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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e_other/FF14

FF14 요시다 패미통 인터뷰 전문 번역 - 전편 -

by ashu 2021. 9. 7.

부셔버릴거야 분량 엄청 길어...


패미통 인터뷰 전편 : https://www.famitsu.com/news/202109/03232009.html

 

『FF14』ネタバレ全開の『漆黒のヴィランズ』秘話を吉田P/Dが赤裸々に語る(前編)。構想時に

『FFXIV』史上最高とも呼ばれる今回のシナリオが、どのような経緯でテーマが形作られ、どう制作が進められていったのか。そうしたところを探るべく、プロデューサー兼ディレクターの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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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칠흑의 반역자' 메인 시나리오는 각 캐릭터가 작가의 뜻을 넘어서 자연스럽게 움직이고 있는 것 같은 약동감이 있었습니다. 그 부분이 이번 이야기가 전세계 플레이어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은 요인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요시다 씨 본인은 개발 중 어느 시점에서 '이건 된다!'라는 느낌을 받았나요?

 

요) 어떤 확장팩도 '된다!'라고 생각하고 만들고 있어서 그 질문은 좀 어렵네요(쓴웃음).

 

- 그렇군요(웃음)

 

요) 그걸 감안하고 답한다면... '칠흑의 반역자'에서는 구 파판14를 포함한 서비스를 '홍련의 해방자'까지 전개해 왔던 걸 바탕으로 '세계의 수수께끼의 8할을 밝혀낸다'고 정하고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반응을 느꼈던 건, 개발이 진행됨에 따라  그런 사실들이 깔끔하게 이어져 가는 과정을 봤을 때일까요. 눈 앞에 대답이 착착 나오는 데다가, 그것들이 납득 가능한 상태로, 새로운 사실들이 제시되면 다음 전개로 스피디하게 진행되어 가고. 이후의 시나리오가 신경 쓰여서, 플레이 하는 것을 멈추는 것이 지금까지 이상으로 어렵다고 느꼈습니다.

한 명의 플레이어로서 보아도, 한 가지 이야기가 종반으로 돌입해 가는 분위기를 아주 잘 나타냈다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그런 것을 느낀 타이밍에 '된다!'는 감각을 느꼈을지도요. 시기적으로는 (2019년 5월 북미에서 개최된) 미디어 투어 개시 직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전부터 어느정도 자신은 있었지만, 각종 체크를 하며 실제로 접해보는 것으로, 형체화 되어 보였다... 그런 느낌이네요.

 

- 그 단계에서, 완성형에 가까운 버전으로 메인 시나리오를 플레이 했던 거네요.

 

요) 그렇죠. 제가 처음으로 쭉 플레이 했던 시기입니다.

 

- 이번 인터뷰를 앞두고 '칠흑의 반역자'를 다시 해 봤는데요, 이후의 스토리를 알고 있기에 더 재미있던 장면이 몇 군데나 있었습니다. 맨 처음, 크리스탈 타워의 지하에서 빛의 전사가 갈론드 아이언웍스의 마크가 새겨진 무언가를 집어들자 제 1세계로 보내지는 장면이 그 시작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이후로 이어지는 복선이 초반부터 여럿 배치되어 있다는 걸 새삼 깨달았습니다. 이건 '뉴게임'의 시스템을 활용한 재플레이를 염두에 두고 일부러 그렇게 한 건가요?

 

요) '뉴게임'이 있어서 그렇게 했다는 건 아닙니다. 저희는 늘 변하지 않는 자세로 만들고 있습니다만, 개발의 숙련도가 올라가면서 복선의 배치가 능숙해 진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방금 말씀드린대로 '칠흑의 반역자'에서 '세계의 수수께끼의 8할을 밝힌다'고 정했기 때문에, 대답을 제시하기 쉬웠습니다. 무언가 분위기만 풍길 필요가 없기 때문에, 그만큼 알기 쉬운 시나리오가 된 게 아닐까요.

 

- 확실히, 내용은 굉장히 농밀했지만, 이야기 자체는 굉장히 알기 쉬운 구성이었습니다.

 

요) 원초세계의 역사가 그대로 진행되었다면, '흑장미'에 의해 인류의 일부가 목숨을 잃고, 겨우 살아남은 민중은 식료품을 찾아 전란이 발생하고, 제 8 재해로 나아가게 됩니다. 이에 대항하기 위해, 그 후 약 200년의 시간을 들여서, 시드 일행이 시간의 날개와 오메가의 차원항해에 숨겨진 비밀을 과학적으로 해명. 크리스탈 타워의 에너지를 이용하여 역사 개편을 시도한다... 이것이 전제가 된 일련의 시나리오 입니다만, 이 흐름을 이후로도 끌고 갔다면, 이정도로 명확한 대답을 내놓을 수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는 이것들을 전부 밝히기로 했기때문에, 플레이어에게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이 늘어난 형태입니다.

예를 들자면, 아르버트의 모험도 이번으로 확실히 끝낼 생각이었기 때문에, 그가 걸어온 인생과 그 종착점을 거기까지 깊게 그려낼 수 있었습니다. 이후의 부분을 흐릿하게 만들거나, 최종적으로 결말을 전달하는 걸 미룬다거나 하면, 어디까지고 깊게 이야기 할 수 없게 되어버립니다. ... 솔직히 말하자면, 방금 전 이야기가 나온 '빛의 전사가 갈론드 아이언웍스의 문장이 새겨진 기계를 집어드는 장면'말입니다만, 시나리오를 담당한 이시카와(이시카와 나츠코)의 나이스 아이디어로, 그 장면은 저희들 사이에선 네타 회수가 되기도 했죠(웃음).

 

- 그 말씀은?

 

요) 크리스탈 타워 시리즈 시나리오의 마지막 장면에서, 네로가 소형 카운터를 절벽으로 던져버리잖나요. 네로가 떠난 이후, 그것이 무언가를 탐지합니다만, 실은 '칠흑의 반역자'에서 빛의 전사가 주워든, 빛의 전사를 소환하기 위한 좌표로써의 기계에 반응한 겁니다. 물론, 당시는 거기까지 생각하고 만든 건 아니고, 네로가 버린 카운터의 반응은 언젠가 새 레이드 던전을 만들 때를 대비한 것이었지만요.

한 때, 그 절벽 아래에 '금단의 땅 에우레카'라는 던전을 만들자는 구상이 있었고, 그걸 생각해서 '그 장치는 그 장소에 반응한 걸로 하자'라고 해서 그렇게 연출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 아시다시피 다른 컨텐츠로 '금단의 땅 에우레카'를 쓰게 되었죠.

 

- 그런 경위가 있었군요.

 

요) 원전인 파판 3의 '금단의 땅 에우레카'는 실제로는 던전이 아니고, 어떤 의미로는 상점에 불과합니다. (파판3의 '금단의 땅 에우레카'는 중보스가 다수 배치된 던전이지만, 최대의 목적은 크리스탈 타워 공략 전에 강력한 무기와 '닌자','현자'의 잡을 입수하는 것이며, 최심부의 상점에서는 플레어나 홀리 등의 마법이나 크리스탈 방어구를 구입할 수 있었다.) 던전의 기획단계에서 '이건 무리네'라는 결론이 나와서, '에우레카'라는 이름은 다른 컨텐츠에 쓰기로 했습니다. 그 결과, 네로의 장면이 붕 떠 버리는 바람에, '그 톱니에 비슷한 기계가 반응했다'라고 생각하게끔 만들어 져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도입부의 그 장면은 저희들 사이에서도 해답같은 게 되었죠.

 

- 확실히, 그런 예상을 했던 플레이어도 있었을 거 같네요.

 

요) '설마 네로가 던진 그 기계가?!'라고 말하는 의견을 발견하고, '아, 그렇게 생각해 주시는 분도 있어!'라고(웃음).

그러니까, '뉴게임'의 2회차 플레이를 의식하고 뭔가 특별한 걸 한 건 아닙니다. 하지만, 특별히 RPG는 처음부터 다시 한 번 플레이 하는 분들도 많으셔서, 그런 플레이어들에게 '이게 그거였나!'라고 생각하게끔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 자신도 좋아하는 미스테리 소설을 몇 번이고 다시 읽곤 하는데, '칠흑의 반역자'에서도 그렇게 해 주시는 분들이 분명히 계실테니까요. 그런 플레이어 여러분들에게 '이런 대단한 장치를 사용한 게임 표현이 가능하구나!'라던가 '거기까지 생각해서 만들었을줄이야!' 같은 놀라움을 맛보아 주셨으면 합니다.

물론, 모든 것이 이번 에피소드처럼 당시부터 기획되어서 수 년에 걸쳐 회수된 건 아닙니다. 하지만, 그것들을 잊지 않고 미래에까지 활용해 간다는 부분도 개발을 계속하는 묘미입니다. 그런 놀라움을 포함하여, 게임을 플레이하는 체험이게임 업계를 지망하는 계기가 된다면 더욱 기쁘겠고요.

