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조했습니다.
빌어먹을 시험님.^^
아직 레포트는 남았지만 큰 고비는 넘겼으니 조금 여유있게.
제 6막 Over the perfect (2)
케이가 와타루와 재회한 것은, 그로부터 딱 일주일 후였다.
시오도메(汐留)에 있는 TV 방송국의 사옥(社屋)이었다. 케이는 무대선전도 겸해 가, 단체 토크 방송에 출연하게 되었지만, 아르바이트 체험을 말하는 케이의 꾸밈없는 태도가 사회를 맡은 개그계열 탤런트에게 묘하게 마음에 든 모양이어서, 끈질기게 괴롭힘 당하고 지적당하며, 뭐가 어떻게 굴러가는지 모르게 녹화가 끝나 버렸다. 프로듀서는 좋아했던 모양이지만, 무대와는 다른 의미로 기진맥진 해 진 케이였다.
그런 그에게 와타루가 나타났다. 케이가 여기에 와 있다는 것을 알고, 일부러 기다렸던 듯 하다.
[시간 있어? 괜찮다면 잠깐 같이 가 주지 않을래?]
말하는 대로 따라가자, 와타루는 시오도메 역에서 「유리카모메(ゆりかもめ : 도쿄도 내의 철도중 하나)」를 탔다. 딱히 뭔가 얘기할 것도 없이 두사람이 문 앞에 서 있자, 밤의 도쿄만 너머로 거대 네온같은 관람차가 보였다. 저거 타 보고 싶지 않아? 라고 와타루가 말을 꺼내, 케이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남자 둘이서 관람차는 좀, 이라고 생각했지만, 예쁘장한 와타루와 함께라면 위화감이 없는 것이 신기하다.
빨간 캡슐 모양의 포트에 탄 이후에도, 와타루는 아무것도 말하려 하지 않았다. 도시적인 네온사인이 넘치는 지상을 바라보는 와타루의 옆모습을 바라보며, 케이가 입을 연 것은 관람차가 3분의 1 정도 올라갔을 때 쯤이었다.
[요전엔…. 미안, 좀 심하게 했어.]
와타루가 그제야 케이를 보았다. 지저동굴에서 미노우라를 덮치던 때의 연기의 얘기다.
[아니. 이쪽이야말로 미안. 얼굴에 자국 남긴건 좀 심했지. 넌 다음날도 본공연이 있었는데.]
[괜찮아. 화장으로 숨길 수 있었고.]
그보다 고마워, 라고 케이는 말했다.
[그 때 네가 도와주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지….]
아직 자신을 책하고 있는 것이겠지. 무거운 표정의 케이에게, 와타루의 말투는 상냥했다.
[그건 피차 일반이잖아. 마지막까지 연극을 끝내는 게 캐스트 진의 제일 중요한 임무고, 그건 연대책임이니까.]
[구루미야 군….]
[그보다 난 네게 사과해야 할 일이 있어.]
와타루가 갑자기 진지한 얼굴로 돌아와 자세를 바로했기 때문에, 덩달아 등을 꼿꼿이 편 케이였다.
[원래대로라면 당사자를 여기에 끌고와서 엎드려 사과하게 해야 할 일이지만…. 언젠가 반드시 그렇게 시키겠지만, 지금은 내가.]
[무슨 얘기?]
[오쓰사카 군과 네게 폐를 끼쳤어. 그 태풍이 오던 날 오쓰사카 군을 끌고 가서 네게 심한짓을 했던 녀석들… 그건.]
그건….
밝히는 데는 용기가 필요했지만, 와타루는 자신을 질타하며
[전부 내 친구들이야.]
에, 하고 중얼거리곤 케이는 할 말을 잃었다. 듣자마자는 무슨 얘길 하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친구라니…-- 그 시게루인가 하는 사람들이? 구루미야 군의, 친구]
[카시와(柏)에 있을 때 부터의 친구들이야. 정말이지 녀석들 생각없이 바보같은 짓을 저질러 버렸어. 정말이지 미안한 일을 해서. 진심으로, 미안해.]
