴웃음)

 

- 채팅 금지란 건 대단하네요....

 

요: 오다 씨에게도 엄청난 양의 확인 연락이 채팅으로 날아왔죠?

 

오: 엄청난 양의 채팅이 날아왔죠.

 

요: 그렇게 되면 스탭에게서 계속 질문이 들어와서, 자기 작업을 아무것도 못하는 상태가 되어 버립니다. 제가 '이래서는 일이 안되니까, 즉시 대답하지 않아도 돼'라고 해도, 리더급은 전부 책임감이 강하고 진지하다 보니, 그 채팅에 대답을 하려고 해요. 그러니까, 정말 중요한 안건이라면 메일을 하자고. 메일이라면 이력도 남고, 필요한 사람에게 공유하기도 쉽고요. 메일이라면 답변이 언제까지 필요하다고 쓰지만, 채팅이라면 용건만 쓰는 사람이 많다는 것도 신기한 특징이죠.

예전에 주간 패미통의 칼럼에도 썼지만, 스탭과 리더는 아래에서 보면 1:1이지만, 사실 위에서 보면 1대 수십이거든요. 그러니까 상담을 받는 쪽은 늘 안색이 나빴죠. 이번엔 이게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 게임 개발 이외의 일에서도 자주 있는 문제죠...

 

오: 저로서는 젊은 스탭들이 위축되어서 질문을 못하게 되는게 제일 위험하다고 생각해서, 상담은 전부 대답했었습니다. 텍스트 채팅은 아무래도 시간이 걸리니까, 보이스 채팅으로 자주 이야기를 했죠.

 

요: 채팅이란 건 굉장히 편리하지만, 쓰임을 나눌 필요가 있습니다. 메일로 보내야만 하는 요건까지 채팅으로 상사에게 확인하는 건, 일이라는 면에서 이상하지 않나 하고. 그건 여러 곳에서 이야기 했었죠.

 

- 이야기를 되돌려서, 이번에 드디어 '신생 에오르제아'에서부터 그려져 왔던 '하이델린&조디아크'편의 이야기가 완결되었습니다. 그려서 좋았다고 생각한 요소가 있다면 이야기 해 주세요.

 

이: 저는 '신생 에오르제아'에서부터 팀에 합류했습니다만, 그 시점에서 이미 게임 시작시의 '하이델린의 부름'이 존재했습니다. 처음 그걸 봤을 때 '보고, 듣고, 느끼세요'가 아니라 '듣고, 느끼고, 생각하세요'라는, 마지막이 '생각하세요'인게 재미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거기서 이번 '효월의 종언'을 제가 쓰게 되었을 때, 그 때의 하이델린의 부탁으로 돌아가자고 생각했습니다. 단순히, 보거나 듣거나 해서 그걸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해석의 여지가 있고 '플레이어 여러분이 경험해 왔던 것'이 있기에 생각할 수 있는 것으로 하자고. 그렇기에 '효월의 종언'에서는 '대답이 나오지 않는 것에 대한 질문'을 하는 부분을 곳곳에 준비해 두었습니다.

 

- 확실히, 플레이어가 생각할만한 부분이 여러 곳 있었죠.

 

이: 예를 들자면, 헤르메스가 한 일이 나쁜 것인가, 아니면 인류의 최초의 첫 발이었는가, 라던가. 메티온이 나빴던 것인가, 메티온에게 절망을 준 사람이 나쁜가라던가. 그렇다고 한다면, 절망을 품는 것은 나쁜 것인가 라던가. 그렇게 정답이 없는 것에 대해서, 플레이어 여러분의 답변을 묻는 형태가 되어 있습니다. 이런 구성을 택한 것도, 오랫동안 연재해 온 작품이기에 가능하죠. 여기까지 커진 14의 세계와, 지금까지의 행보가 있기에 여러분에게 물을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이런 식으로 이번 피날레에서 '생각하세요'를 실현한 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 하이델린 토벌전의 곡명이 'Your Answer'인 것도 거기에 이어지는 느낌이네요. 오다 씨가 '이번에 그려서 좋았다'라고 생각한 건 뭔가요?

 

오: 제가 프로젝트에 참여했을 때는 구 14가 있었고, 이미 기본적인 세계 설정이 존재했습니다. 예를 들어, 아씨엔이나 하이델린이라는 존재에 대해서도 설정이 있었습니다만, 솔직히 그 때 까지는 그 설정을 잘 쓰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게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존재감 있는 캐릭터로, 플레이어가 이해할 수 있는 존재가 되고, 그게 온전히 납득 가능한 형태, 이해 가능한 형태로 그려지 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새삼 돌아보면 '이건 10년 걸릴만 하네...'같은 느낌이죠(웃음).

 

요: 오랫동안 해왔기 때문에 만들 수 있었다, 라는 건 확실히 그렇네요. 그 정도의 배역을 설정에 녹아들게 하는 건, 단일 타이틀 게임이라면 절대로 무리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신생 에오르제아', '창천의 이슈가르드', '홍련의 해방자'의 단계에서도 '아직 아씨엔의 목적은 구체적으로 설정되어 있지 않고, 뒤에서 나쁜 짓을 하는 분위기만 풍겨도 돼'라고 말했을 정도니까요....

 

이: 먼저 설정이 있고, 그걸 써서 이야기를 써나가고 있다고 상상하시는 분들이 많을텐데,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최초에 있던 아씨엔의 설정은, 모습에 관한 것과 '나쁜 일을 하고 있을 거 같다' 정도였거든요.

 

- 그런가요?!

 

이: 놀라실 지도 모르지만, 정말 그래요. 아씨엔 뿐 아니라, 새로 합류한 스탭이 '설정자료를 보여주세요'라고 해도, 기존에 발매한 설정자료집을 넘겨줄 뿐이죠(웃음). 요시다 씨가 처음에 말씀하셨던 '칠흑의 반역자'에서 8할정도 때려 넣어도 돼, 라는 건 지금까지 쌓아온 설정이나 풍겨온 분위기, 회수하지 않았던 단어를 소재로 해서 형태로 해도 된다는 의미고요.

 

요: 즉 '애매했던 것의 8할 정도는 대답을 내버려도 돼'라는 거죠.

 

이: 그렇기 때문에 아직 쓰지 않았던 초기 설정이 있었다던가가 아니라, 지금까지의 일들을 바탕으로 대답을 이끌어 간다, 라는 형태로 이야기를 만들어 왔습니다.

 

오: 물론 구 14 때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생각하고 있었을 것이기 때문에, 그걸 위해 준비된 초기 설정이 있긴 합니다만, 그걸 그대로 쓸 수 있는가는 다른 문제니까요. 어느 부분을 살리고, 어느 부분을 버리고 새로 생각할지의 취사선택은 나눠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일부는 과거 설정을 살린 것도 있습니다.

 

이: '샬레이안이 우주에 가고 싶어 한다'는 게 그 중 하나죠.

 

- 그 부분은 예전부터 설정이 있었던 거네요.