 

- 이런 놀라움을 주는 의미로도, '효월의 종언'이 개막하는 11월 23일까지, 시나리오를 다시 한 번 보는 것도 좋을 거 같네요.

 

요) 그에 관해서 말입니다만, 사실 이전에 제가 해외 미디어의 인터뷰에서 대답했던 것에 관해 조금 번역 뉘앙스가 틀려있던 부분이 있었습니다. 저는, 특정 시나리오를 추천했던 것도 아니고, '신생 에오르제아'부터 '칠흑의 반역자'까지의 모든 이야기를 다시 한 번 플레이 해 달라고 추천한 것도 아닙니다.

물론 시간이 있다면 다시 한 번 처음부터 끝가지 플레이 해 주시면 기쁩니다만, 대부분의 여러분이 어려울 것이기 때문에, "'창천의 이슈가르드'나 '홍련의 해방자' 등, 좋아하는 시나리오만이라도 괜찮으니 다시 한 번 봐 주세요"라고 이야기 했었습니다.

 

- 그렇게 이야기하신 이유는 뭔가요?

 

요) '효월의 종언'에서 하이델린&조디아크 편이 완결을 맞이하는 것 뿐 아니라, 파판 14 전체로 보아도 '한 가지 이야기의 마지막'이라는 포지션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 때 알고 있던 캐릭터들이, 말하자면 카메오 출연과 같은 형태로 꽤 나옵니다. 좋아하는 시나리오만이라도 플레이 해 주신다면, 더 깊은 의미로 즐기실 수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메인 시나리오 외에도, 아직 해보지 않은 잡 퀘스트나 클래스 퀘스트가 남아있는 분들은 그걸 미리 플레이 해 두시면 더욱 즐기실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 해외 미디어엔 그렇게 이야기를 했는데, 그 기사를 기계번역하는 와중에 뉘앙스가 변해서 인터넷에 퍼져버린건 아닐까, 하고(쓴웃음).

 

- 자잘한 서브퀘스트 안에도, 놓친 중요한 장면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요) 거듭 말씀드립니다만, '효월의 종언'에서 파판 14가 끝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본편을 즐겨와 주신 플레이어일수록, 입꼬리가 올라가고 마는 타이밍이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빛의 전사는 꽤 오랫동안 모험을 해 왔기 때문에, 여러분도 기억이 흐릿해 진 부분이 있으실 것입니다. 시간이 있을 때, 좋아하는 부분만이라도 좋으니 여러가지로 봐 두시면 더욱 즐기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 이런 흐름이니 여쭤봅니다만, "하이델린&조디아크 편"이 완결을 맞는다는 점도 있고 하니, '효월의 종언'은 기존의 확장팩 이상으로 힘을 주어 제작하고 있나요?

 

요) 네. 전부 다 나온 다음에 '요 전번 이야기의 클라이막스가 더 신났었는데'라고 들으면 슬프니까요(쓴웃음). '칠흑의 반역자'에서 얻은 확신이 있기 때문에, 다음 '효월의 종언'에 관해서도 어느정도 확신을 갖고 있는 부분이 몇 군데 있습니다. 한 순간도 눈을 뗄 수 없는 전개가 펼쳐지기 때문에, 기대해 주셨으면 합니다. 물론, 그 이후의 전개도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플레이 후반에 가서도 쓸쓸해 지는 일은 없을리라 생각합니다.

 

- 단순히 '칠흑의 반역자'의 연장이 아닌거 같아 설레네요.

 

요) 다만, 그 고대인들조차 감당할 수 없었던 세계의 종말이니까요. 그렇게 쉽지만은 않을테니, 마음 단단히 먹고임해주세요.

 

- 지금까지 요시다 씨를 시작으로 하는 개발 스탭분들이 넘어왔던 시나리오면의 갈등이 '효월의 종언'의 경험으로 드러난다고 해도 될까요.

 

요) 갈등이라고 까지 할 정돈 아니지만요(웃음). 어찌됐든, 만만치는 않을겁니다. '칠흑의 반역자'가 여러분께 좋은 평가를 얻었다고 해서, 같은 것을 만들어도 의미가 없고, 그걸 바탕으로 한 '효월의 종언'이기 때문에 기대해 주세요.

 

- 방금 전 '세계의 수수께끼의 8할을 밝힌다'라고 말씀하셨는데, 남은 2할의 수수께끼에 관해 '칠흑의 반역자' 개발시에 리스트 업이나 세부 조사는 이루어 졌나요?

 

요) 아뇨, 딱히 리스트를 만들진 않았습니다. 자세히는 이야기 할 수 없지만, '이거랑 이거랑 이건 아직 내놓지 마'라는 직접적인 지정은 했습니다. 제가 지정한 요소 외의 것들을 내놓으면, 전체의 수수께끼에서 8할 정도가 되니 괜찮겠지, 하는 감각이었습니다.

 

- 몇가지 포인트만 표면에 드러내는 걸 자제했단 건가요?

 

요) "지정한 요소들은 아직 끝을 낼 수가 없기 때문에, 그에 관련된 이야기는 꺼내지 말자"라고 전해두었습니다. 한 편, 예를 들어 "하이델린과 조디아크가 야만신이라는 사실 까지는 이번 이야기에서 밝혀도 오케이"라는 이야기도 했습니다.

 

- 아씨엔도, 당연히 그 숨겨두어야 할 포인트에 들어가 있어도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만, '칠흑의 반역자'에서는 전모가 거의 드러나 있었습니다. 그런 부분을 이번 메인 시나리오에서 확실히 그려낸 것도, 초기 단계부터 정해져 있던 건가요?

 

요) 네. '홍련의 해방자'까지는, 언젠가 끝을 내야 할 세계의 수수께끼 중, 쭉 적으로 인식되어 온 아씨엔들이 정말 흐릿하게밖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당시는 "이야기 해야 할 기준이 부족하니, 아직 이대로, 흐릿한 상태로도 괜찮다"라고 이야기 했던 부분입니다. 대신 표면적으로 싸워야 하는 적을 확실히 그렸습니다. 예를 들어 갈레말 제국이 이에 해당하고, 자주 쓰는 수법이지만, 빛의 전사가 제노스에게 지는 장면을 만들었던 것도, 플레이어가 그에게 "가깝다"고 느끼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한편, '칠흑의 반역자'에서는, 세계의 수수께끼와 싸우는 방향으로 이야기를 끌고가기로 정했습니다. 한 때 가이우스나 토르당, 제노스가 있던 위치에 아씨엔이 선다... 그 순서가 돌아왔다는 느낌의 위치 선정입니다. 그렇다면, 흐릿하기만 했던 아씨엔을 확실한 캐릭터로 그려내야만, 플레이어도 후련하게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칠흑의 반역자'에서는 그것도 큰 테마의 하나로 잡고 있습니다.

 

- 그런 명확함도 플레이 하면서 확실히 느꼈습니다.

 

요) 그 경우에도, 주요 인물인 에메트셀크가 '5.0이 되어서야 갑자기 나타난 잘 모르겠는 사람'으로 받아들여지는 걸 피하기 위해, 지금까지의 모험이나 등장 인물들과 확실히 이어둘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아무래도 무대가 딱 맞아 떨어지질 않거든요.

 

- 갈레말 제국 초대 황제의 모습으로 나타나서, '또 이상한 놈이 나왔잖아' 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있네요(웃음). 그게 설마, 이렇게까지 인상에 남는 인물이 되리라곤 생각도 못했습니다.

 

요) 그 때 까지의 아씨엔이 그런 계열이었기 때문에, 또 알 수 없는 얘길 하는 사람인가? 라고 생각하게 되죠. (쓴웃음)

 

- '칠흑의 반역자' 개발 전의 인터뷰에서 요시다 씨가, 이번은 "혼을 계승하는 자"를 숨겨진 테마로 하고 있다고 하셨는데요. 그 말을 기반으로 플레이 해 보았을 때, 실제로 여러 장면에서 그런 부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슬슬 여쭤봐도 될 거 같은데, 이 "혼을 계승하는 자"라는 숨겨진 테마의 의미와, 그 목적을 들려주세요.

 

요) 저라기보단 시나리오를 담당했던 이시카와(이시카와 나츠코)가 정한 테마라, 그런 의미에서 느껴지는 맛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사전에 제 쪽에서 '이걸 숨겨진 테마로 하자'라고는 말하지 않았습니다.

 

- 이시카와 씨가 정하신 거네요.

