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햄코 이름을 넣을지도 모르겠으니까... 일단 혹시라도 넣게 되면 햄코 이름은 제가 쓰능 걸로...'ㅠ'...
벨벳룸으로 찾아와 '테오, 나가자.'라고 손을 내미는 그의 손님을 보며 테오도어는 조금 고개를 기울였다. 평소보다 조금 지쳐있는 기색. 생각해 보니 그녀가 지난 밤에도 타르타로스를 가기 전에 벨벳룸을 들렀던 것이 생각났다. 아마 어제도 오랫동안 타르타로스를 탐험하고 왔던 것이었겠지.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그녀를 보며 테오도어는 잠시 망설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처럼 신경써서 찾아준 그녀를 되돌려 보낼수는 없었다.
"테오?"
"아, 죄송합니다. - 그럼, 안내 부탁드리겠습니다."
*
나가나키 신사에서 신사 참배를 하고, 신사 옆에 있는 놀이터에서 어느정도 시간을 보냈을 때 즈음엔 해가 기울어 가고 있었다. 애당초 그녀가 방과 후에 찾아온 것이다 보니 늦을 수 밖엔 없었지만. 철봉 옆에서 말끄러미 테오도어가 하던 것을 지켜보고 있던 그의 손님은 근처 벤치에 앉아 가만가만 테오도어의 질문에 답해주다가 어느 순간 조용해졌다. 주변을 시야 안에 담아 두던 테오도어가 그 침묵에 멈칫하며 돌아보았을 때, 그녀는 벤치에 기댄 채 눈을 감고 있었다. 하루카 님? 테오도어가 가만히 그녀를 불러보았지만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조심스레 걸음을 옮겨 가까이 다가가서야 테오도어는 약하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얕은 숨소리가 규칙적으로 들려왔다. 테오도어는 저도 모르게 조금 웃고는 조심스레 그녀의 옆자리에 앉았다. 해가 져 갈 무렵이었지만 여름이 가까워 지고 있어서일까, 햇살은 여전히 따스했다.
고개가 불안하게 기울어졌다. 옆에서 가만히 잠들어 있는 그녀를 바라보던 테오도어는 그것이 못내 불안하여 손을 뻗어 가볍게 머리를 기울였다. 어깨에 가벼운 무게감이 내려앉았다. 이대로면 고개가 아프실지도. 잠깐 그렇게 생각한 테오도어는 어쩔까 약간 망설였다가 깨우지 않게끔 조심스럽게 그녀를 끌어당겼다. 생각보다도 훨씬 가벼운 몸은 테오도어가 생각했던 대로 힘없이 기울어졌다. 한 손으로는 어깨를 받치고, 다른 한 손으로는 목과 머리를 조심스레 받치며 테오도어는 그대로 그녀의 머리를 자신의 다리 위에 올려놓았다. 약한 무게감에도 입가가 자연스레 풀렸다. 망설이던 테오도어의 손이 그녀의 머리카락 위에 가볍게 얹어졌다. 얇은 장갑 너머로 느껴지는 머리카락의 느낌에 내뱉는 숨이 가늘게 떨렸다.
"으응..."
가볍게 뒤척이던 그녀가 곧 눈을 떴다. 붉은 기가 도는 눈동자에 노을빛이 비쳐들었다. 햇빛 때문에 눈이 따가웠던 것일까 싶어 테오도어는 손을 들어 그녀의 눈가를 가볍게 가려주었다. 언뜻 보이는 그녀의 눈동자가 두어번 깜박였다.
"... 테오? 미안, 나 잠들었었..."
"괜찮습니다."
그녀가 몸을 일으키려는 것을 저지하듯 가볍게 어깨에 손을 얹자 '테오?'하고 조금 당황한 목소리가 돌아왔다. 올려다 보는 눈동자가 빠르게 몇 번인가 깜박였다. 테오도어는 모르는 척, 어깨에 얹은 손을 내리며 그녀를 내려다 보았다. 그녀의 눈동자를 통해 보는 자신은 어째서인지 웃고 있었다.
"피곤해 보이셨으니까요. 안내를 부탁드려도 되는 건가 망설였습니다만."
계속 보고 있을수가 없어 시선을 돌리며, 테오도어는 그녀의 눈가 위에 자신의 손을 살며시 얹었다.
"조금 쉬시겠습니까? 잠시 후에 깨워드리겠습니다."
"... 응. 그럼 부탁할게."
약한 웃음기가 어린 목소리가 돌아왔다. 뺨에 닿는 햇살이 간지러웠다. 테오도어는 손 아래에서 느껴지는 약한 움직임에 새삼 그녀가 '살아있음'을 느끼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