 

오: 구 14 시절부터, 샬레이안은 세계도감 같은 걸 만들고 있고, 그건 '별의 지식을 모아, 다른 별에 가기 위해서'라는 초기 설정이 있었습니다. 그걸 '효월의 종언'에서 샬레이안을 그려낼 때, '이런 설정이 있었는데 써도 돼고 안 써도 돼'라고 넘겨줬다는 느낌이죠.

 

요: 구 14를 이어받을 때 '아씨엔은 어떤 존재야?'라고 물었을 때, '무언가를 꾸미고 있는 초월적인 존재고, 그림자가 없다'라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 때 다른 캐릭터의 그림자도 표시되어 있지 않았어서 어떻게 된 일인가, 라고 물어봤더니 스펙이 모자라서 그림자가 표시되지 않은 것 뿐이라는게 발각되어서... 그래서야 아씨엔의 특징이 되질 않잖아.. 라고. 아무래도 알기 어렵기 때문에, 거기서 다른 형태로 '나쁜 놈들'이라는 인상을 주기 위해, 재구축했습니다. 묘사나 엔진을 생각해서 설정해 줬으면 했죠...(웃음)

 

- 아씨엔은 점점 캐릭터가 상세해 져 간다고 생각했는데, 단계를 거쳐가며 만들어 진 존재였단 거군요.

 

요: 어디까지나 설정은 '이야기를 재미있게 하기 위해 만드는 것'입니다. '이 설정이 있으니까 이건 안돼'라는 건 피하라고 '신생 에오르제아' 시절엔 입아플 정도로 이야기를 했죠. 밝혀져 있지 않은 설정이기 때문에, 바꾼다 한들 아무도 모르고. 이야기를 재미있게 만들기 위해서는, 옛날부터 있던 설정을 반드시 지킬 필요는 없는거예요.

 

- 새벽 멤버의 묘사도 바뀌었죠.

 

요: '신생 에오르제아' 때는 자세히 그려낼 시간이 전혀 없었어서... 시스템적으로도 같이 모험은 못하고, 일명 등장인물의 일부에 지나지 않았죠. 그렇기에 패치 2.55에서 '새벽'을 한 번 와해시켰습니다. 거기서 '창천의 이슈가르드'에서 조금씩 좁혀서 그려나가기 시작해서, 어떻게든 정착시켰죠. 물론, 새벽의 멤버가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목적으로 하는지는, 각자 정해져 있었을 겁니다. 거기서 '칠흑의 반역자'의 '트러스트 시스템'으로 ID를 같이 공략하는 구조를 만들기로 하고, '새벽을 깊게 파헤쳐 가는 건 반드시 해줘'라고 부탁했습니다.

 

이: '칠흑의 반역자'를 만들 때 '메인 시나리오가 끝난 다음에, 새벽의 멤버와 여행할 수 있어서 좋았어, 라고 생각하게끔 해 줘'라고 들은 기억이 있네요.

 

요: '창천의 이슈가르드'때는 오다 씨와 마에히로가 '전통적인 파판 작품에 있는, 파티 멤버와 여행을 한다'라는 걸 강하게 그려내고 싶다, 라고 해서 에스티니앙, 이젤, 알피노, 플레이어의 4명이 여행하는 걸 잘 그려냈습니다. 그걸 좀 더 밀어부친 게 '칠흑의 반역자'죠.

 

이: 새벽에 관해서는 원래는 좀 더 자세하게 회수하고 싶었지만 회수하지 못했던 요소가 있었어서, '효월의 종언'까지 시간을 들여서 착실하게 회수해 왔다는 느낌입니다. 원래 주인공의 동료라고 하면 외형도 프로필도 제대로 검토를 해야 하는 중요한 요소거든요. 하지만 새벽은, 당시 무척 바빠서였는지 모르지만, 캐릭터 메이킹의 내부적인 수치가 대부분 0번이라거나 그랬어요. 흰 머리가 많은 것도, 머리카락 색이라는 스테이터스의 0번이 흰색이라서 라던가... 그런 상황에서 조금식 중요한 요소로 바꿔갔기 때문에, 지금은 어떻게든 수습된 집단으로 보이는 게 기쁘네요(웃음).

 

- 그라하 티아도 크리스탈 타워에서 나와서 나중에 제 1세계에서 수정공으로 나오니까요. 그 부분의 연결도 나중에 생겨난 건가요?

 

이: 그렇습니다. '언젠가 뭔가 있으면 좋겠네'라고 생각해서 크리스탈 타워의 결말을 그렇게 만들었습니다만, 그걸 언제 어떤 형태로 회수할지는 전혀 정해져 있지 않았어요. 나중에 이야기를 만들 때 이런 '남겨진 것들'을 회수해서 대답으로 했다는 느낌입니다. 

 

- 대답을 만든다는 의미로는, 필드도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올드 샬레이안, 라자한, 갈레말드에 관해서는 예전부터 이름은 나왔던 지역이잖아요. '효월의 종언'에서 구체적인 형태가 되는 과정에서, BG반(백그라운드 반. 배경, 경관을 작성하는 팀)과 어떤 이야기를 주고받았나요?

 

오: 라자한이라면 인도나 중동, 갈레말드라면 제정 로마와 러시아라는 식으로, 현실세계의 기후, 풍토나 문화를 연결한 이미지를 디자이너와 공유해서 디자인 하게끔 합니다. 구 14부터 이름이 나왔던 지역이기 때문에 '피날레'라고 한다면 주요한 부분들은 회수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었죠.

 

이: '이번 기회에 전부 다 가버리자!' 같은 분위기였죠.

 

요: 몇 번이고 이름은 나오지만, 실제로는 못간다는 걸 되도록 없애고 싶었습니다. 플레이어 여러분께는 시간이 걸린다 하더라도 언젠가 갈수 있게 된다고 느껴줬으면 했죠. 이제야 겨우 전부 필드로 등장시켰기에 다행입니다.

 

- 효월의 종언 종반에는 에메트셀크가 새 지역을 암시하는 대사가 있었죠.

 

요: 이번 시나리오가 완결이 아니고, '아직 모험은 이어지니까'라는 기대감을 불러 일으키기 위해, 다음 목표처럼 말이죠.

 

이: 개요 단계에서부터 넣고 싶다고 생각했던 대사 중 하나였습니다!

 

- 그 대사로 다음 모험에의 기대감이 굉장히 높아졌습니다. 아직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6.1 이후 어떻게 진행될지가 기대되네요.

 

이: 지금부터 계속 14를 만들어 갈 스탭들에게도 '이런 소재가 있으니까 즐겁게 만들어 줘'라는 메세지를 담고 있습니다. 팀 내에서도 '이야기가 끝났다'는 분위기가 맴돌아선 안되니까, 아직 이렇게나 있다고, 라는.

 

오: 아직 가보지 못한 다른 대륙도 설정으론 존재하고 있으니까요. 이번엔 특히 달(비탄의 바다)에서 올려다 본 아테리스=혹성 하이델린을 그려내야 했기 때문에, 전세계 지도를 그렸습니다.

 

- 그걸 보면 밝혀져 있지 않은 메라시디아(에오르제아 남쪽에 있다고 여겨지는 대륙)의 형태도 관찰 가능하다고.