 

요) 네. 이시카와가 "제 안에서 숨겨진 테마는 '혼을 계승하는 자'이기 때문에, 그걸 염두에 두고 체크해 주셨으면 좋겠어요"라고 얘기 했을 때 처음으로 그 키워드를 들었다고 기억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건 이시카와에게 듣는 쪽이 좋겠지만, "세계의 수수께끼의 8할을 밝혀낸다"라는 방침을 듣고, 아마도 "이어져 왔기 때문에, 지금이 있다"라는 테마를 자기 안에서 잡았다고 생각합니다.

이시카와는 자신의 소재 기록 노트에 "이건 세계를 구하는 영웅의 이야기이다"라고 써두었던 모양이라, "빛의 전사가 지금까지 했던 것들이 하나로 이어진다"는 자기 나름의 테마에 따라 써내려갔기 때문에, 그라하 티아, 오메가, 알렉산더의 셋을 연결하는 게 가능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라하 티아의 재등장은, 이시카와의 중요한 희망 사항이기도 했고요.

 

- 그 결과, 그야말로 전 세계 플레이어들을 감동시킨 이야기가 되었네요.

 

요) 자기가 정한 테마에 따라 열심히 이야기를 자아내 갔기 때문에, 플레이어 여러분도 그렇게 생각해 주시지 않았나 하고. 라이터의 역량도 그렇지만, 그걸 모두가 하나가 되어 게임 체험으로 승화시킨 개발팀도 대단했습니다. 덧붙여 여러분의 지금까지의 모험이 있었기에, 더더욱 '걸어온 길', '계승하는 자'라는 감각을 얻을 수 있지 않았나, 라고 생각합니다.

 

- 그 이야기를 한 건 언제쯤부터였나요?

 

요) 저희들은 시나리오를 몇 개의 'Act'로 나눠 제작하고 있는데, 대략 'Act 6'정도가 확장팩 한 개 분량이 됩니다. 대강 'Act 1'부터 'Act 3'까지를 제가 한 번 체크한 다음,  'Act 4' 이후는 2회째 체크로 넘긴다는 흐름이 되어 있는데, 아마 그 첫번째 체크 때 쯤이었다고 기억합니다. 참고로 '효월의 종언'은 'Act 7'까지 있습니다...

 

- '혼을 계승하는 자'라는 숨겨진 테마는 '칠흑의 반역자'에 그치지 않고 '신생 에오르제아', '창천의 이슈가르드', '홍련의 해방자'를 체험해 온 플레이어들의 혼도 계승한 이야기, 라는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요) 그러니까 '더욱 모에롭게' 느끼는 걸지도 모르겠네요.

 

- 이 이야기를 듣고 새삼 이번 이야기가 정말 멋진 것이었다고 실감했습니다.

 

요) "끝없이 이어지는 길고도 긴 길. 그대는 그곳을 계속해서 여행하고 있겠지. 그 모든 모험들은 그대가 걸으면 걸을수록, 점점 과거가 되어 갈거야. 그 곳에서 만난 사람들의 목소리를, 그 얼굴을 떠올리지 못하게 오는 날이 온다면. 그럴 때는 이것 하나만은 기억해 줬으면 해. 아무리 멀어진다 할지라도, 그 모든 모험은 오늘의 그대에게 이어질거야. 언젠가 느꼈던 기쁨이, 흘렸던 눈물이, 모두의 기도가 그대를 결코 혼자 두진 않을거야. 이 기억의 마지막에, 나는 그렇게 바라고 있어." 패치 5.3 마지막 장면에서 빛의 전사가 크리스탈 타워로 향해 가는 장면의 나레이션이 모든것을 상징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멋진 모놀로그입니다. 이 흐름에서 굳이 여쭤봅니다만, '칠흑의 반역자' 시나리오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고 한다면, 어느 부분일까요?

 

요) 으음... 이건 지금도 고민되는 부분이지만 '칠흑의 반역자'에는 "좋은 사람"만 나오지 않았나, 하고. ...정확히 말하자면, 이해를 잘 하는 사람이 많네요.

 

- 그렇기 때문에, 죄식자에게 그런 역할을 주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요.

 

요) 아뇨, 그건 아닙니다. 죄식자는 어디까지나 "눈 앞에 알기 쉽게 존재하는, 쓰러뜨려야 할 적"입니다. 어둠의 전사인 플레이어 여러분이, 제 1세계의 곳곳에서 싸우고, 그로 인해 구원받은 사람이 이번에는 어둠의 전사의 등 뒤를 받쳐주는. 이 구조는 굉장히 기분 좋은 구조죠.

하지만, 그 흐름에 모든 사람이 똑바로 향해 가고 있을 때, 제 안에선 차이 부부에게 해고 당하고 바우스리에게서 '율모어에서 뛰어내려라'라는 말을 들은 화가 트리스틀이, 이후에 그들을 용서하는 게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이 가지 않아서.... 굉장히 고민했고, 지금도 고민하고 있습니다(웃음).

 

- 절벽 위의 아미티 마을에서의 일 얘기군요.

 

요) 익사할 뻔 했던 걸 어둠의 전사들이 구해준 답례로, 트리스틀은 알피노에게 그림 도구를 넘겨줍니다만, 그 인연으로 그는 차이 부부와 재회하게 되죠.

 

- 확실히, 어떻게 할지 고뇌는 했지만... 이라는 전개였죠.

 

요) 그 장면은 시나리오 체크시에 제가 새로 쓴 문장까지 준비했을 정도였습니다. "나는 평생 당신들을 용서하지 않을거고, 두 번 다시 얼굴을 보고 싶지도 않아. 하지만, 나를 구해준 그 사람과 청년의 얼굴을 봐서... 협력은 하겠어. 하지만 잊지 마. 그건 당신들을 위해서가 아니야." 이런 취지의 텍스트를 썼었습니다.

 

- 말투도 그런 느낌이었었죠.

 

요) 굴그 화산의 다리 역을 맡는 거대 탈로스를 일으켜 세우는 장면에선, 빛의 전사가 '어둠의 전사'로서 걸어왔던 발자취가 전부 모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아래가 바다라곤 해도, 율모어의 그 높이에서 뛰어내리는 계기를 만든 사람을, 그렇게 간단히 용서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하고 굉장히 고민했습니다.

자기는 그저, 화가로서 솔직하게 그림을 그린 것 뿐인데, 라고. 모처럼 '칠흑의 반역자'가 엔터테인먼트로써 잘 만들어 졌는데, 그 하나가 가시가 되어버리고 마는 부분이 걱정되기도 했고... 하지만 저로서는, 그 가시도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으음, 어쩔까... 하고. 그런 것도 있고 해서 이틀 정도 계속 고민했습니다.

 

- 교체용 텍스트는 최종적으로 어떻게 되었나요?

 

요) 제 의견을 스탭에게 전달한 후에, 결과적으론 채용하지 않고 그대로 진행했습니다. 뛰어내리라고 직접 명령한 건 바우스리이지 차이씨가 아니다. 아마도 트리스틀은 알피노가 그렇게 했듯, 부부의 그림을 보이는 그대로, 그리고 나름 느낀대로 그렸다고 생각합니다. 누즈는 그게 마음에 들지 않았고.

하지만 그것도, 전부 환경이나 상황이 나빴던 것이다... 전부 딱 잘라 볼 수는 없지만, 지금은 큰 그림을 보자. 트리스틀은 그렇게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그런 인물일 것이다, 라고 해석했습니다. '칠흑의 반역자'라는 이야기의 테이스트는 이걸로 괜찮지 않을까, 라고.

 

- '칠흑의 반역자'에서 패치 5.55까지의 메인 시나리오 중에서, 요시다씨가 가장 마음에 들어하는 장면은 뭔가요? 플레이어로서도 괜찮고, 개발을 대표하는 입장에서도 괜찮습니다.

 

요) 어떤 의미로 전 가장 최초의 플레이어 같은 거니까, 하나를 고르는 건 어렵네요. 그래도 굳이 고른다면, 창작자로서의 감정도 있습니다만... '칠흑의 반역자'로 말하면, 위리앙제가 린에게 말을 거는 장면일까요.

 

- 일전의 디지털 팬페스 2021에서 KENN씨(위리앙제와 웨지의 성우)가 라이브에서 연기했던 장면이군요.

 

요) 위리앙제라는 캐릭터가 처음으로 말로 자기 마음을 전하는 장면입니다. 그는 예민한 감각의 소유자이기 때문에, 아마도 근처에 "영웅"이나 산크레드가 있다는 걸 기척으로 알아챘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그렇게 직접적으로 이야기를 하게 된 위리앙제의 성장과, 개발자로서 그런 장면을 준비할 수 있었다는 것에, 진심으로 잘됐다고 생각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위리앙제는 구 파판14의 메테오 계획 당시부터, 수상쩍은 분위기로 가득찬 인물이었으니까요(쓴웃음).

