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온은 참 무서운 게임이라는 생각이 드는게.
12시간 풀로 돌려도 지루하질 않아요............... ^_T 지치긴 하지만.
항해 시간이 딥따 길어서 12시간 해도 응? 뭐했지? 싶은 생각이 드는 마의 게임.
넵 12시간 돌렸다고... 그렇다고..
자러가기 전에 아테네 주점에서 찰칵.
그리고 오늘도 심심하니 자러 가기 전에 끄적.
카리브 해 입항 허가와 함께 칙명이 떨어졌다. 에스파니아가 패권을 쥐고 있는 카리브 해 너머 '인디아스'의 정찰. 알베로는 왕궁을 나서며 흘끔, 뒤따라 나오는 이를 바라보았다.
몇 달전까지는 옅게 붉은 기가 돌던 연갈색 머리카락은 보라색으로 바뀌어 있었다. 단정하게, 흘러내리지 않게 헤어네트로 머리카락을 틀어올린 탓에 선명하게 드러난 목덜미가 부서지는 햇살 아래 하얗게 빛났다.
포르투갈 국왕마저 인정한 항해자. 이제 고작 열 아홉을 맞았지만, 일찍 바다에 나간 만큼 노련하기로는 여느 항해자들 못지 않은 소녀. 상상이나 했을까, 일년 반 전 리스본의 포대에서 처음 만났던 그 때의 작은 소녀가 이렇게까지 클 줄은.
"무슨 생각을 그렇게 골몰히 해?"
귓가에 웃음 섞인 목소리가 닿아와서야, 겨우 알베로는 현실로 돌아왔다.
"인디아스 쪽은 인도보다 훨씬 위험할 거야. - 채비는 단단히 해 둬야지."
".... 응."
"이상하네, 오늘 왜 이렇게 기운이 없어?"
웃으면서 말하는 것도, 어쩌면 이제 얼마 남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알베로는 마른침을 삼키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마음은, 변하지 않았어?"
"응?"
깜박, 하고 푸른 눈이 두 어번 깜박였다가, 곧 희미하게 웃었다.
" - 여기서 할 말은 아니네, 그거."
".... 알고 있어. 하지만 이걸 알아 들을 수 있는건 아마 너와 나 둘 뿐일거잖아?"
"응. ... 대답, 꼭 듣고 싶어?"
목덜미로 몇 가닥 빠져나온 머리카락이 바람에 살랑이며 목덜미를 간질이는 것이 보였다. 그녀는 약간 미간을 좁히고는 손을 돌려 헤어네트를 풀었다. 시야 안에 보랏빛 머리카락이 퍼졌다가, 바람에 흩날렸다.
"변하지 않았어. - 다만, 아직은 때가 아니니까."
".... 무슨?"
"난 말이지, 하다가 중간에 손을 놓는 건 질색이야. - 그러니까."
입술 끝을 끌어올리며 웃는 그녀는, 흠 잡을 데 없는 제독의 표정이었다.
"네 일이 끝까지, 제대로 마무리 될 때까진 지켜봐 줄게. 이 땅에서."
그 대답에 기뻐해야 할지, 아니면 쓰게 웃어야 할 지, 알베로는 혼란스러운 채 웃었다. 당장 그녀가 포르투갈을 떠나 프랑스로 가진 않겠지. 하지만 언젠가는 - 자신의 혼란이 다 수습되고 난 다음엔, 은인이나 마찬가지인 그녀는 프랑스로 훌쩍 떠나버리겠지. 항해자가 다 그렇지 않던가, 바람처럼 붙잡을 수 없이 돌아다니듯, 어느 한 국가에 매여있지 않는.
알베로는 눈가를 좁혔다. 머리를 다시 단정하게 틀어올리고 앞서나가는 소녀의 뒷모습에 눈이 아렸다.