 

오: 그렇습니다. 이번에 하나의 피날레를 맞이했습니다만, '이걸로 모든 모험이 끝났어'라는 감각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습니다. MMORPG니까, 어느정도 폭을 가져야 하죠. 이번엔 스케일이 큰 우주에 가버렸기 때문에, 자기들이 살고 있는 별을 보면, 아직 밝혀지지 않은 장소가 있다는 걸 말로도 전달할 수 있고, 그래픽으로도 전달했다고 생각합니다. 남은건 소재를 어떻게 요리할지, 라고 생각합니다. (요시다 씨를 보면서) 다음 10년을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 있으니까요(웃음).

 

요: 거울세계도 있고, 멀티버스라고 우기면 어떻게든 됩니다(웃음). '우주의 끝까지 가서, 절망과 싸우고, 다음은 뭐랑 싸울까....'라는 의견도 받았습니다만, 과거 파판 시리즈에서는 '무'와도 싸웠고, 아직 여러 가능성이 있으니까요. 그렇다고 해도, 이번엔 절망과 싸웠기 때문에 다음은 더 강한 존재와, 라는 식으로 이야기의 스케일에서 인플레이션이 일어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마지막 장면에서 제노스가 '모험가'로 되돌려 줬기 때문에, 새로 '모험'을 하면 되지 않나, 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희 개발팀도, 플레이어 여러분도, 계속해서 모험을 즐겨봅시나, 하는 심경입니다.

 

- 제노스라는 캐릭터도, 다루는 방법을 고심한 부분이 있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제노스에 관해서 그려낼 때 어려웠던 부분이 있었을까요?

 

이: 아뇨, 제노스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절대로 없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정말로 똑바로 그곳을 목표로 하고 있었기 때문에, 저도 헤매지 않고 펜을 움직일 수 있었죠. 딱히 동료가 되지도 않을거고, 역으로 새로 사악한 에너지를 흡수해서 마지막 보스로 군림한다, 도 아니고, 제노스는 어디까지나 제노스로 싸우러 올 거라고. 명확하게 본인의 대답이 보인 캐릭터였습니다.

 

- 제노스라는 캐릭터를 그대로 마지막까지 그렸다는 거네요.

 

이: 그렇죠. 제노스는 모든 일을 자기 중심으로밖에 생각하지 못하기 때문에, 상대의 마음과 엇갈리고 마는 부분이 있습니다. 플레이어는 그 정점을 갈레말드에서 체험했을거고요. 한편, 그는 목적달성을 위해 시행착오를 하는 타입이기도 합니다. 지금까지도 좋은 싸움을 하기 위해서, 야만신의 힘을 쓰기도 하고 무기를 모으기도 하고 했죠. 이번에도 시행착오의 일환으로, 처음으로 '타인을 본다'라는 일을 했습니다. 이건 등장 인물들의 성장이나 변화 중에서도 특히나 작은 변화지만, 그 작은 변화가 마지막에 그에게 '그 순간'을 내려주었고,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게 끝난다, 제노스라면 그렇게 살아가겠지, 라고 생각했습니다.

 

- 파티로서의 마지막 전투는 '종언의 전투'지만, 플레이어로서의 마지막 전투는 제노스라는 건,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나요?

 

이: 네. '종언의 전투' 다음에, 메티온과의 에피소드가 끝나면 아름답긴 하지만, 이번에 그리는 건 '아름답게 하나의 마음으로 완결되는 이야기'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게다가 이번 이야기도, 내일부터도 이어지는 모험의 하나니까요. 그렇기에, 모든 것이 끝난 다음에, 같은 입장에서 싸웠으면 했습니다. 그걸 위해서 그 싸움은 빠질 수 없는 거라고 처음부터 안이 나와 있었습니다. 어디까지 팰 것인가에 대한 부분은 마지막까지 협의해서 '좀 웃음이 나올 때 쯤에서 이야기를 끝내자!'라고, 마지막까지 힘을 담아 만들었습니다.

 

요: 플롯을 체크하고 있었을 때 신경 쓰였던 건, 이 싸움을 바라지 않는다,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거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기에 그런 사람을 위해서, 플레이어의 심정을 대변한 선택지를 만들어 두었습니다.

 

- 선택지가 세개 있었죠.

 

요: 네. '영웅이 되기 위해 걸어온 게 아니라, 수수께끼를 쫓거나, 강해지고 싶었기에 여기까지 해 온거다'라는 게 첫번째 선택지. '뭐가 어찌됐든 너를 원래 세계로 돌려보낼 수는 없다'라는, 개인적인 감정보다도 영웅적인 대답이 두번째 선택지. '정말이지, 너란 녀석 지긋지긋해....'라는 세번째 선택지. 그 장면은 다양한 분들의 플레이 영상을 봤을 때, 모두가 각자 자신이 생가한 대로 선택했던 게 재미있었습니다.

 

- 마지막 전투에서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대답을 준비해 두셨구나 라고 느꼈습니다.

 

요: 거기서 맨 위의 '... 정말이지, 그 말 대로야'를 선택하면, 빛의 전사가 빙긋 웃는 표정을 짓는데, 개인적으론 그 얼굴을 좋아해요. 그 장면의 각도는, '칠흑의 반역자'의 마지막 씬에서 일어나서 카메라에 다가오는 것과 같은 각도이기도 합니다.

 

오: 제노스는 '홍련의 해방자'때부터 주인공=플레이어라는 생각으로 플레이어를 향한 대사를 말하는 캐릭터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었어서, 그 부분도 확실히 그려냈다고 생각합니다. 제노스가 플레이어를 향해 이야기 하고, 그걸 플레이어가 솔직한 감정으로 선택지를 고른다. 이건 잘 되었다고 생각해요.

 

요: 오다 씨가 '홍련의 해방자'의 마지막에서 제노스를 그릴 때, '이 녀석 메타캐예요. 플레이어 본인에게 말하고 있는 거예요'라고 했던 게 기억나네요. 강해지고 싶어져서 여기까지 왔고, 강한 상대와 그저 전력으로 싸우고 싶다면, 내가 받아주마, 라고. 처음엔 그런 기분이었겠지만, 결과적으론 제노스 쪽이 기뻐져서, '한 번 더 전력으로 싸우고 싶다'라고, 그것만을 말하게 되죠. 그리고 마지막엔 '특대 공격을 해 오는 초 강력한 나무인형인 나와 한 번 싸워보는 건 어때? 나무인형 좋아하잖아?'라는게 도달한 대답인거죠(웃음).

 

(일동 웃음)

 

- 제노스의 이후는?

 

이: 여러가지 의견이 나와 있습니다만, 마지막 컷 씬을 잘 보면 호흡이 멎어 있거든요...

 

오: 거기까지 보여줬는데 의외로 생존설이 많아서 놀랐습니다.

 

요: 한 번 경동맥을 끊었는데 부활했으니까(쓴웃음). 그 장면을 배틀에서 심리스로 보여주기 위해 컷씬이라고 하기에도 미안할 정도로 공을 들여 만들었습니다. 제노스는 마지막에 몇 번이고 피를 토하고, 심지어 혼자서 한계를 넘어 LB3을 쓰죠. 그의 몸 안 혈관은 이미 엉망이고, 빛의 전사의 모험가로서의 마지막 일격을 맞았으니, 그 자신은 틀림없이 거기서 끝났습니다.