 

- 당시엔 저도 이 사람은 쭉 속에 뭔가 감추고 있다고 생각 했으니까요(웃음).

 

요) 겨우 자기 마음을 이야기 할 수 있게 되었죠. "저는 사람들 속에서 살아가는 걸 어려워 해서, 이걸 깨닫기 까지 시간이 걸렸습니다만"이라고까지 말해줄 수 있는 캐릭터가 되었고, 거기까지의 무대를 만들어 줄 수 있는 게임이 되었다고 실감했기 때문에, 감회도 깊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인상에 남았던 건, 린 일행을 쫓으려 하는 란지트 장군의 앞을 산크레드가 막아서는 장면입니다. 사실, 이 장면은 텍스트를 수정해 달라고 부탁했던 부분이기도 합니다.

 

- 뭔가 부족했나요?

 

요) 아마, 쓴 사람도 헤맸다고 생각합니다만, 산크레드에게 있어 아실리아(민필리아)와 린이 어떤 존재인가라는 부분입니다. "'여동생과 딸'이라고 확실히 얘기해 줬으면 한다"라고 전했습니다. 빛의 전사와 린을 보낸 다음, "보내지 않겠다. 여동생과 딸, 두 명의 가족을 향한 마음이다... 깰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지 마!"라고 한 다음 두 사람이 격돌합니다만, 이 시점에서 산크레드가 본 둘의 관계는 명확하게 해 두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전투가 끝난 다음, 산크레드가 완전히 대자로 쓰러져 버립니다만, 그 쓰러지는 방법이나 모습도, 굉장히 세심하게 조정한 부분입니다. 란지트 장군과의 격렬한 전투를 끝내고 여유도 없을테지만, 미남 캐릭터인 산크레드니까요, 누가 보고 있지 않아도 죽을 것 같은 상태가 되지 않는다면, 자연스레 쓰러진 뒤의 모습도 신경 쓸 거거든요. 마지막 한 마디에 목소리를 넣지 않은 것도 포함해서, 산크레드라고 하는 남자의 멋진 모습이 잘 표현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산크레드는 저로서도 당시엔 잘 모르는 인물이었습니다만, 파판14를 10년간 담당해 오면서, 이번엔 여기까지 왔구나 하고 느꼈던 게 굉장히 컸습니다.

 

- 패치 5.1 이후의 이야기에 관해선 어떤가요?

 

요) 패치 5.3의 마지막에서 원초세계로 돌아온 빛의 전사가 크리스탈 타워로 달려가는 중에, 수정공의 모놀로그가 흐르는 장면입니다. 그 장면을 보고 '낫쨩(이시카와 나츠코 애칭)은 이 말을 개발팀을 위해 준비한 거구나(웃음)'라고 느꼈습니다. "우리들이 만들어 온 길은 절대로 우리를 배신하지 않아"라는 취지의 모놀로그입니다만, 개발팀의 입장에서 봐도, 수정공의 말을 곱씹어 볼 부분이 있지 않나 하고.

 

- '신생 에오르제아' 당시부터 보아 왔던 크리스탈 타워에, 이야기가 최종적으로 집약되어 가는 것 처럼 보였습니다.

 

요) 저희에게 있어서도, 오랜 시간에 걸친 개발이나 운영은 모험과도 같은 것입니다. 앞으로 무슨 일이 있어도, 우리가 지금까지 만들어 온 게임은 절대로 우리를 배신하지 않겠지, 라고 받아들이는 것도 가능하니까요... 그러니까 그 부분은 '개발팀을 울리려고 했구만'하고 생각한 부분도 좀 있었습니다(웃음). 이시카와다운 대사구나, 라고. 그러고 보니 '칠흑의 반역자' 중에서 그 모놀로그와 짝을 이루는 장면이 있는데 기억하시나요?

 

- 네?

 

요) 굴그 화산에 거대 탈로스를 붙이려고 하는 직전에, 수정공이 바위 그늘에 앉아 쉬는 장면이 등장합니다만, 그 즈음을 찾아봐 주세요. 추억의 일기장에서도 상관 없으니, 수정공의 일련의 이야기를 쫓아가면, 그 모놀로그와 짝을 이루는 장면을 찾을 수 있을겁니다. 시간이 남을 때여도 괜찮으니, 한 번 찾아보셨으면 하고요.

 

- 플레이어로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기도 합니다만, 하데스 토벌전에 돌입하기 직전, 대 죄식자의 빛속성을 너무 받아들인 나머지 죄식자가 되어 가던 빛의 전사는, "영혼째로 가져가라!"라고 외친 아르버트와 융합하면서 그 위기를 회피합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에메트셀크는 빛의 전사와 교섭하는 조건으로 "빛속성을 제어해 제 것으로 만드는 것"을 내세웠죠. 최종적으로 에메트셀크는 불합격이라고 판단했습니다만, 아르버트의 영혼을 받아들이는 시점에서 결과적으로 그 조건을 클리어 했다고도 할 수 있을거 같은데 이 부분에 대해서 알려주세요.

 

요) 아마, 그 시점에서 제 해석과는 조금 다릅니다. 일단, 에메트셀크는 "진정한 인간"이라면, 그 정도 빛속성이 높아지는 것 쯤은 쉽게 컨트롤 하는게 당연하다, 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정도 진짜 인간과, 그가 말하는 '불완전한 것'의 차이는 크죠. '대죄식자의 빛속성을 고작 5~6체 먹은 정도인데, 너는 죄식자가 되어 버리는건가?'라는 생각이, 그가 실망하게 된 요인입니다.

 

- 그렇군요.

 

요) 뉘앙스적인 표현이 어려운 부분입니다만, 원래의 혼을 알고 있는 에메트셀크로서는, 몇개로 분할되든 대죄식자의 빛속성 같은 건 쉽게 억누를 수 있을텐데. 역시 너는 아젬, 또는 아젬과 닮은 자가 아니다. ... 결국은 불완전한 자이다, 라고.

 

- 되다 만 것이라고 판단했단 거군요.

 

요) 그게 심판의 결과입니다. 갈라진 몇개의 혼의 통합체에 불과한 빛의 전사가, 모든 빛속성을 제어한다면 인간 그 자체를 다시 볼 필요가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했던 거죠. 그러니까 여행의 과정도 직접 본 겁니다. 사람과 손을 잡는 것으로, 오히려 지금까지 자신들이 해왔던 방식과는 다른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빛의 전사의 혼은, 그가 잘 알고 있고, 어떤 의미로 경애하고 있었던 인물과 무척 닮아 있었다... 그런데! 하고, 에메트셀크는 그 한 사건으로 무척 실망한거죠. 이건 에메트셀크의 본심입니다.

 

- 그렇다는건, 그 후에 혼이 융합된다 한들...

 

요) 그 부분이 제 해석과 좀 다르다는 거죠. 다만 이건, 뭐가 정답이라던가 그런게 아니고, 어떻게 느낀다 한들 그게 정답입니다. 그러니까, 어디까지나 "제 해석과의 차이"인 거죠. 아르버트가 "영혼째로 가져가라!"라고 말한 것으로 확실히 한 단계 영혼이 보완되었습니다. "진정한 인간"의 혼의 강함에 한 발 다가섰죠. 어떻게든 그 시점의 빛속성 폭주는 제어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하데스 토벌전을 클리어 한 이후에 나오는 야슈톨라의 대사를 한 번 더 확인해 주셨으면 합니다만, 그렇게나 빛속성으로 엉망이 되어 있던 빛의 전사의 에테르가, 어둠 속성에 의해 상쇄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라고.

 

- 그러고 보니.

 

요) 하데스는 "진정한 인간"에게서 세계를 빼앗으려 하는 자에게, 전력으로 어둠의 힘을 부딪쳐 왔습니다. 그에 대해, 빛의 전사는 빛속성의 힘을 대량으로 소비하는 것으로 저항했죠. 이건 하데스 토벌전 중의 하데스 대사에서도 표현되어 있고, 전투 후의 빛과 어둠의 격돌 장면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결과, 빛의 전사의 안에 있는 빛과 어둠, 양 쪽의 균형이 잡힌게 아닐까? 즉, 에메트셀크는 어쩌면 이 국면을... 등등, 일련의 과정을 한 번 더 찬찬히 봐 주신다면, 또 다른 해석이 나올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하고. 물론 이게 정답이라고 하는 건 아닙니다만.

 

- 여러가지 해석 중 하나란 거네요.

 

요) 몇 가지 있을 수 있는 해석들 중 하나입니다.

