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러 가려다가 도저히 안되겠어서 이건 쓰고 자러 가야겠음...
아.... 신지.... 내가 선배가 넘 좋아서 살수가 없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시간은 하루하루 다가오고 있었다. 스스로에게 남겨진 시간이 얼마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되돌아 왔을 때, 아무것도 남기지 않고 가겠다던 결심을 흐트려 놓은 사람이 있었다. 공백기간 동안 합류해 탐색을 이끌어 나가고 있던, 아키가 얘기했던 '특이한 녀석'. 미츠루도 어지간히 강단있는 녀석이라고 생각했지만, 그 녀석은 미츠루 이상이었다.
본격적으로 팀에 합류한 다음부터, 어째서인지 일주일에 두세번은 녀석과 저녁을 함께 하는 것이 일과처럼 되어 버렸다. 먼저 손을 내민 것도 녀석이었고, 언제나 말을 걸어 오는 것도 그 쪽이었다. 같이 저녁을 먹고, 아키의 이야기를 하고, 야마기시의 엉망진창인 요리를 같이 정리하고. 매일같이 시끄러운 기숙사에서도 항상 다른 녀석들과 거리를 두고 있으려 할 때마다 그들 사이로 나를 이끌었던 것은 그 녀석이었다.
그래서 흔들렸다. 아무것도 남기고 가지 않겠다고. 미련이며, 그런 것도 남기지 않은 채, 그저 남은 시간을 아마다의 복수심 어린 시선을 받아내면서도 해야 할 일을 끝마치고 - 그리고 아마다가 원하는 것을 이루어 주고 가겠다고. 아키에게서 아마다가 합류했다는 얘길 들었을 때 이미 서 있던 결심이 흔들리기 시작했던 것은 그래서였는지도 몰랐다. 나와 함께 시간을 보내기에, 녀석의 시간은 너무도 아까웠다. 가까워 지면 가까워 질 수록, 내가 녀석에게 남기고 가는 것은 깊은 상처 뿐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 때마다 밀어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매번 손을 내미는 것을 뿌리칠 수가 없었다.
그리고 깨달았다. 조금이라도, 숨 쉴수 있는 그 시간동안만이라도, 녀석의 웃는 얼굴을 좀 더 봐 둬야겠다고. 어차피 남기고 갈 것이라면 상처보다는, 되돌아 보면서 행복했던 기억을 조금이라도 더 남겨줘야겠다고.
하루하루, 달은 차올랐다. 그리고 다음 만월이 오는 날을 보고는 생각했다.
이제, 곧 끝나겠구나, 라고.
의식이 희미해 져 가는 가운데, 멀리서 아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가물해 져 가는 시야에서 스트레거의 녀석이 사라지는 것이 보였다. 아마다를 눈으로 찾았다. 이 상황에 얼어붙어 있는 것과, 두번째 총상으로 피가 조금 튄 것 외에는 별 상처가 없어 보였다. 얕게 안도했다. 아키의 목소리에 이어 다른 녀석들의 목소리도 들려왔다. 타케바, 이오리, 야마기시, 미츠루. 그리고...
"선배!!!"
녀석이었다. 아아, 역시 그 때 밀어냈어야 했나. 달려와 내 옆에 주저앉는 녀석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 단 한 번도, 약해지는 모습 같은 건 보여준 적이 없었는데. 언제나 강했고, 꺾이지 않았고, 늘 밝았고... 그래서, 내 옆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까운 녀석이었는데. 손을 뻗고 싶었지만 몸이 움직여 주질 않았다. 조금 움직인 손 끝에는 진득하게 피가 엉겨 붙어 있었다.
"울지, 마..."
마지막까지, 네가 웃는 얼굴만을 기억하고 싶었는데. 달이 거의 다 차올랐던 그 날, 처음으로 닿았던 네 온기만을 기억하고 가고 싶었는데. 그러자고 다짐했는데.
흐려져 가는 의식 속에서 남은 것은 단 하나 뿐이었다.
이런 나라도 소원을 빌 수 있다면 - 살고 싶다, 고.
아틀라스 감사합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신지 커뮤 만렙 찍은 보람을 느끼고 도저히 감당이 안돼서 끄적하고 자러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