 

- '내 생에 한점 후회도 없다'는 상태인거네요.

 

요: 그 후회 없음은, 다른 사람에게 있언 엄청난 민폐였겠지만요. 저희들은 그런 생각입니다.

 

이: 본인이 말한 대로, 시체를 하늘의 끝에서 버렸기 때문에. 그는 그 이상 보답받아서도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제대로 된 무덤이 있다거나, 그런 사람이 아니라, 그게 그에게 있어 최고의 순간이었고, 그 시체는 우주의 끝에 있는 쓸쓸한 곳에 버려져서, 누구도 도달할 수 없게 되겠죠.

 

- 그게 제노스의 피날레인 거네요.

 

요: 해 왔던 것들이 결코 용서받을 수 있는 캐릭터는 아니니까요.

 

오: 그 이상 알기 쉽게 하려면, 자막으로 '사망'이라고 넣는 거 밖엔...(웃음)

 

요: 그게 맥을 따라간다면 말이지. 일부러 가슴의 호흡이 멎는 컷을 넣은 건, 숨이 멎었다라는 의미였지만요.

 

이: 모두들 좀 쓸쓸해 진 걸지도요(웃음).

 

- 확실히, 조금씩 정이 들 것 같았는데 죽어버렸으니까요. 모두들 그런걸지도 모르겠네요.

 

요: 애당초 울티마 툴레인지 아닌지도 모를 공간에, 세계의 섭리 밖에 있는 곳이기 때문에 혹여 살아있다 하더라도 귀환할 수 있는 방법은 없죠.

 

- 세 분의 '효월의 종언'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을 알려주세요.

 

오: 저는 울티마 툴레의 생명 없는 거리를 걷는 장면이네요. '달릴 수 있는 게임에서 강제로 걷게한다'라는, 보통이라면 싫어할만한 행위조차도, 뭔가 확 와닿는 게 있었습니다.

 

이: 저는 메티온에게 울티마 툴레에서 꽃을 전해주는 부분일까요. 하얀 꽃이 펼쳐지는, 그 부분의 일련의 흐름이 인상에 남아 있습니다.

 

요: 이시카와 씨에게 '위리앙제가 고향으로 돌아가니까, 문브뤼다와의 마음도 결말을 내 줘'라고 부탁해서, 그게 정말 아름답게 그려졌죠. 그 컷 씬 부분은, 제가 직접 몇 번이고 울면서 체크하고 조정했습니다.

 

이: 요시다 씨는 그 장면이랑, 율르스에게 컵을 내미는 장면에 약하더라구요.

 

요: 안된다니까... 몇 번을 봐도 눈물샘이...

 

- 어떤 장면도 감동적인 부분이죠.

 

요: 세세하게 주름이 잡히는 부분이라던가, 카메라를 극한까지 가까이 해서 떨리게 한다던가, 굉장히 세세하게 조정했습니다. 그런 만큼, 몇 번이고 울었죠(웃음). 위리앙제는 제가 구 14를 담당하고, 처음으로 만들게 한 오리지널 캐릭터라서, 거기까지 끌고 갈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재미있고 실력있는 점성술사'도 되었고, 산크레드와 좋은 콤비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웃음). 앞으로도 그의 활약이 기대되네요.

 

- 진지한 장면도 웃긴 장면도 어울리는, 좋은 캐릭터가 되었어요.

 

요: 그 외에 인상에 남는다고 한다면 라그나로크가 아테리스로 귀환해서, 스탭롤의 제 1탄이 끝날 무렵에, 타타루가 양 팔을 벌리고 '어서오세요'라고 말하는 장면일까요. '칠흑의 반역자'가 '잘 자'에서 '좋은 아침'으로 이어지는 이야기고, '효월의 종언'이 '다녀오세요'에서 '어서오세요'로 이어지는 이야기가 되어 있습니다. 이 규모의 게임을 깔끔하게 마무리 짓는 건 간단한 일이 아니라서, 잘도 해냈네, 하고 보고 있었죠.

 

- 다음으로 '효월의 종언'의 주요 인물인 헤르메스와 메티온에 대해서도 여쭤보고 싶습니다. 그들은 플레이어 간에서도 여러가지 대답이 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하는데요....

 

이: 헤르메스를 쓰면서 '8할 정도가 싫어하고, 2할 정도가 애착을 가져 주겠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애착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고 해도, 그의 복잡함이나 보답받지 못하는 부분에서 어쩐지 완전 연소가 안되는... 그러니까 '와아!!'하고 불타오를 수 있는 캐릭터는 아닐거라고 생각했어요.

다만, 저 개인적으로는 헤르메스에게 굉장히 애착이 있습니다. 궁지에 몰릴 정도로 고민하고, 처음으로 그 세계에 이의를 제기하는 행동을 일으킨 사람. 처음이다 보니 엄청나게 실패도 했죠. 우리가 보면 어떻게 저렇게나 어리석을까, 그런 일을 하지 않았으면 좋았을텐데, 같은 생각을 할 지도 모르고요. 하지만, 어떤 전례도 없고, 밖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도 모르는 가운데 그가 내딛은 한 발은 굉장히 큰 게 아닐가 하고. 그 자신은 대실패를 했지만, 그 대실패가 모든 것의 토대가 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 결과적으론 종말이 태어나는 계기를 만들어 버렸지만, 그가 없었다면 이 이야기 자체가 없다는 거네요.

 

이: 그거 없었다면 ID 렘난트의 2번째 보스를 쓰러뜨린 다음에 나오는 세계같은 모습이 되었을지도 모르죠.

 

- '라라'가 나오는 곳 말이죠.

 

이: 네. '라라'의 세계요(웃음). 헤르메스의 실패는 아테리스의 인류가 입은 첫 '상처'같은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걸 실패라고 생각할지, 강해지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할지는 사람에 따라 달라도 된다고 생각해요. 그 역시 플레이어에게 질문하는 캐릭터니까요. '인간의 재정을 집행한다'라고 말한대로, 그의 인생을 걸고, 인간의 존재 방식을 물어보려고 했고....

이런 캐릭터는 단일 게임에선 아무래도 그릴 기회가 없었어요. 이야기가 간결할 수록 캐릭터 하나하나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각각에 기승전결을 붙여 이야기를 움직여 나가죠. 등장하고, 몇 가지 에피소드를 거쳐, 대답에 이르게 되는. 하지만 헤르메스는 14라는 장대한 이야기에 등장하는 한 명이고, 여러 인간 군상중 하나였습니다. 그렇기에, 그 자신의 대답에 이르지 못한 채 '헤매는 것'과 '묻는 것'에 집중하고, 인생은 반드시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며, 깔끔하게 완결되는 것도 아니고, 고뇌는 끊이지 않는다는 걸 체현하고 있어요. 이런 인간적인 부분이, '어찌 하지 못하는 것도 있다'는 고통스러운 현실같은 부분이, 이번 '효월의 종언'을 상징하고 있지 않나 하고. 한 창작자로서는 좀처럼 다룰 일이 없는, 드물고도 재미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합니다.