 

- 또 한가지 여쭤보고 싶은게, '칠흑의 반역자'의 이야기에서, 산크레드는 어떻게 한들 가족을 잃어버린다는 것에 쭉 고민해 왔을텐데요. 심지어 그 대답은 린이 내리는 거라, 그의 심정을 생각해 보자면 가슴이 아픕니다. 직접적인 질문이라 죄송합니다만, 요시다 씨에게 이 부분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요) 산크레드와 프라민이 아실리아에게 갖고 있는 감정은 분명히 "오빠나 어머니 대신"입니다. 산크레드에게는, 아실리아는 가족이기 때문에, 아실리아의 바람을 최대한 존중해야만 하고, 자기가 아무리 슬프다 한들 최종적으로는 본인의 의사를 존중하고 그 바람을 지켜주는 쪽이 좋다.... 그것이 가족이라는 거라고 생각하고 있을겁니다. 한편으론, 자기 애정을 밀어부치는 것이 되더라도, 그걸 막아야 하지 않나 라고도 생각하고 있었다... 이 부분에서 갈등한 거죠.

하지만 아실리아는 후세에 희망의 등불을 이어가는 것이 자신의 사명이며, 삶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아실리아는 린이라면 빛의 전사나 산크레드와 함께 나아가는 것으로, 린 스스로가 후세에 이어가고 싶을 희망을 얻을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린의 그 선택에 대해서 아실리아는 '그 바람은 당신이 받아 주었군요. ... 나는, 그걸로 충분히 자랑스러워 할 수 있어요'라고 말하고 모든것을 맡긴거죠.

산크레드 입장에서는 가족을 잃는 것에 슬픔도 느꼈지만, 후회는 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자신은 아실리아와 직접 이야기도 가능했지만, 프라민은 그조차 하지 못했으니까요. 하지만, 그렇기에 원초세계에 돌아왔을 때, 산크레드는 그게 어땠는가에 대해 프라민에게 열심히 전달하려 했을거라 생각합니다.

어찌됐든, 란지트 장군과 싸운 후의 산크레드가 대자로 뻗는 장면을 다시 한 번 봐 주시면 그 부분의 심경을 전부 토로하고 있는 걸 아실 수 있을겁니다. 저로서도 그 장면은 굉장히 세심하게 만들었기 때문에, 산크레드가 어떤 심경으로 민필리아를 보냈는지, 확실히 그려내려고 했으니까요. 그 '입모양'이 어떤 대사와 딱 맞는지도, 어렴풋이 알 수 있지 않을까요.

 

- 저도 그 부분은 신경쓰였기 때문에, 다시 한 번 체크해 보겠습니다.

 

요) 이건 어디까지나, 저라면 이 한 마디를 말하게 하겠지, 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뿐입니다만. (웃음)

 

- 프라민의 얘기가 나온 김에, 이 부분에 관해서도 여쭤보겠습니다. 프라민은 이번 이야기에서 가장 안타까운 캐릭터라고 생각합니다. 서브 퀘스트 '작은 여행길'은 프라민의 "편히, 잠들렴."이라는 말로 끝을 맺습니다만, 개인적으로는 '그게 어떤 형태라 한들 살아있어 줬으면 했어'라고 말해줬으면 했습니다. 저로서는 프라민이 의외일 정도로 쉽게 아실리아의 운명을 받아들였다고 느꼈는데, 이 부분은 어떤가요?

 

요) 프라민은 아실리아가 빛의 무녀로서 제 1세계에 건너간 시점에서 심정적으로 한 번 헤어졌기 때문에 그 탓일지도 모릅니다. 어떻게 그렇게 쉽게 받아들였냐고 한다면, 그 아이의 의지로 모든것을 맡겼기 때문이고, 그렇기에 "편히 잠들렴"이라고 얘기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로서는, 사람이 사람을 안타깝게 여기는 전개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요...(쓴웃음) 다만, 적어도 프라민의 성격상, "영웅의 앞"에서 그 말은 하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 그렇게 고찰한 플레이어도 있었죠.

 

요) 아실리아를 보낸다, 는 현장에 있었던 빛의 전사에게, 프라민이 '그래도 살아있어 줬으면 했다'라곤 말하지 않을거라고 생각합니다. 프라민은 그런 인물이지 않을까 하고. 그 장면은 시나리오 집필진도 많이 고민하면서 썼으니까요.

 

- 잠깐 '칠흑의 반역자'에서 벗어납니다만, 일전의 디지털 팬페스 2021에서 열린 기조강연에서, '구 14는 스타트 지점이 처음의 6도시(림사 로민사, 그리다니아, 울다하, 이슈가르드, 알라미고, 구 샬레이안)가 될 예정이었다'라고 얘기하셨었죠. 각 도시의 대략적인 설정은 당시부터 존재하고 있었단 얘깁니다만, 각자와 연결된 시나리오의 골격은 요시다 씨가 이어받은 시점에서 이미 있었던 겁니까?

 

요) 이와오 씨(이와오 켄이치. 구 14 세계설정 담당)와 코지(마이클 크리스토퍼 코지 폭스. 로컬라이즈 총괄)가 당시부터 담당하고 있었기 때문에, 세부 설정은 확실히 잡혀 있었습니다. 다만, 각 도시를 잇는 시나리오는 아직 별로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구 14는 당시 rapture(2008년 6월 개최된 E3에서 스퀘어 에닉스가 차세대 MMORPG로 발표한 작품. 당시는 신작 타이틀이라기보다는, 코드 네임에 가까운 위치였다. 회장에서 데모 영상이 방송되었는데, 거기에는 크리스타리움과 닮은 시설이 그려져 있었다)라고 불리고 있었습니다만, 스타트 지점을 6도시에서 고를 수 있다는 사양은 개발 초기 무렵부터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파판 11의 스타트 지점이 3도시였던 걸 이어받아, 6도시로 정한게 아닌가 하고.

 

- 두배로 하려고 생각했던 거군요.

 

요) 단순히 그랬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각자의 역할은 명확히 정해져 있었고, 예를 들어 학술도시 샬레이안은 지성의 수도고, 세계의 지식이 여기에 모인다는 설정이었습니다. 한편 이슈가르드는 "용과 기사들"에 얽힌 요소가 전부 집약되어 있고, 초코보도 이곳에만 서식하고 있다... 그런 느낌입니다.

그런 흐름에 따라, 세계 최대의 해양 도시인 림사 로민사, 보든 부가 모이는 사막의 수도 울다하, 정령과의 대화를 축으로 자연과 조화하는 그리다니아, 한 때 많은 전란에 휩싸여 혁명까지 일어났던 내란의 도시 알라미고. 이런 설정은 꽤 정해져 있었습니다만, 각각을 잇는 시나리오는 제가 이어받은 시점에서도 거의 없었습니다.

아마도 구 파판14의 개발 초기를 넘어선 시점에서 '6도시에서 스타트 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이야기가 되어, 하나씩 줄여간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야에코 씨(사토 야에코. 파판 11의 기획자로 윈터즈 미션이나 프로마시아의 주박 등의 스토리를 썼다. 이후, 초기 파판 14의 메인 스토리를 담당. 현재는 다시 파판 11의 새 시나리오를 작성하고 있다.)가 플롯을 쓰기 시작했을 땐, 아마 4도시까지 줄어들지 않았을까요.

 

- 거기서 '그래도 많지 않나'라는 흐름으로?

 

요) '4도시도 무리다'라는 이야기가 되어, 아마 이슈가르드를 넣을지 말지 판단하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3도시에서 시작하는 게 되지 않았나, 하고. 아마도, 구 파판14의 시점에서부터 도시 입구인 대심판의 문이 존재했기 때문에, 맨 마지막에 이슈가르드가 떨어졌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가 맡게 되었을 때 '어째서 이정도로 판타지 요소가 없나'라고 스탭에게 물었더니 '그건 전부 이슈가르드 쪽에 있어서요'라는 대답이 돌아왔죠.

 

- 파판다운 판타지 요소가 전부 들어가 있는, 가장 중요한 이슈가르드가 아직 없었다. 그래서 확장팩의 제 1탄으로 이슈가르드를 무대로 택한건가요?

 

요) 그렇습니다. 무엇보다 대심판의 문이 이미 존재하는 것 뿐 아니라, 거기에서 이슈가르드가 보였기 때문에 '그걸 열면 되잖아'라고 플레이어 여러분이 생각할 거고요(웃음). 전부터 말씀드렸던 대로, 저는 MMORPG라는 장르는 확장팩을 발매한 단계에서 겨우 시작점에 서는 타입의 게임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만약 확장팩을 발매할 수 있다면, 모험의 무대는 이슈가르드밖에 없지 않나, 하고.

그에 더해, 당시의 '신생 에오르제아'에는 바다에 잠수한다, 하늘을 난다 라는 두 가지 게임 체험이 없었습니다. 거기서 파판이라고 하면 하늘을 나는 이미지가 강한 것도 있고 하니, '창천의 이슈가르드'에서 나는 탈 것을 추가했습니다. '창천'이라는 키워드도 거기서 나왔습니다.

