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이쯤가면 아놔 나도 몰라 어찌되든 상관 없어'∀'!!!! 라는 느낌...-_-;;
PPT 몇 페이지 만들고 정신적으로 지쳐서 끄적.
왜 난 당신 곁에 있을 수 없는 것일까요. 이렇게나 중요하고도 중요한 때에.
벨벳룸 바깥의 시간은 1월 31일. 당신이 숨쉬고 있을 시간은, '멸망'이 그 칠흑빛 날개를 그 높다란 탑 위에 펼치려 할 때.
그 작은 몸에 오랜 시간동안 멸망의 인도자를 담고 살아왔던 당신은 이제 그 멸망과 맞서고 있을텐데, 왜 나는 여기에 있는 것일까요. 왜, 당신이 부르신다면 어디든 가겠다고 약속했건만 이렇게나 중요한 때에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것일까요.
이 감정이 집착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처음으로 맞은 손님. 특별하고도 소중한 존재. 따스하고 상냥하고, 밝았던 사람. 벨벳룸의 푸른 빛과는 대조적이던 사람. 멈추어 버린 시간 속에서 살아가던 제게 '의미'를 부여해 준 사람.
마지막으로 잡았던 손을 잊지 못합니다. 마지막으로 공유했던 시간도. 당신이 주었던 모든 것이, 제겐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습니다. 소중한 것들을 받았습니다. 영원히 멈추어 있으면서 동시에 영원히 멈추지 않을 벨벳룸에, 당신은 '시간'을 부여하였고 '멈춤'을 부여할 테니까. 이 공간에 있어서도, 그리고 이 공간 외에서는 의미를 갖지 않았던 제게 있어서도 당신은 특별하고도 특별한 존재였습니다.
그런 당신의 곁에, 저는 가장 중요한 때에 있어 드릴 수가 없습니다.
힘을 관장하는 자의 강함을 갖고 있으면서도, 결국 저는 당신을 넘어설 수가 없었습니다. 당신은 그만큼 강하지만, 저는 아직도 그 때를 잊지 못합니다. 10월 4일. 당신에게 있어 소중했던 이의 생명이 꺼져가던 그 만월이 지난 다음, 벨벳룸을 찾아왔던 당신의 표정을. 몹시도 지치고, 곧이라도 무너져 내릴 것만 같았던 약하디 약했던 모습을.
그렇기에 불안하고 두렵습니다. 정해져 있는 결말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그렇게도 약한 당신이 멸망이라는 힘 앞에서 느낄 고통을 짐작할 수 없음이. 아니, 그 고통이 앗아갈 무언가가.
저는 당신을 잃을 것입니다. 오늘이 지나고, 모든 것이 궤도로 돌아왔을 때. 당신이 그토록 원하고 소망했던 모든 것이 이루어 졌을 때, 계약은 비로소 그 막을 내릴 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저 역시 당신을 잃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두려움'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누군가를 마음속 깊이 담아둔다는 것도,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도. 그 감정들을 깨달았을 때 처음으로, 그 시간들이 사라지는 것이 두렵다고 생각했습니다. 당신과 함께 했던 시간이, 당신이 늘 찾아주던 이 곳이, 당신의 마음속 바다에 잠들어 있는 당신의 페르소나들이 사라지는 것이.
무엇보다도 당신이라는 사람이, 영원히 잠들어 버린다는 것이.
문이 열리고, 당신이 찾아오면,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당신에게 힘을 인도해 주는 것은 '손님'인 당신을 위한 저와 제 주인의 의무.
의무를 행해도, 행하지 않아도 정해진 결말이 같다면, 저는 어떻게 해야만 할까요.
당신의 잠시나마의 행복을 위해, 당신이 지금까지 해 왔던 모든 것들을 위해, 그리고 당신이 원하기에 아마도 저는 해야만 할 일을 행하겠지만, 그것이 어떤 소용이 있을까요.
나의 당신은, 그렇게 떠나 버릴텐데.
*
마가렛은 벨벳룸 밖으로 나온 남동생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오랫동안 보아 온 동생이었지만, 이렇게까지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은 처음이었다. 언제나 웃고 있었는데. 그것이 습관인 것 처럼.
"누님. - 모르겠습니다."
힘없이 내뱉은 목소리는 잠겨있었다.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데, 그래도 어떻게 해야 할 지."
누구를 이야기 하는지는 마가렛도 알고 있었다. 한 번은 시험해 본 적도 있었다. 그리고 그녀가 자신의 동생에게 갖는 의미를 생각해 본 적도 있었다. 하지만 마가렛이 아는 건 거기까지였다. 테오도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무엇을 느끼고 있는지, 피상적인 의미 이상으로 생각하기에는 마가렛 본인이 아는 지식도 아직 좁았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뭘 하고 싶나요, 테오는."
"... 할 수 있는 건, 없지 않습니까."
그것이 그들의 한계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어디까지나 그들은 '조력자'일 뿐. 개입해서는 안되는 존재일 뿐. 그럼에도 테오도어는 개입하고 싶어한다는 것도. 아마도, 벨벳룸의 주인 역시 그 사실을 알고 있겠지. 그렇기에 벨벳룸 밖으로 테오도어를 내보내고, 마가렛과 만나게 한 것이었겠지.
"떠나도 좋아요."
테오도어의 눈이 살짝 크게 뜨였다. 마가렛은 그 눈을 똑바로 마주보며 조금 웃었다.
"당신의 자리를 잠깐 맡아주는 것 정도는 어렵지 않을테니까. 대신, 반드시 찾아오도록 해요. 그 의미도, 그리고 테오가 그 손으로 잡고 싶었던 사람도."
자신과 같은 빛의 눈동자에 크게 파문이 일고 곧 물기가 고이는 것을, 마가렛은 그저 물끄러미 바라만 보고 있을 뿐이었다. 자신은 테오도어의 감정을 그저 이성으로밖에 이해할 수 없지만.
"테오."
"...예."
막 걸음을 돌리려는 테오도어를 불러 세운 마가렛이 약간 망설이다 입을 열었다.
"알 수 있을까요."
" - 언젠가는."
저도 알 거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으니까요. 테오도어는 약하게 웃고는 발걸음을 돌렸다.
+ P4 네타도 살짝 섞어봤음. 그래봤자 네타라고 할 것도 없지!!!!
+ 내가 아직 테오를 못 잡아 봐서&마가렛도 못잡아 봐서!! 정황은 잘 모르지만!!<<
+ 쉼표가 넘 많이 들어간 것 같아서 좀 뺐음....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