 

- 그런 의미로는 메티온도 그렇네요. 여러 별을 돌아보고, 절망을 보고, 그렇게 되어 버린. 그건 메티온이 그런 절망을 모두 삼켜 버렸기 때문일 뿐이고, 악은 아니라는 해석도 가능할 거 같습니다.

 

이: 그렇죠. 하지만 친구나 가족이 종말로 인해 죽은 사베네어의 사람들에게 있어서, 메티온은 명확한 악일지도 모릅니다. 좋은 면과 나쁜 면이 있는게 아니고, 모두 어딘가가 좋고, 어딘가는 나빠요. 헤르메스가 말한 '나는 분명 올바르지 않아. 하지만, 너희들도 올바르진 않아.'라는 대사대로요. 메티온과 헤르메스는 누구나 좋고 , 동시에 나쁘다는 것을 상징하고 있는 캐릭터이고, 인간의 단순하지 않은 부분을, 생애를 다해 표현해 준 아이들이라고 생각합니다.

 

- 메티온이나 헤르메스와 만나는 엘피스는,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지는 필드잖나요. 이 지역을 만들 때, 어떤 부분을 의식하고 있었나요?

 

이: '낙원'을 이미지로 한 묘사를 신경썼습니다.

 

오: 운해의 묘사는 지금까지도 아발라시아 운해 등에서 해 왔습니다만, 좀 더 인공적인 요소가 느껴지는 지역으로 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아모로트와도 비슷하지만, 아모로트 같은 쓸쓸한 분위기가 아니라, 엘피스는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색조로 해달라고, 몇 번이고 조정을 했죠.

 

요: 엘피스가 이 게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 되게끔 하겠다고 정하고 있었습니다. 엘피스와 같이 색조가 화려한 사베네어와 겹치지 않게 하기 위해, 사베네어의 색을 녹색쪽에 기울이기도 했고요.

 

- 탁 트인 푸른 색은, 엘피스를 위해 남겨 둔 거네요.

 

요: 그렇습니다. '천상계'라는 생각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극한으로 아름답고, 가장 별이 풍부하고, 표면상으로는 행복이 흘러 넘치는 세계. 하지만 한 발 잘못 딛으면 위험하기 그지 없는 느낌을 내고 싶어서 많이 조정을 했죠.

 

이: 밝음이나 섬세함, 아름다움 같은 것이, 헤르메스의 시점에서 보면 두려워 지는 거예요.

 

요: 플레이어 여러분에게, 조금 더 고대인의 무서운 점을 느끼게 하고 싶었습니다만, 의외로 좋은 사람이라고 받아들이신 분들도 많았습니다. 사명을 끝내면 하늘로 돌아가는 것이 아름답고 멋진 일이라던가, 자기들이 멋대로 혼을 갖는 존재를 만들어 놓고, 조금 문제가 있다고 소멸 시켜서 이데아로 돌려버리면 된다던가. 꽤나 아슬한 부분까지 써놔서,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굉장히 무서운 얘길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조금 더 그 시점의 의견이 나올 거라고 생각했는데, 에메트셀크와 휘틀로다이우스, 그리고 베네스의 파워가 너무 강했던 지도 모르겠네요(웃음).

 

- '칠흑의 반역자'에서는 고대인에 대해서 두려운 기분이 있었는데, '효월의 종언'에선, 익숙한 두 사람이 있어서 친근감 쪽이 강했을지도 모르겠네요.

 

요: 헤르메스가 '인간의 재정을 집행한다'라고 말했습니다만, 어떤 의미로 굉장히 공평해요. 이 재정한다는 건, '칠흑의 반역자'에서 에메트셀크가 몇 번이고 했고, 몇 번이고 배신당하고, 그 때마다 많은 수의 사람을 죽여왔던 일입니다. 에메트셀크는 갈라져 버린 동료나 사랑하는 사람을 되찾고 싶다는, 솔직한 감정으로 최후의 재정을 내립니다. 그렇게 보면, 헤르메스 쪽이 객관적으로 재정하고 있는거예요. 그러니까, 에메트셀크의 '재정'은 의외로 용서받고 있고, 헤르메스의 '재정'은 용서받지 못한다는게, 조금 의외였어요.

 

이: 헤르메스는 공정하긴 한데, 에메트셀크처럼 마음이 어딘가로 기울어 있지 않으니까... 공감하기 어려울지도 모르겠네요.

 

요: 그렇지. 에메트셀크의 경우, 거기에 감정이입하기 쉬워.

 

이: 동료를 되찾고 싶다는, 솔직한 "인간적인 정"이 있다보니.

 

- 어딘가 인간미가 있다는.

 

요: 헤르메스도 엘피스에 틀어 박혀 있지 않고 아젬과 함께 모험을 했다면 그렇게는 되지 않았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누군가가 같은 의문을 갖고, 같은 결과가 되었을지도. 아니면, 그대로 가서 결국은 "라라"가 되거나. (웃음)

 

- 역시 아젬의 힘은 대단하네요.

 

요: 천진난만한 것 뿐일지도 모르지만요(웃음).

 

이: 당시엔 드문 타입이었겠죠.

 

요: 헤르메스에 관해선, 누구나가 갖고 있는 싫은 부분을 들이밀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너무 받아들이기 어렵다란 분은, 동족혐오도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는 좀 SNS스러운 캐릭터라서요. 자신이 대답을 정하면 되는 걸, 자기 혼자선 판단이 서지 않으니까 이런저런 의견을 듣고 말죠.

 

이: 그 배경으론, '주변엔 분명 좋은 답을 가진 이가 있을거야'라고 생각하는게 있는데, 사실 그 자체가 무척 고대인스러운 사고 방식이에요. 당시의 아테리스는 낙원이고, 그것밖에 모르기에 외부를 그리는 게 한없이 긍정적.

 

- 그게 메티온을 우주로 보내고, 우주에서 희망을 찾아보자는 부분이군요.

 

이: 그런 그의 무른 부분을 만든 점이, 고대인의 세계가 얼마나 닫혀 있었는지를 엿보이게 해 준다고 생각합니다.

 

- 고대인에 관해 하나 더 여쭤보고 싶은 게. 휘틀로다이우스의 모습은 '칠흑의 반역자' 단계에서 이미 정해져 있었나요?

 

이: 명확하게 그림으로 그린 적은 없습니다만, '대체적으로 이런 사람이겠지'라는 이미지를 상정해서 썼습니다. 휘틀로다이우스는 '칠흑의 반역자'에서 출연이 굉장히 짧았기 떄문에, 짧은 시간에 캐릭터를 파악할 수 있도록, '아, 이런 타입의 사람이구나'라는 인식이 쉬운 캐릭터로 만들었어요. 결과적으로, 여러분이 상상하고 있던 휘틀로다이우스가 등장했다면 안심이네요.

 

- 에메트셀크와 휘틀로다이우스에 대해, '칠흑의 반역자'에서 '효월의 종언'에 이르기까지, 쓸 때 신경쓴 부분은 있나요?