 

- 당시의 이슈가르드는 파판 11의 쥬노 같은, 모험가가 모이는 중급자 대상의 도시로 상정하고 있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도시도 스타트 지점의 후보였다는 게 조금 의외입니다.

 

요) 6도시 전부를 시작 지점으로 할 예정이었는지, 돌아가며 방문하게 되는 건지, 상세한 부분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 그런 이슈가르드나 알라미고의 존재는 '신생 에오르제아'의 초기 단계부터 스토리에서 몇 번이고 언급되었습니다. 한 편 '칠흑의 반역자'의 제 1세계는, 플레이어에게 넘겨지는 사전 정보가 아주 적은 상태였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시나리오나 세계를 만들 때의 자유도는 지금까지의 확장팩보다 높았나요?

 

요) 틀림없이 높았다고 생각합니다. 한 편 '창천의 이슈가르드'에서는 구 파판14 시절부터 응원해 주시는 분들이 "용과 기사의 이야기"라는 판타지 요소를 즐겨 주셨습니다. 저로서는 그걸 실현 할 수 있었던 게 영향이 컸습니다.

 

- '홍련의 해방자'는 어땠나요?

 

요) 탈환하지 못한 알라미고라는 땅이 있으니, 그럼 여기일까 하고. 그렇지만 '알라미고는 좁다는 사실을 기억해 주세요'라고 오다(오다 반리. 수석 스토리 디자이너)가 얘기한 것도 있고 해서, 예상대로 알라미고라고 보이는 척 하면서, 큰맘 먹고 동방지역도 합쳐서 '해방자의 이야기'를 써내려 가는 것에 도전했습니다.

 

- 확장팩의 컨셉은, 매번 요시다 씨가 안을 내놓나요?

 

요) 확장팩에서 뭘 할지, 어떤 모험을 할지 라는 근본적인 컨셉은 제가 내놓고 있습니다. 그런 영향도 있고 해서, '홍련의 해방자'를 지났을 무렵엔, 슬슬 플레이어 여러분도 지금까지의 기존 노선에 질려가지 않을까 하고.

'칠흑의 반역자'가 발표되기 전엔, '슬슬 갈레말 제국에 가는걸까'라던가 '슬슬 샬레이안이 무대가 되는건가'하는 예상이 보였기 때문에, 뭘 발표해도 '그럼 그렇지'라고 말할 것 같은 세계를 무대로 하는 건 피하는 편이 좋지 않을까 했습니다. 제가 늘 말하는 거지만, 플레이어 여러분을 매번 놀래켜 드리고 싶고, 저희들은 그걸 달성하기 위한 조건으로써 여러분의 '질림'과 싸워야만 하니까요.

물론, 십여년 전에 누군가가 깔아준 노선에 따라 퍼즐 조각을 맞춰가듯 만드는 것도 즐거웠지만, 슬슬 여러분께 '뭐?!'

라는 반응을 듣고 싶었습니다. 모처럼 세계가 14조각이 나 있다는 설정을 만들었으니, 0부터 개발 가능한 이점을 생각하면, 이것들 중 하나를 슬슬 써봐도 되지 않을까... 그런 부분에서부터 구상을 짜내어 갔습니다.

다음은 "영웅", "빛의 전사"라는 고정된 워드를 뒤집어 보자, 하고. 그 덕에 필드의 설계도 꽤나 자유롭게 가능했고, '빛의 범람에 의해 집어 삼켜지려 하는 세계'라는 테마에 따라, 새로운 도전이 가능했습니다.

 

- 대표적인 부분이라고 한다면, 어느 부분이 새로운 도전이었나요?

 

요) 빛의 전사는, 세계에 밤을 되돌려 주는 어둠의 전사가 된다, 라는 설정이 그렇습니다. 컨셉적으로는 "마치 천사가 내려올 것 같은 하늘. 빛무리로 가득 찬 세계"라는 부분에서부터 착수했습니다. 확실히 지금까지의 확장팩과 비교하면 자유도는 높았습니다만, "원초세계의 거울상이다"라는 베이스의 설정은, 당시부터 철저히 하고 있었습니다.

근원인 에테르는 같지만, 세계가 분열하고 약 1만년 이상이나 시간이 지났으니, 각 세계가 걸어온 역사는 완전히 다를 터. 즉, 어렴풋하게 흔적은 남아 있지만, 서로 다른 역사를 걸어온 세계를 만들려고 했습니다. "원초 세계의 거울상이다"라는 방침에 따라 말하자면, 레이크 랜드는 모르도나의 은빛 눈물 호수 주변에 해당합니다. 제 1세계에는 미드가르드 오름이 없기 때문에, 그 대신에 비스마르크를 배치. 원초세계의 비스마르크와는 다르지만, 베이스가 고래같은 생김을 하고 있는 이유 역시 그 방침을 지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 그 호수의 베이스는 은빛 눈물 호수였던 거군요.

 

요) 네. 그 외에도 레이크 랜드에는 보라색의 나무가 울창합니다만, 원초세계의 크리스탈 타워 주변은 보라색의 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사실은 거기에서 갖고 온 거기도 합니다. 한편 일 메그는 제 7재해로 한랭화가 진행되기 전의 커르다스가 베이스입니다. 이슈가르드 주변지역의 원래 특징인 판타지 분위기를 더욱 강화시켜서, 요정향이라는 장소로 만들었습니다.

 

- 그렇다는건, 라케티카 대삼림은 검은 장막 숲인가요?

 

요) 그렇습니다. 완전히 다른 패턴의 삼림이지만, 원초세계의 조용하고 엄정한 검은장막 숲에 비해, 라케티카 대삼림은 정글 같은 발전을 이루어 낸 장소입니다. 그 나무의 수동(樹洞; 나무 구멍)에서 생활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고, 거기에는.. 이런 식으로 설정을 만들어 갔습니다.

 

- 암 아렝은 아마도 다날란일까요?

 

요) 예상하시는 대로, 암 아렝은 다날란에서 끌고 왔습니다. 한 때 존재했던 나바스아렝은 원초세계의 울다하처럼 번영했지만, 빛의 범람으로 붕괴되었다는 설정입니다. 그리고 율모어는 물론 림사 로민사입니다. 그 건물 형태는 림사 로민사를 이미지로 만들었습니다.

 

- 율모어는 뒷돛대(림사 로민사 여관)의 건물을 그대로 쓴 게 아니라, 처음부터 다시 만든건가요?

 

요)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구 파판 14때부터 존재한 건물이다 보니, 그대로 가져오면 이동 동선이 길어지는 문제가 있어서, 처음부터 다시 만들었습니다. 분위기는 그대로 남긴 채 화려하게 장식한 다음, 황혼의 세계에서 살아가는 모든 부유층이 모이는 환락가라는 포지션으로 만들었습니다. 여기까지의 설정은 '칠흑의 반역자'의 시나리오 합숙 쯤에서 후다닥 전제를 정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템페스트에 관해서는 합숙에선 일단 보류하고, '시나리오 흐름에 따라 정하자'라고.

 

- 그 이후로 어떻게 개발이 진행되어 갔나요?

 

요) 통상적인 확장팩 제작의 흐름은, 테마 베이스가 대강 정해진 다음, 근처의 회의실을 빌려서 시나리오 팀과 제가 3일간 합숙을 합니다.

 

- 시나리오 합숙이군요.

 

요) 네. 그 단계에서 '여기서부터 시작해서, 이 장소에서 이걸 하고 다음으로 넘어가자'라는 대략적인 흐름을 결정하고. '여기는 레벨 몇의 보스가 필요하겠네'라는 기초적인 게임 체험은, 초기 단계에서 베이스를 정해놓고 있습니다. 그렇게 하면, 예를 들어 '지난번 반성점을 살려서, 이 쯤에 이런 장치를 넣자'라는 이야기가 가능해 집니다.

지금까지의 시나리오 합숙에서는, 그 때의 일련의 대화를 이시카와가 회의록으로 작성해 놓기 때문에 그걸 기반으로 시나리오 스탭들이 어느정도 초기의 메인 시나리오 플롯 구상을 짜나가는 형태입니다. 그렇게 세계 설정 면에서 어긋난 요소를 사전에 조정한 다음, 본격적인 시나리오를 집필하는 담당자를 정하는 흐름입니다.

 

- 거기서 담당이 배정되는 거군요.

 

요) 매번 담당이 다르기 때문에, 사전에 정하는 게 아니라 협의 후에 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홍련의 해방자'때는 오다와 이시카와가, 플롯을 분담해서 둘이 써나갔습니다. '칠흑의 반역자'때는 이시카와가 '제가 전부 쓸 수 있으면 한 번 시도해 보고 싶습니다.'라고 말했기 때문에, 그렇다면 하고 이시카와에게 맡겼습니다.

