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일어나서 정말 아무 생각 없이 RSS 확인을 했더니.... 응?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농담인 줄 알았는데 농담이 아니네요. 믿기질 않아서 급히 포털 사이트를 열었는데 거기서도 마찬가지.
뒤통수라도 맞은 기분입니다. 진짜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비리 얘기가 나오고, 그게 걸려서 유서 남기고 자살이란 얘기가 나오고. 그냥 법의 심판에서 도피했다느니 어쩌느니 하는 얘기가 나오고, 비겁하다는 얘기도 나오고. 별별 얘기가 다 나오고 있는데, 사실 멍해요.
왜? 하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습니다. 왜 이 사람이 죽어야 하나?
잘했단 얘긴 결코 아니예요. 그건 아닌데, 역대 대통령들이 뇌물 한 번 받지 않고 정치 한 적 있었던가? 하는 정말 상투적인 의문이 먼저 머릿속에 떠올랐어요.
임기 내내 청렴함을 얘기하고 사실 그 임기 중에 받았으니 그렇지, 라고?
어느 대통령이 나 뇌물 먹고 있소이다, 라고 얘기하던가요? 뇌물 들어온 거 자긴 받은 적 없다, 그런 적 없다 빼고빼고 내 빼다가, 나중에 걸리고 증거 다 나오고 나서야 그렇습니다, 하던 거 아니었나요?
왜 똑같은 일을 했는데, 이 사람은 이렇게까지 가루가 되도록 까이고 털려야 했나요?
잘했단 얘긴 아닌데, 그냥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왜 똑같은 일을 했는데, 좀 더 스케일 크게 받아먹은 새끼들은 다 떳떳하게 두 눈 부릅뜨고 살아있는데, 왜 이 사람은 죽었어야 했을까. 왜, 자살이라는 수단을 택했어야 했을까.
그냥 기사 타이틀을 딱 보는 순간, 가슴 한 구석이 먹먹해졌습니다.
왜 그 사람은 죽는데 누군가는 살아있는가, 차라리 죽을거면 그 누군가가 죽었어야 했는데.
그 생각마저 들더군요. 착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