 

이: '칠흑의 반역자'에서 등장한 휘틀로다이우스는, 에메트셀크가 만든 환영이고, 오랜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 미화된 기억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엘피스에서 만난 휘틀로다이우스는, 아모로트 쪽 처럼 조용하고 침착한 사람이 아닌, 인간미가 강한 편이죠. '칠흑의 반역자'때도, 이건 에메트셀크의 기억속에 있는 예쁜 휘틀로다이우스다, 라고 의식하면서 썼습니다.(웃음)

 

- 갈레말 제국과의 싸움은 초기부터 그려졌습니다만, '효월의 종언'에서 겨우 결말이 났네요.

 

요: 4.X때부터, 갈레말 제국을 붕괴시키자는 안은 나와 있었습니다. 갈레말드만으로 확장팩 하나는 어렵다고 생각했고, 이제와서 전쟁을 한다는 것도 아니지 않나 하는 것에서, 와해시켜두자는 걸로.

 

이: 맞아요, '도착 했을 땐 수도인 갈레말드를 파괴해 두자'라고 얘기했던 기억이 있네요.

 

요: 흑장미 복선도 깔아뒀고요.

 

오: 흑장미는 원래 사이드 스토리를 위해 만들어 뒀던 겁니다. 그걸 최종적으로 '칠흑의 반역자'에서 회수해서, 지금의 형태가 되었죠.

 

- '홍련의 해방자' 사이드 스토리에서 나온게 최초였죠. 그렇다고 해도, 갈레말드를 붕괴시켜 두자는 건 꽤 전부터 정해졌던 거네요.

 

이: 갈레말드는 꽤 넓고 밀도가 높은 거리라서, 전부 그린다고 하면 필드를 몇 개나 써야 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다만, 저희들 안에서 확장팩의 분배상, 갈레말드 만으로 복수의 필드를 사용하는 건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하나의 필드로 그리기 위해 부숴두자, 하고.

 

오: 그 대신, 갈레말 제국이라는 나라가 어떻게 망해가는가를 본편 이외에서도 그려두자고 계획했습니다. 그건 마츠노 씨가 협력해 주신 남방 보즈야 전선이나 웰리트 전역의 스토리 라인 등에 나눠놓고, 거기서 큰 나라가 망해가는 모습을 그렸기 때문에, 남은건 망한 모습을 보여 줍시다, 하고.

 

요: 갈레말드가 그 상황이 되어도 이상하지 않은 느낌이 난 건, 쭉 여러 컨텐츠에서 그려왔기 때문이죠.

 

이: 그 군단장들을 보고 있다 보면 '망하겠네'같은 느낌이 절실하기도 하고...(웃음)

 

- 와해된 나라에 가서, 제국측의 정의를 알아간다는 게 굉장히 인상적이었어요.

 

이: 갈레말드 편을 쓸 땐, 모든 것이 딱 맞아 떨어지는 기분 좋은 상태를 만드는 건 하지 말자고 생각했습니다. 무엇 하나 제대로 되지 않는 상태의 갈레말드를 구하러 가고, 도움 받는다는 심플한 구조로 보이면서도, 그것조차 잘 되지 않는. 그에 대해 알피노 일행이 어떻게 해야 할 지를 묻는거예요. 알피노 일행은 실패하기도 하고 힘든 경험을 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공존을 바라며 나아가죠. 그게, 나중에 그려지는 '하이델린이 인간에게 바란 강함'이었던 거예요. 갈레말드 편만 놓고 보면, 플레이어를 기분 좋게 만드는 요소는 무척이나 적기 때문에, '즐거워!'라는 감각이 되기 어렵다고 생각하지만, 쭉 이어서 이야기를 보았을 때, 거기서 그려진 갈등이나 강함이 지금의 인류를 상징하는 것이었다고 느껴주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 베네스 얘기가 나왔으니, 하이델린과 조디아크에 관해서도 좀 여쭤보고 싶습니다. 조디아크와 하이델린을 그려내는 방식이 굉장히 인상적이었고, 설마 조디아크와 83 레벨에 싸울거라곤 생각하지도 못했습니다.

 

요: 전체적인 구성을 생각하면, 조디아크, 하이델린, 그리고 마지막 보스라는 축을 만들기 위해선, 거기로 가져오는 수 밖에 없죠(웃음).

 

이: 달이라는 심플한 장소인 만큼, 쭉 달려나갈 수 있었다는 점도 크네요. 달이 복작복작했다면, 83레벨에 도달하게끔 하는 건 어려웠을지도 몰라요.

 

- 조디아크를 장악한 파다니엘에 관해서도, 아몬이라고 이름을 밝힌 순간에 성우가 마츠오카 상으로 바뀌는 게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조디아크이면서, 파다니엘이면서, 아몬이기도 한. 그려내는 게 어려운 캐릭터 아니었나요?

 

이: 아몬에 관해선 그 하나로 완결되는 게 아니고, 전신이었던 헤르메스의 에피소드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헤르메스로서의 기억을 끌고 있는 건 아니지만, 아몬도 생각대로 되지 않는 상황 속에서 무언가를 찾고 있던 인물이다보니, 겹쳐지는 부분이 있죠. 아몬 겸 조디아크와의 결말 장면은, 1주차 플레이 땐 '무슨 얘기야?' 싶을거라고 생각합니다만, 6.1에서 업데이트 되는 뉴게임에서 다시 한 번 플레이 해 보시면, 다르게 파악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오: 아몬이라는 캐릭터는 대답을 밖에서 찾는 사람이죠. 알라그 제국이 위기에 처했을 때에 시황제를 되살려 보고, 시황제를 되살린 다음에 문제가 생겼을 때는 우주 개발을 해보고. 어쨌거나 대답을 외부에서 찾는 타입이고, 그게 헤르메스와 잘 맞아 떨어져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 어딘가에서 혼이 이어져 있는 부분이 있었다라고.

 

이: 메인 퀘스트의 진행에 크리스탈 타워가 들어가 있는 건, 그라하 티아만을 위해서가 아니었던 거죠!(웃음)

 

- 확실히 클리어 한 후에 보면 그게 잘 느껴지네요. 또 압권이었던 건 베네스=하이델린을 그려내는 방법이었는데요, 하이델린은 6.0이 시작할 때 까진 윤곽이 애매한 캐릭터였죠.

 

요: '효월의 종언'이 발매되기 전엔, 악의 축 같은 취급이었어서 재미있었죠.

 

- 올드 샬레이안으로 향하는 배에서 대화하는 장면에서의 선택지도 '네 말을 더는 믿을 수 없어'라는 게 준비되어 있기도 했고요.

 

요: 그 부분은 메타였죠. 플레이어가 어떻게 느끼고 있는가를 생각해서, 그 선택지를 끼워넣었기 때문에.

 

- 플레이어의 여러 반응이 있었기에 그 선택지가 태어났다는 건가요?

 

이: 그렇죠. 다만, 거긴 좀 더 호의적인 선택지를 만들었어도 좋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플레이어 여러분의 안에선, 하이델린을 쭉 믿어온 분들도 있었기 때문에. 그 기분을 수렴해서 상냥한 선택지를 넣어뒀으면 좋았을 거 같아요.

 

요: 하이델린에 관해서는 아르고스의 존재도 컸다고 생각합니다. 달에서 만났을 때, 아르고스가 잘 따라주고 등에 태워준 걸로 애착이 생겼던 부분도 있어서. 이건 정말 잘 그려졌구나, 하고.