파판 14 개발팀은 담당자의 의사를 존중하는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스스로 지원한다면 '그래, 힘내!'라고 정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까지 정해졌다면, 그 뒤의 필드 발주는 동떨어진 상태로 진행됩니다.

 

- 구체적으로는 어떤 흐름으로 진행되나요?

 

요) 레벨 디자인 팀과 백그라운드 팀(BG팀)에게 '이번 확장팩은 지역 수가 이정도 있고, 각각의 테마는 이렇게 되어 있다'라고 전달한 후, 아트 팀에게 '일단은 아트 워크 제작에 착수해 주세요'라고 부탁합니다. 이 단계에선 전체 설계를 말한다기보단, 일단 이미지 베이스로 설명하는 형태입니다.

예를 들어 일 메그라고 한다면 요정향이 테마인 것을 전달한 뒤, 이슈가르드와 같은 에테르로 구성되어 있는 장소이기 때문에 그곳과 마찬가지로 드높은 절벽은 있지만, 물이 흘러 떨어지는 곳이나 아름다운 호수 등 독특한 풍경도 있다... 이런 이미지를 설명하고, 아트 팀에게 일단 한 번 좋을대로 그려보게끔 합니다.

그 작업이 끝난 후, 저와 시나리오 팀이 모여서 아트 스탭들이 그린 각 작품을 테이블 위에 늘어놓고 '이것과 이것이 마음에 드니, 이 부분이 최종점이겠다'라는 식으로 상담을 합니다. 그런 회의를 각 지역단위로 한 다음, 이걸 기초로 레벨 디자인 팀이 지역의 대략적인 배치를 나타내는 백지도를 작성합니다. BG팀과 함께, 백지도에 조금씩 아이디어를 넣어갑니다.

물론, 시나리오를 진행하는데 있어 빠질 수 없는 최소한의 정보는 사전에 전달합니다만, 그 외의 요소는 모두의 아이디어로부터 생겨나는 것이 많습니다. BG 팀에는 각 장소별로 반드시 지역 담당자를 두기 때문에, 폴리곤의 목업(실물 크기의 시작품)을 만들면서, 그 사람을 중심으로 기획이나 이야깃거리를 추가하며 만들어 나갑니다.

 

- 확실히 '신생 에오르제아'의 발매 전에, 백지도 상에 시설이나 장소 등이 적혀져 있는 자료를 보여주신 적이 있었죠.

 

요) 그것과 같은 겁니다. 파판 14는 지금도 그 방식을 답습하고 있습니다.

 

- 확장팩에서 추가되는 새 지역의 작성 방법이라고 한다면, 이야기의 도입부에서 출발해서 마지막으로 향하는 아이디어를 내 가면서 진행하는 느낌인가요?

 

요) 필드에 관해서는 전부 병행작업합니다. 확장팩은 일단 테마를 정한 다음 전체를 세분화 하고, 공정을 병렬화 해나갑니다. 사실 '칠흑의 반역자'의 구상을 하고 있던 당시, '각성 에오르제아'라는 이미지도 있었습니다. 신생 지역의 다른 버전을 만들까 하고도 생각해서 꽤 고민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 그건 굉장히 흥미로운 얘기네요.

 

요) 당시는, 어떻게 해서든 '신생 에오르제아' 지역에서 비행 탈것을 불러내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습니다만, 그 작업 코스트를 낼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확장팩의 개발을 계기로, 비행 탈것에 대응한 "신생 에오르제아의 패러랠 월드"를 추가하자, 하고. 그리고 기존의 신생 지역과 패러랠 월드의 신생 지역을 왕복하는 타입의 모험으로 하면 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 말 그대로 뒷세계라는 느낌이네요. 어떤 지역을 상정하고 있었는지가 굉장히 신경쓰입니다.

 

요) 예를 들자면, 제 1세계의 통합이 목전에 다가온 탓에, 원초세계와 제1세계의 필드가 차원의 경계선 아슬아슬한 부분에서 겹쳐져 버린 상태... 그런 이미지일까요. 마지막 한 번으로 통합이 달성되어 버리면 제 1세계는 완전히 소멸되어 버리기 때문에, 두 세계를 왔다갔다 하면서 그걸 막는다, 라는 전개입니다.

그렇게 이야기를 마지막까지 진행한 단계에서, 기존 필드를 확장팩으로 제작한 최신 지역으로 바꿔버리면, 비행 탈것 대응이 달성된다, 같은 구상을 했습니다. 일석이조 아닌가 하고(웃음).

이게 실현 가능한가 꽤나 매달렸습니다만, 최종적으로는 실현되지 못했습니다. 저는 시스템에 의한 지역 개편을 개발측의 사정만으로 실시하는 것 보단, 스토리와 연결해서 전개하는 쪽이 재밌다고 생각하는 타입이라, 이번에도 그렇게 하는 쪽이 '굉장한 일을 하고 있구나'라고 느끼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 아주 재미있어 보입니다만, 그 아이디어는 왜 실현되지 않았나요?

 

요) 가장 큰 문제는, 아무리 해도 밋밋했다는 겁니다. 비슷하지만 다른 것이라곤 해도, 이미 신생 지역은 시각적으로도 익숙하기 때문에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니다'라고. 결국, 그 아이디어를 제 1세계에 그대로 살려서, 같은 에테르로 만들어 진 '비슷하지만 다른 장소'를 만들어 내게 되었습니다.

 

- MMORPG는 플레이어가 주인공인 이상, 과도하게 개성을 부여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멋대로 스토리 측에서 '사실 당신은 이런 인물이었습니다'라고 이야기 하기 어렵기 때문에, 그런 의미에서 온라인 게임에서 주인공의 포지션을 정하는 건 어려운 게 아닐까 하고. 하지만 이번 '칠흑의 반역자'에서는 그런 부분을 오히려 강점으로 하고 있구나 라고 느꼈습니다. 예를 들자면, 하데스와의 결전에서, 다른 세계의 빛의 전사를 술식으로 불러오는 장면을 보고 굉장히 감동했습니다만, 그건 온라인 게임이기 때문에 가능한 연출이라고 생각합니다. "플레이어는 주인공이다"라는 부분을 어떤 의미로 반대로 이용해 이야기에 적용 시킨것도, 지금까지 쌓아왔던 것이 피어났다고 할 수 있을까요?

 

요) 처음부터 노리고 한 건 아닙니다만... 저는 원래 드래곤 퀘스트 시리즈도 담당했었기 때문에 '내가 주인공이다'라는 RPG에는 애착이 있습니다. '드래곤 퀘스트'가 파판과 가장 다른 점은 플레이어 자신이 주인공이라는 점입니다. 이건 지금도 호리이 씨(호리이 유지. 드래곤 퀘스트 시리즈의 창작자)가 말씀하시는 겁니다만, '주인공은 멋대로 움직이지 말아줬으면 한다'라고. 이전엔 "끄덕이다"라는 동작마저도 토론의 대상이 되었을 정도니까요. 최근엔 꽤나 규제가 느슨해 진 편이지만, 드래곤 퀘스트에 관해선 호리이 씨의 생각쪽이 옳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그건 어째서인가요?

 

요) 드래곤 퀘스트는 자기 이름으로 플레이 하는 분이 많기 때문입니다. 반면, 파판의 경우 클라우드 스트라이프로 대표 되듯, 강렬한 개성을 가진 캐릭터의 모험을 체험하는 식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온라인 게임으로 파판을 만들려 했을 때엔, 또 다릅니다. 저는 예전부터 MMORPG 플레이어라서 잘 알고 있습니다만, 플레이 하는 입장에선 '나는 나'라는 의식이 강하기도 합니다.

 

- 어떤 의미로는 모순같은 것이 생긴다는 거군요.

 

요) 캐릭터를 작성하는 건 자신이기 때문에, 말 그대로 유일무이한 존재입니다. 그걸 고려하며 MMORPG를 만드려고 하면, 아무래도 성가신 모순들이 생기고 맙니다. 제 안에서 파판은 "주인공이 드라마틱하게 세계를 구하는 이야기"이길 바랍니다. 한 편 드래곤 퀘스트와 같이 "내가 만든, 내 분신인 캐릭터"를 영웅이나 용자처럼 그리게 됩니다.

일단, 파판 14를 신생하는데 있어, 주인공은 절대로 플레이어 자신이어야 한다고 정했습니다. 세계를 구하는 사람들의 옆에 있는 방관자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플레이어 자신이 이야기의 중심에 있다고. 주인공에게 드라마 성이 요구되는 파판이지만, 이 결정에 따라서 처음엔 호리이 씨의 방침을 따라 감정 표현 액션의 제약을 꽤나 엄격하게 했습니다. 그 덕에, 빛의 전사가 "끄덕이는" 장면도 꽤 적었을 겁니다.