와타루는 무릎이라도 꿇을 것 처럼 고개를 숙이고 있다. 케이는 어안이 벙벙해 져 있다.
[… 그럼, 그 때 녀석들이 말했던 건.]
고개를 숙인 채 와타루는 표정을 굳혔다. 어금니를 깨물고 있는 것은, 턱이 가늘게 떨리는 것을 참기위함이었다. 케이의 표정이 점점 험악해 져 간다.
[네가 시킨거야?]
[내가 눈치 챘더라면 머리를 후려쳐서라도 막았어. 여기까지 말했으니 절대로 믿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난 너와의 승부를 비겁한 방법으로 이기려는 생각따윈 요만큼도 하지 않아. 그런데 녀석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어. 널 협박해서 사퇴시키면, 내가 기뻐할거라고 생각이라도 했던 거겠지.그럴 리가 없는데.]
말끝이 떨리고 있다. 고개를 들지 않는 것은 케이의 얼굴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케이도 이렇게 절박한 와타루를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변명 해 봤자, 녀석들이 폭주한 가장 큰 원인은 나야. 그러니까 용서해 달라는 말 같은 건 못해. 뭐든 네 기분이 풀릴 때 까지 해. 녀석들이 네게 했던 것과 같은 일, 내게 해도 상관 없어. 그 때문에 널 기다린거야.]
케이는 가만히 지켜보고 있다. 이런 때, 배우라는 것은 성가시다. 진심으로 하는 사과도, 저 와타루라면 연기해 낼 수 있지 않을까 라는 것 때문이다. 진짜 성의인지 아닌지, 알아내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 믿어.
아래를 본 채 핫, 하고 와타루가 눈을 크게 떴다. 고개를 들자, 케이는 와타루의 상상과 반대로 차분한 표정을 하고 있다.
[친구들을 써서 협박이나 할 나쁜 녀석이, 무대에서 날 구해주거나 할 리 없어. 넌 그 때 연극을 끝내는 일도 가능했었다.]
[가즈라가와 군….]
[난 널 믿어.]
애당초 하루 한정의 대역에, 그 컴패니에 깊은 마음이 있던 것도 아닌 와타루가, 케이를 도와주기 위해 그렇게 필사적이었던 것은 단순히 배우의 의무감에서 뿐만이 아니다. 단 한 번의 케이와의 경연(競演)을 그런 형태로 막을 내리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그렇기 때문에라고, 케이는 알고 있었다.
[…기뻤어.]
차분히 중얼거리는 케이를 보고, 와타루는 망연해 져 있었다. 웬만해선 눈물 같은 것을 보이지 않는 와타루의 눈가가 희미하게 젖어있다. 케이는 갑자기 부끄러워 져서는 몸을 돌려 바깥을 보았다.
[대단해, 벌써 이렇게까지 올라왔네. 배가 보여.]
[괜찮아…? 가즈라가와 군. 정말로.]
[…. 나는 괜찮으니까 유타에게만, 녀석들 제대로 사과하게 해 줘. 정말로 무서운 경험을 했던 건 오쓰사카 군 쪽이니까.]
[가즈라가와 군.]
케이는 부두에 늘어선 붉은 철로 된 기린을 닮은 크레인을 바라보고, 그 바로 위를 떠가는 항공기의 램프를 눈으로 좇았다. -- 그 때 와타루가 마지막까지 연기를 멈추지 않았던 것은, 케이를 라이벌이라고 인정해 주었기 때문이라고 믿고 싶다. 마지막까지 연기로 경쟁할 정도의 가치가 있는 상대라고.
[멋진 야경이네.]
라고 와타루도 창 밖을 보았다. 맨 위까지 올라간 곤돌라에서 보는 밤의 도쿄만은, 360도 시야를 가리는 것이 없다. 멀리 끝없이 펼쳐진 엄청난 거리의 빛을, 케이와 와타루는 잠깐의 정적에 젖으며 언제까지고 바라보고 있었다.
정신없네영..-_-;
遮る의 발음을 까먹어서 난감했던 저.-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