그리고 베네스의 '미래에서 온 게 아닌가요?'라고 묻는 장면을 어떻게 표현하는가도 정말 어려웠어요.... 초 멋대로 해석하는 사람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시선의 움직임부터, 텀을 두는 것 까지 신경써서 만들었습니다. 베네스가 '무언가를 눈치 채고, 어떻게 이론 구축을 했을까'라는 사고의 틈을 만들지 않으면, 타이밍 좋게 눈치 채는 만능인으로 보일수도 있으니까요.

 

- 하나 잘못 해 버리면 초연하달까, 친근감을 느끼기 어려운 캐릭터가 되었을 거라고. 실제론, 의외로 무투파인것도 맞물려서 굉장히 친밀함을 느끼기 쉬운 인상이었죠.

 

이: 초인적인 여신을 이미지 한 것도 많았다고 생각하면서, 그렇지만은 않고 '말이 잘 통하는 사람'으로 하고 싶었어요. 해결 방법에 관해서든, 사고 방식에 관해서든, 그렇게 길게 말하지는 않는. 본인 안에서는 이론을 초스피드로 구축해 가는데, 대답은 툭 던져내는. 그렇기 때문에 품위와 쾌활함이 공존하죠. 모험가를 이끌어 온 대선배는 그래줬으면 하는 바람도 있고...

그리고 요시다 씨가 말한 대로, 아르고스나 레포릿이라는 '하이델린이 만들어 낸, 하이델린 본인이 아닌 것'과의 만남을 통해서, 그 사람의 사람됨을 간접적으로 느끼고, 의심할 바 없는 존재라고 알아주도록 했습니다. 

 

- 베네스의 비주얼은 이런 방향성으로, 라는 의향은 있었나요?

 

이: 아트 발주시엔 '정숙한 여성. 다만 심지가 굳은 사람이라, 너무 부드러운 인상이 아니라 눈에 힘이 있어서 총명한 분위기가 느껴지게 해 주세요'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리고, 고대인은 전반적으로 머리 모양을 힘줘서 셋팅하지 않는다는 설정이 있어서요. 꾸미지 않는 이들이라 머리카락도 꽤 자연스러운 느낌을 내고 있겠지 하고 생각했기 때문에, 베네스도 그런 흐름에서 가볍게 묶는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요: 이쿠에의 아트에는 흔들림이 없으니까요. 그대로 나와서 바로 완성된 기억이 있습니다. 굳이 말하자면 모델링 쪽이 힘들었죠. 이쿠에의 아트는 선이 부드럽다 보니, 그걸 모델링으로 그대로 만들면 턱 라인이 둥글게 보이게 되니까요. 베네스의 모델링은 얼굴을 깎거나 해서 조정해 갔습니다.

 

- 하이델린이 되면 아마노 씨의 일러스트라는 인상이 강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요: 처음에 체크로 들어온 데이터의 하이델린은, 거의 베네스에서 달라지지 않은 얼굴이었습니다. 원래 베네스다 보니, 그 기분은 이해합니다만, 예를 들어 '조디아크를 보고, 엘리디부스라고 생각하는가'라고 한다면, 닮지는 않았죠. 베네스의 인상을 남기려고 하는 건 물론 좋지만, 만들어야 하는 건 어디까지나 하이델린. 베네스는 하이델린의 표정에 깃들게 하면 된다고 리테이크를 거듭했습니다.

 

이: 입술의 색이라던가, 머리카락 질감도 굉장히 신경썼죠.

 

요: 세대 차이일지도 모르겠네요. 저는 아마노 선생님의 그림을 옛날 그림부터 지금까지 팬의 시선에서 집요하게 몇 번이고 봐 왔으니까요. 주제 넘을지도 모르지만, 머릿속에는 아마노 선생님이 그리는 아트의 턱 라인이라던가, 옆을 보고 있을 때에 이렇게 된다는 게 바로 떠오릅니다. 어쨌거나, 그런 이미지가 형태화 될 때 까지, 세세하게 몇 번이고 리테이크를 했습니다. 젊은 세대의 모델러라면 지금의 아마노 선생님이 그리시는 작품의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에, 개발 팀 내에서 그린 모델링 삼면도에 가까워 지고 말거든요.

 

- '흡혈귀 헌터 D'라던가, 그 세대의 이미지죠. 그 정도로 신경쓴 부분도 있다 보니, 실제 만났을 때는 굉장히 감동했습니다. 오다 씨는 오랫동안, 설정으로 하이델린을 만드셨는데요, 지금의 형태가 된 걸 보고 어떠셨나요?

 

오: 아마노 선생님의 그림을 봤을 떄, 이런 모습이었구나 라고 납득하고 말았습니다. 하이델린의 모습은 개발 팀에서 아무도 본 적이 없는 것이었기 때문에, 거기에 생명을 불어넣어 주셨다는 감각이 굉장히 강했죠. 그렇기 때문에, 베네스의 모습도 납득이 갔고, 그렇게 이어진 건가 생각했습니다.

 

- 베네스는 어딘가 모르게 민필리아를 떠올리게 하는 부분도 있었죠.

 

요: 제 1세계의 레이드 '희망의 정원 에덴: 공명편'에서, 린으로 하이델린 킥을 했으니까요. 린의 앞에는 민필리아가 있고, 그 모습이 있었기에 지금의 하이델린이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의식 안에서 희미하게 이어져 있고, 그래서 그렇게 보인거라고 생각합니다.

 

- 하이델린 전도 굉장히 꼼꼼히 만들어 져 있었죠. 트러스트 시스템에 대응한 부분이라던가도 무척 놀랐습니다.

 

요: ID등의 트러스트에서 나오는 플레버 텍스트의 일부를 오다 씨와 함께 썼습니다만, 하이델린 전의 텍스트 조정은 마지막에 제가 담당했습니다. 하이델린 전의 에스티니앙의 어떤 대사를 어떻게 말하게 하는가에 관해, 오다 씨와 몇 번이고 메일을 주고 받았죠. 그 안에서 오다 씨가 만들어 온 에스티니앙과 니드호그의 관계성이 납득이 되어서, 10년째에 오다 씨와 굳게 악수한 순간이 있었거든요(웃음).

 

오: 있었죠(웃음). 트러스트의 대사에 관해서는 마지막까지 조정했습니다.

 

- 하이델린 전은 정보가 많았으니까요. 이노우에 씨의 하이델린 대사가 있고, 새벽 멤버들의 텍스트가 있고 해서.

 

이: 토벌전이나 ID의 대사에 관해서는, 목소리가 있는 부분을 제가 쓰고, 그 이외의 주고 받는 부분 등을 요시다 씨와 오다 씨가 써 주셨거든요. 3명 다 다른 날에 집필했습니다만, 어떻게든 텐션을 맞추면서 만들었습니다.

 

- 공동으로 그 흐름을 만들어 간 거네요.

 

오: 전투 도중에 봐야 하기 때문에, 동시에 말하는 건 몇 명 정도로 하자던가, 제대로 눈으로 쫓을 수 있게 세세하게 조정을 했습니다. 대사에 신경 쓴 나머지 기믹에 걸려버리면 본말전도니까요, 플레이를 거듭해 가면서 시행착오를 반복했죠.