 

- 빛의 전사가 "끄덕이는"건, 뭔가 전용 선택지를 골랐을 때 정도였을지도 모르겠네요.

 

요) 플레이어의 의지가 개입했으니까요. 거기서부터 조금씩 허가해 간 건 '창천의 이슈가르드' 막바지 무렵이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그 후, 조금씩 플레이어 여러분의 반응이나 원하는 드라마성의 한계를 찾아가면서 동작을 완화해 갔습니다. '홍련의 해방자'에서 제노스와의 전투에 패배한 뒤 분한 표정을 하는 장면이, 아마 표정 표현에 관한 최초의 전환점이었을 겁니다.

 

- '창천의 이슈가르드'의 오르슈팡 장면에서 보인, 빛의 전사의 표정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요) 그 장면도 아슬아슬할 때 까지 조정했습니다만, 카메라를 위에서 보는 시점으로 한 다음, 눈을 내려 깔고 감는다는 정도의 표정밖에 하지 않습니다. 그 후에, 빛의 전사의 감정표현에 관한 방침이 개발팀 내에 침투해 갔다는 느낌입니다. 주인공은 자신. 세계를 구하는 것도 자신. 그건 좋지만, 마지막에 남는 것이 "야만신 토벌전에서 등장하는 나 이외의 7명의 캐릭터는 누구일까?"라는 이야기죠.

 

- '신생 에오르제아' 때 부터, 그런 이야기가 있었던 거 같네요.

 

요) 꽤 있었죠(쓴웃음). 당시는 '모험가 길드에서 파견된 건 아닌가'라는 식으로 두루뭉술하게 하고 있었습니다. 그것도 4.x시리즈 쯤에서 야만신이 내뿜는 신도화 빔(에테르 방사)를 튕겨내는 부분쯤부터, 이 핑계가 점점 통하지 않게 되었죠. 새벽의 혈맹에 주요 인물 외에도 여러 멤버가 소속되어 있는 이유나, 빛의 가호를 갖는 이능력자를 모으고 있다는 설정도 이 쯤을 보완하기 위한 의미도 있습니다.

 

- 이 토벌전을 이기기 위해, 새벽의 혈맹에서 지원이 온 걸지도 모른다, 라는.

 

요) 시나리오 중에서도 '당신들 모험가 팀은 야만신 대책쪽을 부탁해'라는 흐름이 되어 있었죠. 어쩌면 플레이어 자신의 연줄을 써서 신도화 되지 않는 동료들을 모았던 건... 그런 식으로 넘겨 왔지만 슬슬 무리가 아닐까 하고(웃음). 아무리 그래도 제 1세계까지 넘어와 버리면 새벽의 혈맹 그 외의 멤버를 토벌전에 부를 수 있을리가 없으니까요.

 

- 그도 그렇네요(웃음).

 

요) '홍련의 해방자' 쯤부터 '다른 세계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니, 거기서 불러오는 걸로 하면 되지 않나'라는 이야기를 반쯤 농담삼아 했었습니다. 이후, '칠흑의 반역자'의 하데스 토벌전에 돌입하기 전의 연출에 관해, 이시카와가 '수정공이 전이술을 쓰고 있으니, 차원의 틈새를 통해 다른 세계에서 같은 혼을 가진 사람들을 모은다는 식으로는 안될까요'라고 새삼 제안을 받았습니다.

빛의 기둥이 생기고 거기서 다른 동료가 나타나는 연출을 보고, 이건 정말 잘 적용 시켰구나, 하고. 아젬이 갖는 힘이 '필요한 때, 필요한 곳에, 필요한 별을 불러 온다'라는 것도 이 착상에서였죠. 질문에서 있었던 대로, 개발중의 하데스 토벌전의 그 장면을 보고, 저희도 '온라인 게임이기 때문에 가능한 연출이네. 굉장히 납득가게 보인다'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 그 최종 결전 장면을 보고 굉장히 납득해 버렸습니다.

 

요) 다만, '칠흑의 반역자'가 시작되고 좀 지나고 나면, 개구리나 새끼 돼지가 나오게 되지만요(쓴웃음).

 

- 감동해서 엉엉 울고 있는데 그 와중에, 인형옷을 입은 캐릭터가 속속 등장하는(웃음).

 

요) 최근엔 닭도 나오죠(웃음).

 

- 생각해 보면, 첫 플레이 때는 다른 멤버들도 제대로 된 복장을 하고 있었죠.

 

요) 그렇게 되게끔, 하데스 토벌전 직전에 "AF"라고 하는 직업 전용 장비를 건네는 시나리오가 되어 있습니다.

 

- 그렇군요!

 

요) 가장 파판을 상징하는 모습으로 싸워줬으면 하고.

 

- 경우에 따라선, 하데스 토벌전을 클리어 한 다음에 직업 전용 장비를 입수할 가능성이 있던 걸, 사전에 입수하도록 만들었던 거군요.

 

요) 네. 만렙 후에 입수하는 흐름이 되면 문제가 두 가지 생겼습니다. 하나는 지금 말씀드린 하데스 토벌전에서 분위기가 고조되지 않는다는 점. 나머지 하나는, 레벨 80의 석판장비가 생기는 걸로, 직업 전용 장비의 수요가 짧아지는 것입니다. 이걸 피하기 위해, 메인 퀘스트의 필수 동선상에 직업 전용 장비를 넘겨주게끔 했습니다.

이번 '칠흑의 반역자'의 이야기는 특히 주인공에게 포커싱하고 있는 것도 있어서, 그에 따라 직업 전용장비의 모습 그대로 컨텐츠에 참가해 주었으면 하고. 초기 단계에서 클리어 한 분들의 대부분은 직업 전용 장비였기 때문에, 외형적으로도 파판다움이 느껴지는 8명이 모였을테니까요. 그렇다곤 해도 거기서 4~5주정도 지나면 개구리 머리&개구리 옷이 점점 늘어났다고 생각합니다만...

 

- 처음으로 제 캐릭터를 보고 전율했던 순간이어서, 굉장히 인상에 남아 있어요.

 

요) 다행이네요. 마지막에 에메트셀크와 대치하는 부분은, 말 그대로 '당신이 주역'이라는 분위기를 강하게 느끼게 하는 장면이었으니까요. 그 장면에서 등장하는 "결판을 내자, 에메트셀크"의 선택지는, 여기까지 플레이 해 온 분이라면 "스스로 이야기 할 수 있는 대사"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부분도 이번엔 잘 그려졌다고 생각합니다.

 

- '칠흑의 반역자'를 통해서, 플레이어가 이야기의 방관자가 아니라는 것에 확신을 가졌습니다. 자신이 주인공이자 "영웅"이라는 것을 강하게 의식 할 수 있었던 시나리오였다고 생각합니다.

 

요) '신생 에오르제아' 당시에는, 남겨져 있던 설정을 회수하면서 여러분에게 전해야만 하는 것이 많았기 때문에, 어쨌거나 "영웅"이라는 호칭을 많이 썼습니다. 그 호칭이 피크에 달했던 게 용시전쟁을 종결로 이끌었던 '창천의 이슈가르드' 쯤입니다.

다음의 '홍련의 해방자'에서는, 거기서 바뀌어서 호칭이 "해방자"로 변했습니다만, 그 깃발 아래에서 발버둥 치는 진짜 의미의 "해방자"는 빛의 전사라기보단 리세나 히엔 쪽이었습니다. "영웅"이라는 호칭을 일부러(과대로) 사용하는 것으로, (진짜 의미의 공헌도 보다도) 이름 쪽이 선행하는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있는 측면이 있습니다.

거기서 '칠흑의 반역자'에서 아무도 모르는 제 1세계에 가면 "자기 자신의 능력만이 이 세계를 구하는 유일한 희망"이라는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하지만, 세계를 원래의 세계로 되돌리려 하는 측에서 보면 "반역자". 현재의 인류를 지키려 하는 입장에서라면, 그걸 위협하는 고대인이야말로 "반역자"로 보입니다. "해방자"라는 단어가 갖는 무법자스러움과, 그야말로 내가 아니면 달성할 수 없다는 "영웅"이라는 이름을 잘 섞는 것으로, '칠흑의 반역자'에 이어졌다고 생각합니다.

 

- 혹시나 해서 여쭤보지만, "칠흑편"의 전체를 통해서, "혼을 계승하는 자"외에도 숨겨진 테마나 키워드가 있나요?

 

요) 지금까지도 여러곳에서 이야기 했습니다만, "새벽의 혈맹 멤버가 진짜 의미로 플레이어의 동료가 된다". 제가 스탭들에게 강력하게 부탁한 테마였습니다. 솔로플레이 요소, 세계로의 몰입감, 그리고 새벽을 진짜 동료로 한다, 이 세 가지 역할을 갖는 것이 페이스(트러스트) 시스템입니다. 이 테마도 잘 달성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