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리아 영입한 김에 짧게 끄적.
문제의 발레리아는 잘 크고 있습니다. 얘 스탠인 이노켄티오가 문제긴 하죠................ 자캥 뇌옥 미션 보상템 그나마 100% 나오는 것도 아니고 나오는 순간 피튀기는 운(...)의 접전일듯한...
"파파."
"예, 세스."
오슈의 시몬을 오랜만에 만나고 온 막내의 표정이 썩 좋지 않았다. 루드비히는 읽던 책을 덮으며 손짓했다. 떨어져 있는 동안 하나뿐인 막내 딸은 많이 어른스러워 져 있었지만, 루드비히에게는 여전히 어린 아이일 뿐이었다. 세스티나는 조금 눈가를 찌푸렸다가 얌전히 아빠의 맞은 편에 앉았다.
"뭐 묻고 싶은 거라도 있나요?"
"... 이상한 얘기를 듣고 왔어요."
"이상한 이야기?"
"응. ... 파파 알고 있었어요? 왕가에는 쌍둥이가 태어나지 않는다는 거."
아아, 그 얘기인가. 루드비히의 입가에 물려있던 미소가 약해졌다.
"세스도 대공께 들은 적은 있지 않나요?"
"... 제대로 들은 기억은 없지만, 그 비슷한 얘긴."
"그래서, 시몬 공이 뭐라고 하던가요? - 누군가의 쌍둥이의 이야기라도?"
" - 가브리엘라."
루드비히의 입가에서 완전히 미소가 지워졌다. 그리고 한숨을 길게 내쉬고는 안경을 벗고 미간을 꾸욱 눌렀다. 가브리엘라 공주의 쌍둥이 여동생의 이야기는 본국 최상층의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물론 최상층부의 공공연한 비밀이란 건 극비와 종이 한장 차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적은 이야기였고, 루드비히 본인도 알고는 있었지만 흥미가 없었기 때문에 굳이 이야기 할 이유를 못느꼈던 것 중 하나였다. 그런데 왜 그 소식이 이제 와서 딸의 귀에 들어온 것일까. 그것도 공화파의 수장의 입을 통해서.
"그래서요?"
"확인을 부탁 받았어요. 장소는 자캥 내부에 있다는 숨겨진 감옥이라고."
신대륙에서도 공공연한 인체실험이 자행되던 정치범 수용소. 확실히 그곳이라면 가브리엘라 공주의 쌍둥이 여동생이 유폐되어 있다고 해도 들킬 일도 없을 뿐 더러 관리 감시를 하기에도 더없이 적합하겠지. 이야기를 들으며 루드비히는 곰곰히 생각에 잠겼다. '그' 시몬이 단순히 그녀의 존재 여부를 확인만 시킬 리는 없을 터였다. 만에 하나라도 그 존재가 확실하다면 본국과의 교섭에서의 카드로 쓰기 위해 그녀의 신병을 확보할 시도 역시 해 보겠지. 다만 공화파의 수장이 그런 카드를 직접 관리하기에는 리스크가 클 것이었다. 언제 목숨의 위협이 가해져도 위험하지 않은 상대가 마찬가지 처지의 상대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을리도 없을 것이었고, 그건 시몬 본인도 잘 알고 있겠지.
" - 그래서, 어쩔 생각인가요?"
"파파는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요?"
"위험할텐데요."
그 말에 세스티나는 가만히 웃었다. 그 정도 위험한 걸 감수하지 못할 정도는 아닌데, 라며 웃는 막내 딸을 보며 루드비히는 쓰게 웃었다. 자신은 있다는 거겠지. 그렇다면 충분한 '메리트'를 반대할 루드비히는 아니었다. 가브리엘라의 여동생, 이름은 '발레리아'라고 했던가. 그녀의 신병을 이 쪽에서 확보할 수 있다면 차후 왕당파 측의 불온한 움직임이 강화되었을 때 내놓을 카드로는 손색이 없었다. 공화파에서 왕족을 확보하고, 그 지지 또한 얻고 있다면 본국의 정치판이 한층 어지러워 지겠지만 루드비히가 신경 쓸 바는 아니었다. 그녀를 확보하고 있다는 것 만으로도 막내 딸의 안전 또한 확보될 테니까. 공화파는 완전히 그녀를 보호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일테고. 그것만으로도 신대륙은 물론이고, 공화파의 사상이 확산된 본국에서도 안전은 물론이고 더없이 확고한 그녀만의 기반을 가질 수 있게 될 것이었다. 반대의 여지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그 신변 확보 과정이 위험할 뿐.
"그럼 다녀오세요, 조심하고."
루드비히의 말에 세스티나는 빙긋 웃었다. 그리고 일어나 아빠의 뺨에 가볍게 입맞추며 입을 열었다. 그럼 다녀올게요, 파파. 그 속삭임에 루드비히는 마주 웃었다. 다녀오세요, 세스. 마치 본가에서 있었을 때 아카데미를 가는 딸을 배웅하듯, 루드비히는 그렇게 그녀를 배웅했다. 자캥으로 향하기 위해 저택을 나서는 당주가 낭랑하게 두 사람의 이름을 불렀다. 저택을 나서는 딸의 뒤를 그림자처럼 따르는 스카우트와, 오랜만에 당주에게 자신의 활약을 보일 기회를 얻었다는 듯 걸음이 가벼운 파이터를 보며 루드비히는 약하게 웃고는 덮어놓았던 책을 마저 펼쳐들어 읽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