 

요: 하이델린 전은 요코자와가 마지막까지 함께 해 주었습니다. 트러스트 시스템의, 일명 건비트를 요코자와가 만들고 있기 때문에 정말 아슬아슬 할 때까지 조정해 줬죠. 기믹의 타임라인과 대사가 겹쳐져서 새벽 멤버가 움직임을 멈추고 쓰러진다던가, 몇 퍼 정도 남으면이라고 하는 명령 커맨드를 만들 수 없기 때문에, 기술의 타임라인에 대사를 지정해서, 마지막은 거기서 몇 프레임 기다린 다음 표시하는 등... 정말 세세한 부분까지 조정해 갔죠.

 

- 토벌전의 트러스트 자체가 첫 시도였죠.

 

요: 사람에 따라 내는 대미지가 다르기 때문에, 반복해 전투하면서 '이 정도 레벨의 사람이라면 여기서 하이델린의 HP가 몇 퍼쯤 된다'라는 식으로, 몇 개인가의 패턴을 스스로 시뮬레이션 하면서. 어쨌거나 무척 힘들었습니다. 마지막 대사의 보수는, 플레이어 여러분이 '조금만 더!!' 하면서 레이드에서 격려하는 것 처럼 만들어 져 있기 때문에, 그 부근을 주목하면서 즐겨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오: 그건 정말로 잘 만들어 졌다고 생각해요. 이 전투가 없었더라면, 새벽 멤버와의 일체감이 한 단계 낮아졌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요: 이시카와 씨의 무리한 요구랄까, '8인 토벌전 트러스트 가능하면 좋겠는데, 하는 쪽이 좋을 거 같다고 생각하는데요. 마지막이고'라고 배틀 팀에게 부탁했었거든요(웃음). 처음엔 배틀 팀도 대답을 보류했었죠. '가능한 한 해보겠지만, 가능할지 어떨지는 명확히 얘기할 수 없어요. 최악의 경우 그렇지 않은 형태가 될 지도 모르고.'라고 개발 초기땐 꽤나 얘길 했죠.

 

이: '새벽 멤버가 밖에서 공격해 오는 형태여도 괜찮을까요?'라고 물어보기도 했죠(웃음).

 

- 어떻게든 배틀 팀이 건투해 주어서 지금의 전투가 만들어 진 거네요.

 

요: 컨텐츠 담당자도, 트러스트로 가능한 기믹을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무척 고전했죠. 트러스트는 인간이 아니다 보니, 프로그램 상에서 여러가지 판단을 해서 행동해야만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컨텐츠를 만드는 쪽도, 페이스로 클리어 가능한 컨텐츠로 만들어야 했죠. 거기에 더해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강한 야만신인 하이델린의 최후의 시련이기 때문에, 어중간한 컨텐츠면 안되고요. 정말로 힘들었다고 생각합니다만, 처음 만들어 진 게 너무 조직적이었다 보니, '정말로 미안한데, 전부 다 손을 좀 보자'라고 제안해서...

 

이: 다시 만들자고 들은 직후, 담당자가 얼마나 의기소침해 했는지 기억이 선명하네요...

 

요: 그걸 말하는 건, 솔직히 그 제작 난이도도, 설계를 생각하는 것도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저도 힘들었습니다. 최종적으로는 잘 만들어 져서, 혼신의 보스배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몇 번이고 반복해서 즐겨주시고, 어떤 상황에서 어떤 대사가 나오는지를 주목해서 즐겨주시면 기쁘겠네요.

 

- 울티마 툴레에서 '곁을 스쳐가는 목소리' 장면도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그 부분의 대사는 어떻게 정하셨나요?

 

이: 무식한 방법인데요, 예전의 목소리가 있는 대사들을 전부 다 찾아보면서...(웃음)

 

- 양이 엄청났을텐데요?!

 

이: 네... '신생 에오르제아'에서부터 음성을 전부 다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길이가 맞는 대사를 골래서.

 

- 그 장면에선 눈물이 터져버렸거든요....

 

요: 일본어의 어떤 음성을 사용할 지를 정하지 않으면, 다른 언어의 음성을 뭘로 할지도 정해지지 않다 보니, 로컬라이즈 팀이 할 말을 잃었죠. '이 타이밍에서 고른다고?!'라고.

 

오: 언어에 따라 문법이 다르다 보니, 일본어에선 이 음성을 쓴다고 정해도, 그걸 그대로 쓸 수는 없거든요.

 

이: 고른 대사의 전후에서 같은 의미인 것이면서, 길이가 맞는 걸 골라달라고 하는 느낌이었죠.

 

- 그건 로컬라이즈 팀 분들도 힘든 작업이었겠네요....

 

이: 로컬라이즈 팀도 굉장히 높은 온도감으로 어울려 주셨습니다. 덕분에 전 세계에 같은 플레이 체험을 전달할 수 있었습니다. 정말로 감사했죠.

 

- 로컬라이즈를 포함해서, 그래픽이나 시나리오, 배틀 팀의 여러분들이 하나가 되어, 플레이어에게 10년에 한 번 있는 큰 메세지를 전달해 주셨다는 걸 잘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럼 마지막으로, '효월의 종언'을 즐겨주신 플레이어 여러분에게 메세지를 부탁드릴게요.

 

오: 서비스 형의 게임은 운영이나 제작자의 기분만으론 진행할 수 없습니다. 하고 싶은 건 더 많을텐데, 서비스 중지라는 형태로 끝나버리는 게임도 많으니까요. 그 중에서, 10년 가까운 세월을 쭉 달려오면서, 하나의 마무리를 맞을 수 있었다는 건 정말 감사한 일이죠. 피날레를 맞았다곤 해도, 14는 앞으로도 계속 될 거고, 앞으로도 발전해 갈 겁니다. 지금 절찬 개발중이긴 합니다만, 이어지는 이야기도 기대해 주세요.

 

이: 개발 팀과, 즐겨주시는 여러분들께 감사드릴 뿐입니다. 이렇게 모두가 하나가 되어, 하나의 게임을 만들고, 즐겨나가는 건 정말로 귀중한 경험이구나 라고 생각하고... 메티온과의 마지막 대화에서 '도착할 수 있어서 다행이야. 내 여행에, 멋진 종점을 주어서 고마워.'라는 대사가 있습니다만, 정말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전개해 가는 건 물론입니다만, '효월의 종언'에 관해 보충하는 이야기도, 세세한 것이긴 합니다만 앞으로 나올 예정입니다. 이번 기회에, 또는 이후 뉴게임으로 즐겨주실 때, 감상이나 알아챈 것들을 이야기 해 주시면 기쁠거 같습니다.

 

요: 사전 인터뷰에서 말한대로, 저희는 최대 화력으로 여러분에게 최고의 게임 플레이 체험을 안겨드리는 것 밖에는 할 수가 없습니다. 이번엔 11년간 모아왔던 것을 전달해 드렸다는 느낌입니다. 앞으로의 14에서는, 또 함께 쌓아가는 것 부터 시작합니다만, 쌓아올리다 보면 또 엄청난 게임 체험을 전달해 드릴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